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형배

광주 광산은 주민 평균 연령이 33.8세로 전국에서 가장 젊은 도시다.

도농복합도시이지만 유권자 표심은 도농분리라고 할 정도로 극명하게 나뉜다. 수완ㆍ신가ㆍ신창ㆍ첨단의 신도시가 급부상하면서 송정권역을 중심으로 전해 내려온 '구청장=광산구 출신'이라는 도식이 희미해지고 있다. 지난 2010년 6ㆍ2지방선거를 앞두고 별다른 연고 없이 '청와대 비서관'이라는 스펙으로 민주당내 쟁쟁한 예비후보들을 누르고 공천권을 따냈던 민형배 청장 사례가 변화하는 광산구 선거흐름의 대표적 현상이라 할 수 있다.

내년 6ㆍ4지방선거를 앞두고 젊고 진보적 성향을 가진 유권자들의 표심은 어디로 향할까. 안철수 의원 세력이 광주 5개 자치구 가운데 광산구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는 이유도 젊은 표심을 기대해서다. 4년 전 선택받았던 민형배 청장일지, 새정치를 표방하며 표심을 자극하는 안 의원 측일지 요동하는 광산구는 민주당대 안철수의 '한판 빅매치'가 예고되고 있다.

2010 지방선거에서 10명의 입지자들이 난립하면서 '자고나면 후보가 늘어난다'는 우스갯소리를 만들었던 민주당 입지전은 조용하기만 하다. 민형배 청장이 현역 프리미엄을 바탕으로 재출마를 공언, 가장 강력한 후보다.

이에 맞서 송병태 전 광산구청장, 송경종 광주시의회 부의장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안철수 의원 측에서 민 청장의 아성을 무너뜨릴 주인공으로 누가 급부상할 지 주목된다. 민형배 청장의 대항마를 표방한 서종진 전 광산부구청장, 유재신 전 시의원이 일찌감치 안 의원 측에 둥지를 틀고 지역 표밭을 다지고 있다. 김옥봉 실행위원도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여기에 정선수 광주시공무원교육원장이 "광산구청장에 도전하겠다"며 최근 명예퇴직을 택했다. 정 원장은 아직 정치 향방을 결정하지는 못했으나 안 의원 세력에 합류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민형배 대항마 찾기 힘든 민주 '조용'

현재로서는 민주당내에서 민형배 청장의 안정적인 입지를 뒤흔들만한 인물은 없다. 민주당의 주자가 결정된 것은 아니지만 상황 변화가 크게 있지 않는 한 민형배 청장의 재도전으로 굳어진 상태라는 것이 중론이다.

참여정부 청와대 비서관 출신인 민형배 청장은 2010년 지방선거에 뒤늦게 뛰어들었음에도 7대1의 경쟁률을 뚫고 민주당 광산구청장 경선에서 승리하며 공천권을 거머쥐었다. 본선에서는 관선과 민선을 합쳐 3번의 광산구청장을 역임한 국민참여당 송병태 후보를 누르고 광산구청장에 당선되며 이변의 주인공으로 기록됐다.

해남 출신의 민 청장은 언론사 기자와 시민단체인 참여자치21 대표를 역임했으며 참여정부 청와대 사회조정비서관으로 노무현 전 대통령을 보좌, 친노인사로 분류된다.

민 청장은 교수ㆍ시민활동ㆍ언론인ㆍ국정운영 등 다양한 경험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재임시절 5개 자치구 가운데 가장 적극적으로 시민 참여와 소통 분위기를 만들었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그는 "주민 생활이 편리하도록 도로를 개설하고 유용한 시설을 유치 설립하겠다"며 "사람과의 관계를 평화롭게 하고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문제에 적극 나서, 주민이 주도하는 자치 공동체가 구체적 성과를 맺도록 뒷받침하겠다"고 재선 도전의 포부를 밝혔다.

다만 민 청장은 신도시를 중심으로 한 30~40대 젊은 유권자들의 지지를 받으면서 상대적으로 지역 소외를 토로하는 송정권역 주민들의 표심을 이끌어내야 하는 부분이 과제로 남는다.

송병태 전 구청장은 "광산을 일류 교육도시ㆍ노인이 행복한 광산으로 만들겠다"며 출마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송 전 구청장은 △광산장학재단 설립 △교육청과 연계해 고교 기숙사 건립 △송정권역 24시간 열린도서관 건립 등 교육정책의 우선적 추진으로 광산을 강남에 버금가는 일류교육도시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노인복지에도 남다른 열정을 쏟겠다는 입장이다. 빛고을노인타운 같은 복지타운 건립, 노인 일자리 제공 기업체에 인센티브 등으로 노인 천국 광산을 만들겠다는 복안이다.

송 전 구청장은 40년의 행정경험과 연륜을 내세워 바닥 민심을 훑고 있다. 송정권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하지만 고령으로 인한 '올드보이' 이미지와 잦은 당적 변경과 구청장 재임 시절의 인사비리 연루 의혹 등이 약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송경종 부의장은 2006년부터 구의원과 시의원을 거쳐 오면서 광산구의 재정과 인사, 행정 과제에 대해 폭넓은 이해를 쌓은 것이 강점이다.

인구16만으로 광주에서 가장 큰 지역구를 기반으로 하고 있으며, 의정활동을 통해 KTX정차역 송정역 단일화, 군공항 이전활동, 광산구를 관통하는 도시철도 2호선 건립, U대회수영장 광산건립, 하남산단 악취 저감 등 지역 현안에 적극적으로 대처해왔다.

다만 송 의원의 경우 내년 선거에 올인하는 모양새보다 차차기를 염두에 둔 시험무대로 활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변화 찾는 표심을 잡아라…안철수 '떠들썩'

광산구는 안철수 쪽으로 향하는 입지자들의 열기가 어느 자치구보다 뜨겁다.

정책네트워크 내일의 실행위원으로 선정된 서종진 전 광산부구청장은 일찌감치 '광산미래포럼'을 발족, 외연확대에 나서고 있다.

내무부 감사관을 비롯해 행안부 재난안전분야에서 일했으며 광산부구청장과 광주시교통건설국장을 역임, 중앙과 지역을 아우르는 폭넓은 인적네트워크가 강점이다.

이공계 출신의 기술직 공무원인 서 전 부구청장은 행안부에서 근무할 당시 광주ㆍ전남 기술직의 대부로 불리며 공무원 사회의 신망을 받아왔다.

서 전 부구청장은 △규제완화 및 지원 통한 중소기업친화형 생산도시로 도약 △인재육성에 집중하는 교육인프라 구축과 경쟁력 갖춘 명품교육도시 구현 △자동차 100만대 생산도시 건설 역점 추진 △공항과 평동 포사격장 이전에 대비한 중장기 지역개발전략 구축 △유아부터 100세까지 건강한 복지와 시민안전도시 건설을 광산구의 미래전략으로 내놓았다.

서 전 부구청장은 광산 동곡 출신으로 송병태 전 구청장, 정선수 원장과 지지기반이 겹쳐 외연 확대가 요구되고 있다.

유재신 전 시의원은 2010년 지방선거에서 민 청장에게 민주당 경선에서 패한 설욕에 나선다. 당시 유력 주자였던 유 전 의원은 민주당 광산구청장 후보 선출을 위한 국민참여경선 선거인단대회에서 193표(48.1%)를 얻어 208표(51.9%)를 획득한 민 청장에게 근소한 표차로 분루를 삼켜야 했다. 유 전 의원은 지난 3년간 성실한 지역구 관리와 안철수 상승세에 힘입어 리턴매치의 승리를 자신하고 있다.

제 4ㆍ5대 광주시의원을 역임한 유 전 의원은 조선대 약학대학 출신으로 현재 광주시약사회장과 정책네트워크 내일의 실행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광산구에서 30년동안 약국을 운영해온 유 전 의원은 병원이 많지 않던 시절, 찾아오는 지역 주민들을 업고 병원까지 뛰면서 지역민들의 신망을 얻었다. 유 전 의원은 "8년간의 시의원, 12년간의 광산구 약사회장, 광주시약사회장은 지역민의 선택이었다. 지역민은 가장 든든한 조직"이라며 "약을 파는 약사가 아닌 마음을 치료하는 약사, 지역 주민의 아픔을 씻겨주는 사람이 되기 위해 정치에 입문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찾아가는 복지 △행정이 안내하고 서비스하는 민원체계 구축 △도농, 산단과 주거전용, 신구도시의 특성에 맞는 발전 △교육혁신도시를 지역발전 전략으로 내세우고 있다.

정책네트워크내일 김옥봉 실행위원은 광주시사회복지국장과 시감사관을 역임했다. 그는 행정 경험과 기존 정치에 물들지 않은 신인이라는 점을 내세우며 표밭갈이에 나서고 있다. 서민생활 안정을 위한 다양한 일자리 창출과 현장형 복지 행정 추진ㆍ도시근교 친환경농업 육성 등을 약속했다.

정선수 시공무원교육원장은 복지건강국장, 경제산업국장, 광산구 부구청장을 역임한 행정전문가다. 정 원장은 미집행 도시계획으로 인해 재산권 제약이 되는 그린벨트 지역 조정 및 규제 완화ㆍ사회적일자리 확대 및 중견기업 유치ㆍ소상인 보호와 취약계층 지원시책 확대 등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김주현 기자 kimjh@jnilbo.com

가나다순

본인강점

	김옥봉(63)	민형배(52)	서종진(60)	송경종(44)	송병태(75)	유재신(54)	정선수(59)
정당	안철수 신당(가칭)	민주	안철수 신당(가칭)	민주	민주	안철수 신당(가칭)	무소속
학력	ㆍ 광주고ㆍ 전남대 행정대학원 석사	ㆍ 목포고ㆍ 전남대 사회학 박사	ㆍ 조대부고ㆍ 조선대 건축공학과	ㆍ 인성고ㆍ 전남대 행정학 석사	ㆍ 조대부고ㆍ 전남대 행정학 석사	ㆍ 조선대 약학대학원 박사	ㆍ 살레시오고ㆍ 호남대 행정대학원 석사
현직	정책네트워크 내일 실행위원	광산구청장	정책네트워크 내일 실행위원	광주시의회 부의장	21세기 주민자치참여연대 수석대표	광주약사회 회장	광주시 공무원교육원장
경력	광주시사회복지국장ㆍ(사)건강사랑봉사단이사장	전남대 연구교수, 노무현 대통령 비서관ㆍ행정관	광산구 부구청장ㆍ소방방재청 방재관리국장	제5대 광산구의원ㆍ제19대 이용섭국회의원 선대본부장	민선2ㆍ3기 광산구청장, 관선 광산구청장	제4ㆍ5대 광주시의원	광산구 부구청장ㆍ광주시 경제산업국장
지역 공헌	자원봉사 활동 및 시민사회 활동	군공항 및 평동 포사격장 이전 단초 마련ㆍ송정역 복합환승센터 지정	광주광역시 도시철도 2호선 저심도공법 확정ㆍ광산구 지식재산도시 조성	U대회수영장 광산건립확정ㆍ수완 다목적운동장 건설확정	운남동 노인복지회관 건립	도시철도 2호선 광산구 통과	광산업육성ㆍ광주디자인센터건립과 디자인비엔날레창설기획
입지의 변	풍요로운 광산, 살기좋은 광산	더불어 평화로운 자치공동체	정의와 평화가 흐르는 광산ㆍ젊음과 활력 넘치는 광산	행복수도 으뜸 광산 건설	일류교육도시ㆍ노인 복지 혁신 광산	찾아가는 복지, 주민이 행복한 광산 건설	구민과 함께하는 새로운 광산 건설
입지의 변	행정실무 경험과 기존 정치에 물들지 않은 신인	시대 상황에 반응하는 민감성ㆍ국정 경험	중앙과 지역에 인적네트워크를 갖춘 행정전문가	당 내외 조직력ㆍ시구의회를 두루 거친 의정 경험	3번의 구청장 경험	주민의 편에 서는 행정	복지와 경제업무 등 행정전문가ㆍ중앙과 지역 인맥

'튀는 광산구정' 평가 … 신도시 표심 누가
■ 쟁점 및 변수
입력시간 : 2013. 11.18. 00:00

복잡한 정치 지형
도시-농촌 생활권역 뚜렷
중산층ㆍ진보 영향력 강해

이용섭, 광주시장 출마?
李, 국회의원직 포기땐
민 청장 의원 선회 가능성

광주 광산구청장 선거는 튀는 행정으로 주목 받아온 민형배 청장에 대한 평가와 수완ㆍ첨단 등 신도시 표밭을 누가 장악하느냐에 따라 승부가 나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광산정가에서 흘러나오는 '현직 청장 없는 지방선거'가 될 경우 대혼전 양상을 띨 것이란 전망이다.

●참신한 행정 vs 소외론

민 청장은 전국 최초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단행했고, 투게더광산을 통해서 복지와 나눔을 실천하며, 공익활동지원센터를 통해서 주민이 자치를 실현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등 다른 자치구와 다른 행정을 선보이며 주목받았다.

하지만 더불어락을 비롯한 협동조합, 광산학당, 투게더광산 사업을 하면서 바르게살기협의회ㆍ새마을 등 기존 단체들이 소외감을 느낀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민 청장이 수완지구 신도시를 중심으로 불법 건축행위에 강력 대응한 것을 두고 상대 진영에서는 '반 서민적'이라며 공격하고 있다.

민 청장은 "상인들의 부담을 최소화하는 방법을 찾아가고 있다. 도시 가치를 올리는 것이 상인과 주민 모두 함께 사는 길이다"고 강조했다. 반면 상대 진영에서는 "행정은 규제보다 대안을 찾아주는 역할"이라며 "속도조절을 못한 정책으로 상인들이 고통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복잡한 신도시 표심

복잡한 정치 지형을 가진 광산의 민심을 누가 선점하느냐도 중요하다. 광주 모든 자치구가 도농복합지역이지만 도시와 농촌의 생활권역이 확연하게 구분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광산은 농촌과 도시의 경계가 뚜렷하다. 농촌동의 경우 보수적 표심에 바람을 타지 않는 특성을 가진다. 신도시는 농촌지역에 비해 결집도가 떨어지지만 최대의 표밭으로 불리며 수완ㆍ첨단을 점령하는 인물이 당선된다는 공식이 기정사실처럼 자리 잡았다. 역대 선거에서는 송정권역을 중심으로 한 주민들이 적은 수에도 불구하고 정치 여론을 주도해왔지만, 신도시에 인구 유입이 급증하면서 이러한 현상은 많이 사라졌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도시의 특성도 간단치는 않다. 수완지구의 경우 중산층이 많이 거주하는 반면, 첨단ㆍ신가ㆍ신창은 이른바 80~90년대 민주화 세례를 받은 486세대가 밀집해있다는 분석이다. 이러한 현상은 구의원 중 5명이 통합진보당 소속일 정도로 타 자치구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진보정당 지지세가 증명하고 있다.

'안정'을 원하는 중산층의 성향, 학생운동 경험자들이 추구하는 진보적 성향을 두루 만족시킬 수 있는 공약과 이미지를 갖는 인물이 당선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중론이다.

안 의원 측은 안철수라는 새로운 정치 브랜드와 변화를 바라는 젊은 유권자들의 민심이 잘 결합하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보고 있다. 문제는 민주당과 안 의원 측의 대표 주자들이 갖는 뒤바뀐 이미지다.

민 청장의 경우 청와대 비서관이라는 스펙과 참신한 이미지로만 본다면 안철수 새정치와 가까운 인물이라는 평가다.

반면 안 의원 측의 대표 주자인 서종진 위원은 관료 출신, 유재신 위원은 민주당 출신 정치인으로 오히려 민주당과 어울리는 이미지라는 시각이다.

결국 민 청장과의 선거전에서 승리를 장담하기 어렵다면 안 의원 측이 당내 경선이 아닌 민 청장과 가장 차별화된 인물을 전략공천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청장 없는 무주공산 선거?

하지만 광산구청장 선거의 쟁점과 구도를 뒤엎을만한 최대 변수가 지역정가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현직 청장이 출마하지 않는 지방선거'다. 벌써부터 7명의 입지자들이 출마를 준비하는 것 또한 변수를 의식한 행보라는 관측이다.

민 청장의 불출마는 이용섭 국회의원의 행보에 달렸다.

현재 광주시장 출마를 저울질하는 이 의원은 주변으로부터 "국회의원을 사퇴하는 배수진을 쳐야 한다"는 강권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의원 역시, 2010년 광주시장 민주당경선에서 국회의원을 사퇴하지 않은 것이 패인 중 하나로 보고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 의원이 국회의원직을 사퇴하면 광산을 지역구는 공석으로 남는다. 이 자리는 내년 7월 재보궐 선거에서 채워지는데 민 청장이 구청장선거에 나서지 않고 곧바로 국회의원직을 준비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민 청장은 광산구 국회의원에 도전했지만 당내경선에서 후보로 뽑히지 못하면서 좌절한 경험이 있다. 민 청장은 "지금 상황에서는 가능성이 별로 없다"고 말했지만 사실상 가능성을 열어둔 발언으로 해석된다.

민 청장이 불출마할 경우 민주당내 경선은 물론 안철수 진영에서도 대혼전이 벌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김주현 기자 kimjh@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