내년 강진군수 선거는 '조용한 선거'가 될 전망이다. 현재 상황에서는 강진원 현 군수의 현직 프리미엄과 인물론을 차단할 뾰족한 대안이 없다는 게 지역의 대체적인 여론이기 때문이다.

2012년 4월 보궐선거에서 당선되면서 군정을 이끌어온 지 2년여 남짓밖에 안돼 다른 선거구에 비해 입지자가 없는 편이기도 하다. '임기가 2년밖에 안된 군수에게 한 번 더 기회를 줘야 되는 것 아니냐'는 지역의 물밑 정서 영향이 크다. 이른바 군민들의 '자발적인 재신임' 분위기가 현재 강진군수 선거를 바라보는 대체적인 지역의 정서인 모양새다.

전남도 선관위가 조사한 내년 지방선거 혼탁지수 결과에서도 이런 정서는 뚜렷하다.

지난 5월1일부터 한 달간 내년 지방선거에 있어 금품ㆍ음식물 제공행위, 조직선거 행위, 사전선거운동 등의 유형지수를 평균값(백점 만점)으로 산출한 결과, 강진군수 선거는 혼탁지수가 아예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현재까지 치열한 접전구도가 없거나 과열양상 조짐이 발견되지 않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전남지역 타 시군의 혼탁지수 평균이 3.56점임을 고려하더라도 강진은 매우 낮은 수치다.

물론 본격적인 선거전이 시작되면 상황은 변할 수 있는 여지가 많다. 안철수 신당 창당이나, 기초단체장 공천제 폐지 등 아직까지는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변수가 많기 때문이다.

●젊음과 패기로 재선 도전…강진원

현 강진원 군수는 '재수'끝에 강진군수직에 올랐다. 행정고시 출신인 그는 지난 2010년 젊음과 패기, 경륜을 내세우며 10년 이상 남은 공무원 정년을 과감히 버린 채 군수직에 도전장을 내 밀었다. 하지만 그는 민주당 공천까지 받고도, 무소속으로 출마한 황주홍 현 국회의원에게 석패했다. 2년 뒤 황주홍 전 군수의 국회의원 선거 출마로 빈자리가 된 강진 군수에 재도전했고, 2년 전 '적'이었던 황주홍 전 군수의 지지를 받아 무난하게 강진군수 자리에 올랐다.

그의 최대 장점은 젊음과 풍부한 행정경험이다. 23년간 정부부처와 전남도에서 쌓은 행정경험으로 2년간 무난하게 군정을 이끌었다는 평을 받고 있다. 강 군수가 취임이후 내걸었던 '열린 마음, 큰 생각, 행복한 강진'으로 사람 중심의 행복한 강진 만들기가 군민들의 신뢰로 이어진 분위기다.

강 군수 재임기간 동안 행정 대ㆍ내외적으로 대형사건ㆍ사고하나 없었던 '조용하고 안정된 행정'도 한 몫을 톡톡히 하고 있다.

특히 강 군수는 '정부 보조율이 80~90%로 높고 군비 부담률이 상대적으로 낮은 공모사업은 반드시 따오겠다는 일념으로 오랜 공직경험과 풍부한 중앙부처의 인맥을 총 동원해 신제적인 전략'으로 정부 공모사업에 눈을 돌렸다. 그 결과 대규모 신규 국비사업에 대거 선정되는 등 공모사업 부문에서 38건에 235억원, 전체적으로 92건에 527억원의 국ㆍ도비를 확보하는 성과를 냈다. 지난해 공모사업의 3배, 전체적으로 15%가량 증가한 수치로, 강진 군정사상 최대 규모다.

강 군수는 "강진군의 재정자립도는 7.3%로 전국의 다른 시ㆍ군에 비해 매우 낮은 수준으로 군 자체 예산만으로 해결할 수 있는 현안사업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열악한 재정력을 극복하고 침체된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는 정부 예산 확보 없이는 불가능하다고 판단하고 현안사업 해결을 위해 군비 부담이 적은 공모사업 유치에 올인한 결과이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강 군수는 △탐진강-강진만 생태탐방로 조성 △전남교통연수원 완공 등 신 교통메카 조성 프로젝트 추진 △강진 미(美) 프로젝트 추진 △강진 한우 명품화 사업 △세계 모란공원 조성 △마량권역 해양레저 휴양도시 조성 등의 사업을 역점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런 성과를 바탕으로 강 군수는"지난 2년은 전 군수의 사업을 마무리하는 군정이었다면 앞으로 4년은 행복한 강진시대가 열릴 수 있는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는 군정을 펴고 싶다"며 군수 재선 도전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다.

홍성장 기자

■ 쟁점 및 변수

차봉근ㆍ황호용씨 등 출마 '고심중'

지역 민심
"사건ㆍ사고 無… 무난한 군정
짧은 2년… 한번 더 기회"

安신당 파괴력은
'내일' 실행위원에
강진 출신 없어 '관심'

강진군수 선거는 지금껏 바람잘날 없는 형국이었다. 민주당 공천 과정에서 잡음이 끊이질 않았고, 현직 군수가 선거법 위반으로 당선 무효가 된 적도 있다. 민주당 후보 경선 과정에서 불거진 잡음 탓에 무소속 후보가 당선되기도 했다. 또 열린우리당과 민주당 후보간 양자대결 구도로 펼쳐졌던 지난 2004년 재선거 과정에서는 양당 공천 탈락 후보들이 여론조사의 공정성을 문제 삼으며 경선 불복을 선언하기도 했다.

하지만 내년 강진군수 선거는 조금 다른 양상이 점쳐지고 있다. 현 강진원 군수가 재보선으로 당선된지 얼마 되지 않았고, 군정 수행 과정에서도 이렇다 할 사건ㆍ사고가 없이 무난한 군정을 펼쳤다는 평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아예 대항마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현재까지는 조용하기만 하다.

●강진원 군수 대항마 나올까

'잠재적 입지자'는 많다. 차봉근 전 전남도의회의장, 황호용 전 전남도의원, 재경강진읍향우회 김노진 회장 등이 강진군수 선거 출마를 고심 중이거나 출마의 뜻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지만, 조심스러운 행보를 보이고 있다. 군수 출마 선언으로 현 강진원 군수와 대립 관계를 가져가는 것이 유리한 지 등을 놓고 표면화를 꺼리고 있다는 게 지역의 일반적인 해석이다. 차봉근 전 전남도의원과 황호용 전 도의원 등은 지난 2010년 지방선거에서도 후보군에 이름이 오르내리기도 했던 인물들이다. 지난해 강진군수 보궐선거 민주당 경선에서 강 군수에 패한 서채원 전 광주시의회 부의장의 향후 정치 행보도 주목받고 있지만, 아직 지역에서 이렇다 할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강진원 현 군수가 지난해 4월 보궐선거로 당선돼, 채 2년이 지나지 않았다는 것도 입지자들이 조심스런 행보를 하고 있는 이유다. 지역의 한 인사는 "'군수가 된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한번은 더 지켜봐야 하는 것 아니냐'는 것이 지역 민심이고, 대체적으로 재보궐선거를 통해 당선된 단체장들 대부분이 다음 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한 것도 이런 지역의 특성 때문이다"고 지역 분위기를 전했다.

애초 군수 출마를 염두에 뒀던 곽영체 전남도의원이 군수선거가 아니라 도의원 재선 도전으로 방향을 튼 것도 이런 현실적인 이유에서다.

물론 선거일이 다가오고 본격적인 선거전이 시작되면 이들 '잠재적 입지자들'이 표면에 나설 가능성은 크다. 지금껏 강진군수 선거에서 '무투표 당선'된 사례는 없었고, 현재까지 유력 주자로 꼽히는 강진원 군수마저도 "누군가는 나올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어서다.

●안철수 신당 파괴력은

안철수 신당 창당이 강진군수 선거에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사 중 하나다.

현재 강진군은 안철수 신당 관련 인사들의 움직임이 그다지 활발하지 않은 곳 중 하나다. 안철수 신당에서 주요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되는 정책네트워크 내일의 실행위원 중 강진 출신이 한명도 없을 정도다.

그렇다고 안철수 신당에 참여할 인사가 없는 것은 아니다. 정책네트워크 내일 한 관계자는 "실행위원은 신당의 조직활동을 할 의지와 동력이 있는 인물들을 선정하는 것이지, 군수 후보를 선정하는 것은 아니다"면서 "강진 지역에 인물이 없는 것은 아니고, 다만 조직을 만들어가는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지역 특성상 속도가 다른 지역에 비해 조금 늦은 것일 뿐이지, 신당에 참여하거나 신당 창당을 도울 인물이 없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홍성장 기자 sjhong@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