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여소 13곳 이용실적 ‘전무’…670대 중 379만 대여 가능
지난해 교통분담률 2.32%…5년전보다 0.13% 되레 뒷걸음
동호회 “양적 공급정책에서 이용 활성화 정책으로 바꿔야”
市 “용역 토대로 세부 정책 수립…추경 통해 사업비 확보”

[광주=톡톡뉴스]진태호 기자=광주시의 자전거 정책이 양적인 시설 공급위주에서 질적인 이용활성화 정책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특히, 광주시가 올해 추진할 ‘자전거 타기 좋은 도시 만들기’ 성공 여부에 따라 자전거 교통 분담률 제고 등 이용 활성화를 기대할 수 있는 만큼 중요한 프로젝트로 손꼽히고 있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다.

이를 뒷받침할 실질적인 정책 과제가 수립되지 않는 데다 제시된 계획도 충분한 예산을 확보하지 못해 실현 가능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11일 광주시에 따르면 시는 2015년 시정방향에서 제시한 ‘안전한 푸른도시 조성’ 일환으로 ‘자전거 타기 좋은 도시 만들기’를 추진하고 있다.

광주시는 이를 위해 ‘2009년 자전거 이용 활성화에 관한 법률’에 따라 ‘광주시 자전거 이용활성화 계획용역’을 실시했다.

용역보고서는 광주시 자전거 정책의 문제점과 기존 정책 변경을 통한 자전거 이용 활성화 계획 수립 목표 및 추진방향 등을 내용으로 하고 있다.

보고서 ‘공유자전거 배치 및 대여 현황’에 따르면 광주에는 68개 자전거 대여소 가운데 13곳은 2014년 대여실적이 한건도 없어 약 57대의 자전거가 방치됐고 심지어 보유중인 총 670대 중 대여 가능한 자전거는 379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2014년 광주시의 자전거 교통 분담률이 2.32%로 ‘자전거 이용 활성화에 관한 법률’에 따라 자전거 정책을 본격적으로 시행한 2009년 2.45%에 비해 저조한 것으로 나타나 기존 정책에 대한 대대적인 재검토 필요성 또한 대두되고 있다.

광주시는 올해 용역 결과를 토대로 2019년까지 ‘자전거 타기 좋은 도시 만들기’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올해 공공자전거 확대 운영 등에 관련예산 총 7억원이 계획됐다.

하지만 올해 예산안에 대한 광주시의회 심의 과정에서 ‘공공자전거 대여소’ 관련 2억 원이 삭감돼 이같은 계획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자전거 타기 좋은 도시 만들기’라고 해봤자 사실상 기존 자전거 도로를 조금 늘리거나 정비하는 게 전부인 셈이다.

광주에 있는 자전거 도로는 279개 구간 총 683km 규모로, 이중 539km 약 70% 이상이 ‘겸용 도로’이고, 자전거 전용도로는 131km에 불과하다. 도로에 마련된 ‘자전거 전용차로’는 12km로 15km였던 2009년보다 3km가 줄었다.

노면불량, 도로부족과 더불어 자전거 이용자들의 불만으로 지적되는 자전거 도로간 연계성 부족, 겸용도로 이용시 보행자와의 갈등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광주시의 정책은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이와 별도로 ‘자전거 이용 활성화’ 정책도 추진되고 있지만, 무상 수리 등 기존에 진행된 사업을 지속하는 것에 불과해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된 실정이다.

이렇다보니 ‘자전거 타기 좋은 도시 만들기’ 성공을 전제로 한 ‘자전거 교통 분담률’을 끌어올리기에는 역부족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광주시 자전거단체 한 사무국장은 “광주시 자전거 정책은 기존 양적 공급위주의 정책을 보완하면서 이용 시설정비와 안전교육 그리고 시민의식 전환에 대한 이용활성화 방안에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며 “이를 위해 레저 중심 자전거 이용 문화를 출·퇴근, 통학 등 생활형 교통수단으로 전환될 수 있도록 안전성 확보와 광역 자전거 인프라 구축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광주시 관계자는 “현재 ‘자전거타기 좋은 도시 만들기’ 정책 세부 내용은 수립되지 않은 상태로 용역보고서를 토대로 이용활성화 방안을 강구하겠다”며 “올해 삭감된 예산 등은 추경을 통해 확보할 계획에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