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흥군수 선거는 3선 고지 점령에 나선 박병종 현 군수에게 2명의 후보들이 도전장을 내민 상황이다. 지난 선거 때 낙선의 고배를 마신 김학영 전 고흥경찰서장과 고흥의 변화를 외치며 새롭게 얼굴을 내미는 송귀근 전 광주시행정부시장이 도전자들이다.

"재임 기간 동안 '우주과학 교육체험 도시' 구축 등 굵직한 일들을 해냈고 마무리할 일들이 있는 만큼 3선 도전은 당연한 것 아니겠느냐"는 박 군수 측근들의 주장에 대해 도전자들은 "고흥의 침체가 가속화 되고 있다. 삼 세 번은 안 된다"며 3선 저지에 나서, 선거 분위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3선도전 박병종 군수

민주당에서는 박병종 군수의 출마가 확실시되고 있다. 박 군수는 재선 군수로 낙후된 고흥을 발전시키기 위해 무난히 군정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고흥에서 줄곧 나고 자란 지역 토박이인 박 군수는 제7대 전남도의원을 거쳐, 민선 4ㆍ5기 고흥군수로 출마해 당선됐다.

박 군수는 고흥 토박이로서 해박한 지역 현안, 주민들과의 융화와 소통, 추진력과 결단력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박 군수는 지난 7년동안 지역경제 활성화와 군민 복지 향상을 군정의 양대 축으로 삼고, 노력했다고 자평한다.

박 군수는 연초 나로호의 성공적인 발사와 함께 국립 고흥청소년우주체험센터, 우주과학관, 천문과학관, 우주발사전망대 건립 등 고흥을 우주과학 교육체험 도시로 자리매김하는데 힘을 쏟았다.

폐석산을 활용한 국내 최대 규모의 '거금에너지테마파크 조성사업'을 전액 민간 자본유치(680억원)를 통해 7년만에 마무리했으며 해조류로 바이오에탄올을 만드는 실증 플랜트를 완공시켰다.

민선 4기 들어 각종 규제 해제와 산업단지 조성 등 투자유치를 위한 기본적인 터를 닦아 7년동안 28개 기업을 유치했다.

지역 최대 현안으로 인구 감소와 전국 최고의 고령화율을 꼽은 박 군수는 △기업유치 △교육여건 개선 △노인 안전망 강화를 통해 해법을 모색한다는 입장이다.

박 군수는 96%의 분양률을 보이고 있는 고흥청정식품단지를 발판삼아, 도양일반산업단지, 특화농공단지, 산업형특화단지 등 기업입주를 위해 팔을 걷어 붙이고 교육환경 개선을 위해 교육발전기금 200억원 달성에 매진한다는 계획이다.

●와신상담 4년 김학영

김학영 전 고흥경찰서장은 7급 공무원으로 재무부 근무 중 입법고시에 합격했다. 국회에 근무하면서 행정고시에 도전, 합격해 전남도청과 경찰청 등에서 근무했다. 김 전 서장은 지난 2010년 고흥군수 선거에서 무소속 출마했지만 민주당의 벽을 넘지 못했다.

낙선 이후 김 전 서장은 고흥에 둥지를 틀고 지역 주민들의 여론을 수렴하고 지역의 발전 방향을 그려왔다.

김 전 서장은 "최고 노령화, 최저 재정자립도라는 타이틀이 고흥군의 현 주소다.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고흥군은 낙후지역으로 남을 수밖에 없다"며 "지난 4년 간 고흥군 현장에서 군민들과 함께 해왔다. 농ㆍ수ㆍ축산업과 관광산업의 발전을 꾀하는 것만이 고흥을 살리는 길이라는 것이 현장에서 찾은 답이다"고 말했다.

김 전 서장은 산업단지 보다는 고흥의 농수축산물 브랜드 가치를 획득하는데 주안점을 둬야 한다는 입장이다. 원가 절감된 농수축산물은 향우에게 유통시켜 판로를 확보하겠다는 복안도 내세웠다.

또 △팔영산, 여자만, 나로우주센터, 득량만, 소록도, 거금도까지의 '고흥반도 관광벨트' △벌교에서 녹동항으로, 소록대교를 지나 거금대교를 건너는 라이딩 순례 코스 개발을 통해 유동인구를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무소속인 김 전 서장은 현재 안철수 진영으로의 합류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방행정전문가 송귀근

송귀근 전 광주시행정부시장은 33년간 공직생활을 마감하고 최근 고흥에 거처를 정했다. 1995년부터 2년간 고흥부군수를 지냈으며 국가기록원장을 역임한 송 전 부시장은 현재 안철수 의원 측의 싱크탱크인 정책네트워크 내일 실행위원으로 활동하며 지역 표밭을 다지고 있다.

송 전 부시장은 중앙정부와 지방정부를 두루 거치며 지방행정 경험이 풍부한 '지방행정전문가'라는 점이 강점이다.

그는 '고공회'(중앙부처 고흥군출신 공무원 모임) 회장직을 수행하면서 각 중앙부처에 근무하고 있는 고흥출신 공무원들이 고흥군의 각종 현안사업과 국비예산 확보에 앞장서도록 네트워크를 구축해 활동했다.

송 전 부시장은 "중앙정부에서 과장, 국장, 원장으로 근무하면서 쌓은 넓은 인맥을 활용해 중앙정부와 관련된 각종 지역개발계획의 원활한 추진과 많은 국비확보로 지역발전에 기여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송 전 부시장은 △유자ㆍ석류ㆍ참다래를 이용한 웰빙식품 산업 육성 및 특화작목 중심의 고부가가치 친환경 농업 집중 육성 △고흥만 주변 관광지화, 나로우주센터ㆍ소록도 등과 연계되는 관광인프라 구축 △어촌의 생산소득 기반 시설투자를 확대하고 어족자원을 보호 관리를 고흥군의 미래전략으로 내세웠다.
김학영(61)
박병종(59)
송귀근(56)

낙후된 고흥 발전 이끌 인물 누구

■ 쟁점 및 변수

도양-고흥읍ㆍ남-북 표심
도양 응집력 높고, 고흥은 분산
남부 출신 당선에 북부 소외감

安風-고흥 향우회 영향력
'여수發' 안풍, 거금도 등 확산
향우회 중 규모ㆍ결집력 커

내년 고흥군수선거는 △3선 단체장에 대한 피로감 △박병종 군수의 국회의원 출마설 등 박 군수를 둘러싼 쟁점이 집중 부각될 전망이다. 여기에 남북으로 나뉜 지역정서, 고흥군 향우회 등 외부 영향력, 안철수 바람, 김승남 국회의원의 의중 등 변수가 많다.

박 군수는 강한 지역 장악력을 바탕으로 선두를 달리고 있다. 그는 "3선 반대는 반대측의 명분에 불과하다"며 사업의 연속성과 지역에 대한 애정을 바탕으로 3선에 도전, 군민들의 판단에 맡기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김학영ㆍ송귀근 입지자는 박 군수가 8년동안 군정을 이끌어오면서 군민들이 피로감을 느끼고 있다고 보고 있다. 박 군수가 고흥 토박이인데다 재선 단체장을 거치면서 지역 기반은 탄탄하지만 참신성과 역동성이 떨어진다는 틈새를 파고들고 있다. 상대 진영에서는 "낙후된 고흥을 위해 새로운 인물이 필요하다"며 비판의 날을 세우고 있다.

박 군수가 차기 총선에서 국회의원으로 출마할 수 있다는 관측도 박 군수에게는 부담이 되고 있다. 박 군수는 "단체장 퇴직 후 지역 현안이 잘 조정되고 타협될 수 있도록 조언하는 자문 역할을 할 것"이라며 국회의원 출마설을 일축했지만 고흥정가에서는 끊임없이 흘러나오고 있다.

지역구 국회의원인 김승남 의원이 잠재적 경쟁상대인 박 군수에게 힘을 실어줄지 의문이 제기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다만 초선으로 아직 지역 기반이 단단하지 않은 김 의원과 지역 토박이인 박 군수가 윈윈하는 상황에서 김 의원이 박 군수를 외면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도양읍(1만1600명)ㆍ고흥읍(1만2700명), 북부와 남부로 나뉜 유권자들의 표심이 어떻게 응집될지도 관전 포인트다.

섬 지역으로 이뤄진 도양읍은 역대 선거 때마다 박 군수에게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왔다. 표심 응집력이 높고 투표율이 높은 지역이다. 반면 고흥읍은 몰표가 아닌 각 후보들에게 비슷한 비율로 표를 나눠주는 분산 성향을 보이고 있다.

생활권역이 고흥읍 중심인 남부지역과 순천ㆍ광주로 생활권역을 삼는 동강~과역 중심의 북부지역 유권자들의 선택도 지켜봐야 한다. 특히 김승남 의원, 박병종 군수, 박금래 현 군의장, 장성민 전 의원 등 대대로 정치인들이 남부에서 주로 배출되면서 북부지역민들이 상대적인 소외감을 느끼고 있는 상황이다.

민주당의 박 군수와 안철수 신당간 양자 대결구도가 예상되면서 고흥에서 안철수 바람이 얼마나 불 수 있을지도 변수다. 안철수 의원의 처가가 여수인데 여수 시민의 30%가 고흥 출신으로 분석된다. 게다가 거금도를 중심으로 고흥주민들이 여수를 생활권역으로 삼으면서 상대적으로 여수의 영향을 많이 받아 안풍(安風)의 개연성을 가지고 있다.

김학영 전 서장이 안철수 진영에 합류할 경우 김ㆍ송 양 입지자 중 누가 안철수의 등을 업고 후보로 나설지가 관심거리다.

이외에도 고흥군 향우회의 영향력도 변수로 떠오른다. 고흥향우회는 지역 여러 향우회 가운데서도 가장 큰 규모와 결집력을 자랑한다.

김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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