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카드정보유출, 선거까지..할 말 많은 '설'

작성 : 2014년 01월 29일(수) 15:16 가+가-

정부를 향한 불만은 카드정보 대량유출에서 더 심각하다. 설을 앞두고 선물 등을 구입하기위해 지갑을 열려던 소비자들의 심리는 위축됐다. 개인정보를 유출시킨 KB국민·NH농협·롯데카드사에는 현재까지 모두 312만9000건의 재발급 요청이 있었고, 67만7000여명의 고객이 아예 카드사와의 거래를 끝내고 탈회했다.

언제 어디서 도용당해 피해를 입을지 모른다는 ‘불안’ 때문이다. 대량 유출됐다는 사실이 알려진 지 20여일이 지났지만 ‘불안’과 ‘불만’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금융당국은 전화영업 금지 등 각종 대책을 쏟아내지만, 하루가 멀다하고 2차 피해나 카드 해지 시 신용등급 강등, 포인트 소멸 등의 소문이 끊이지 않는다.

시민단체와 민주당 등 야당은 경제·금융수장 경질을 강력히 요구하며 압박하는 양상이다.

민주당은 '국가 재난 사태'로 규정하고 국정조사와 내각 개편을 주장하고 나섰다.

정치는 설 밥상머리에 빠질 수 없는 주제다. 특히 올해는 6·4 지방선거가 예정돼 있어 한층 논쟁이 벌어질 소지가 크다. 하지만 정치에 대한 ‘불만’과 ‘불투명’이 밥상머리 대화를 지배할 전망이다. 여야는 지난 대선 때 기초공천제 폐지를 약속했지만 손바닥 뒤집듯 뒤집었다.

또 지난 1년 동안 국가기관의 대선개입 국정조사 등에 대해 여야는 속시원하게 합의하는 모습을 국민들에게 단 한 번도 보여준 게 없다. 여기에 안철수 신당 창당 소식은 지역 유권자들에게 불투명한 선택을 강요하고 있다. 민주당과 '안철수 신당'은 경쟁적으로 호남지역민에게 구애하고 있지만 누구를 지지해야 할지 아리송하기만 하다. 선택과 그 결과를 예측하기에 너무나 불투명한 셈이다.

시민 김철영(광주북구?46) 씨는 “사실 나는 AI나 카드정보 유출과는 아무런 관계도 없지만 우울한 소식들이 방송을 통해 나올 때마다 설을 앞두고서인지 몰라도 왠지 모를 불안감과 답답함이 더 크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세한대 이효근 교수는 “부정적인 소식은 긍정적인 소식보다 더 빠르게 전파되는 속성이 있다”며 “특히 설을 맞아 그동안 누적된 정부와 정치권에 대한 불만이 AI 확산보다 더 빠르고 강하게 확산돼 민심이 극도로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