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준영 전남도지사의 3선 연임 불가 규정에 묶여 불출마 하자 지역 국회의원을 중심으로 선거전이 가시화되고 있는 가운데 정가의 핫-이슈로 급부상하고 있다.

선거가 가까워질수록 후보자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 가운데 ‘무주공산’인 전남지사를 기정사실화한 인물은 현재 2명이다.

지난 지방선거에 이어 올 초부터 본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는 민주당 이낙연·주승용 국회의원이다.

이 밖에 안철수 신당 후보로 출마 가능성이 높은 인물은 이석형 전 함평군수가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이효석 전 국회의원도 출마 가능성을 열어 놓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톡톡뉴스은 지역민들의 알권리 일환으로 전남도지사 후보와 인터뷰를 통해 전남지역의 발전을 위한 정책 등을 들어봤다.

이번호는 전남도지사 후보 그 첫 번째로 이낙연 의원을 초대했다.

/편집자 주

-광주전남지역에서 최다선(4선) 의원이신데, 그동안 의정활동을 하면서 전남지역의 발전을 위해 기여했던 의정활동을 꼽는다면?

요즈음 정부의 잘못된 세금 정책으로 많은 국민들께서 걱정하고 계십니다. 세금을 더 걷으려면 부자들에게 걷어야지, 서민들에게 더 걷는 것은 잘못입니다. 그런 생각으로 2012년 말 국회에서 농협, 수협, 축협, 산림조합, 신협, 새마을금고 등 서민금융기관 이용자에 대한 비과세 및 세금감면의 혜택을 3년 더 연장하도록 제가 주도적으로 도왔습니다. 그에 따라 이들 서민금융기관의 3,000만 원 이하 예금 이자와 조합원 출자배당, 조합원 융자서류 인지세는 3년간 비과세되고, 조합의 법인세 감경은 2년간 유지하게 됐습니다. 이 일로 저는 농협중앙회, 수협중앙회, 새마을금고중앙회 등으로부터 감사패를 받았습니다.

둘째, 제가 국회예산결산특별위원으로 활동하던 2000년, 지방도였던 서남해안 일주도로를 국도로 승격시켜 국비지원을 이끌어냈습니다. 서남해안 일주도로는 인천에서 서해안과 남해안을 돌아 부산까지 이어지는 L자형 도로입니다. 그것이 그때까지 지방도였습니다. 그래서 재정이 취약한 전남 구간 793km의 도로는 제대로 정비되지 못했습니다. 저는 2000년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당시 건설교통부(현 국토교통부) 장관에게 이 도로를 국도로 승격시키라고 요구해 관철했습니다. 그래서 이 도로가 2001년 8월 77번 국도로 승격됐고, 국비가 투입되기 시작했습니다. 그 후 2013년까지 총 6,630억 원의 국비가 국도 77호선의 보수와 확포장에 투입됐고, 앞으로도 7천억 원 이상의 국비가 지원되는 것으로 확정돼 있습니다.

셋째, 2008년부터 2010년까지 국회 농림수산식품위원장으로 일하면서 농축수산업을 성심껏 도왔습니다. 농어가 부채 부담의 일부 완화, 비료값 상승에 따른 농가부담 완화, 조사료 기반 확충을 위한 경관보전직불제 신설, 농어업 재해보험 확대, 사료구매자금 이자경감, 섬 농축수산물 해상운송비 지원 등 한 일이 적지 않습니다만, 일일이 말씀드리지 않겠습니다.

넷째, 2005년 제가 대표발의한 발전소주변지역지원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통과돼 영광과 전남이 원전으로부터 세금을 받게 됐습니다. 그에 따라 2006년부터 원전 발전량 kw당 0.5원씩의 자원시설세를 받아 영광과 전남이 쓰고 있습니다. 2006년부터 2013년까지 영광을 포함한 전남이 1,996억 원을 받았습니다.

- 전남도지사 출마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 의원이 생각하는 전남의 발전방향을 밝혀 주신다면?

모든 지방이 비슷하지만, 특히 전남은 더 많은 어려움에 처해 있습니다. 경제력이 약해지면서, 우수인력이 빠져 나가고, 전체 인구도 줄어드는 등 복합적인 위기상황에 놓여있습니다. 최근 한국은행 자료를 보면, 호남의 가계부채가 2007년 말 29조 3천억원에서 올해 5월 44조 8천억원으로 52.9%나 증가했습니다. 전국 평균 증가율 39.1%를 크게 웃도는 전국 최악의 증가율입니다.

그러나 전남이 가지고 있는 잠재력 또한 만만치 않습니다. 전남이 가진 잠재역량을 어떻게 발현하고 키워나갈 것인가, 여기에 전남의 미래가 달려 있습니다. 그렇게 전남의 잠재역량을 감안해 구상중인 성장동력은 다음의 다섯 가지입니다.

첫째는 식량산업입니다. 21세기 인류가 부딪치고 있는 위기가 많습니다만, 그 첫 번째가 바로 식량위기입니다. 최근의 유엔보고서는 현재 기아상태에 놓인 인류가 7명 중 한 명이지만, 10년 후에는 5명 중 한 명이 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식량사정이 급속히 악화될 것이라는 얘기입니다. 전남은 넓은 농토와 광활한 바다, 긴 해안선을 가지고 있습니다. 전남이 농축수산업만 가지고 살 수는 없지만, 농축수산업을 토대로 하는 식량산업에 승부를 걸어볼 만합니다.

둘째는 해양산업입니다. 바다는 수산업의 보고일 뿐만 아니라, 관광 물류 에너지 바이오 플랜트 등 다양한 분야에서 무한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 바다를 전남이 매우 넓게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를 활용한 다양한 산업을 발전시킬 수 있을 것입니다. 특히 부가가치가 커서 선진국들이 독점하고 있는 해양플랜트 분야에 대해서는 전략적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조선산업의 중심인 목포를 포함한 서남권이 앞장설 수 있는 분야입니다.

셋째는 항공우주산업입니다. 우리나라 항공우주산업은 아직 초기단계입니다. 그래도 대한민국의 위성 발사장으로는 고흥의 나로우주센터가 유일합니다. 발사체 조립 등을 위한 부품산업을 전남에서 키워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장기적으로는 경남에 있는 항공기 조립업체들을 나로우주센터와 가까운 곳으로 유치하는 방안도 생각해볼만 합니다.

넷째는 생물의약산업입니다. 이미 화순에는 바이오메디컬 클러스터가 조성되기 시작했습니다. 그것을 키워서 생물의약산업 기지로 만들고 싶습니다. 우리나라가 줄기세포연구에서 꽤 앞서가다가 주춤하고 있지만, 반드시 한국이 다시 뛰어들어 앞서가야 합니다. 그를 통해 고령화 시대, 건강지향의 시대를 전남이 주도할 태세를 갖춰야 합니다.

다섯째는 문화관광입니다. 전남은 인문학적인 자산을 충분히 가지고 있고, 아직 개발되지 않은 관광자원도 무수히 많습니다. 이것을 묶어서 문화관광자원화하면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을 전남으로 끌어들일 수 있을 것입니다. 아름다운 해안선과 섬, 갯벌을 가진 서남권도 좋은 자원입니다.

이 구상이 최종적인 것은 아닙니다. 이를 중심으로 더욱 다듬어 최종구상을 내놓겠습니다.

- 전남 서남권 발전 구상과 주요현안은 무엇인가?

전남 서남권은 발전 잠재력이 큰 지역입니다. 잠재력이 크다는 말은 그 역량이 아직 충분히 발휘되지 못하고 있다는 뜻도 됩니다.

풍부한 해양수산자원은 서남권이 가지고 있는 귀중한 자산입니다. 전남은 우리나라 바다면적의 37%(2만6,000㎢), 섬의 65%(2,219개), 해안선의 46%(6,475㎞) 갯벌의 42%(1,037㎢)를 가지고 있습니다. 수산물 생산량 또한 2012년 112만9,000톤으로 전국 생산량의 43%를 차지했습니다. 이러한 여건을 어떻게 살려 나가느냐에 전남의 미래가 달려있습니다. 전문가들은 2050년 세계 인구가 100억 명을 넘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이미 시작된 식량부족 및 에너지 문제 해결의 열쇠가 바다와 해양수산 산업에 있습니다. 넉넉한 해양수산자원을 가진 서남권이 잘 할 수 있는 분야입니다.

서남권은 한반도 해양의 관문이자 중국 상해권과 가까운 거리에 있고 리아스식 해안과 다도해 등 천혜의 관광자원을 가지고 있습니다. 대중국 교류와 해양관광의 거점으로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이 큽니다. 서남권이 다도해 해양관광 중심거점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중국인, 일본인 관광객을 많이 오도록 하는 것이 관건입니다. 이를 위해 중국, 일본 관광객을 대상으로 하는 국제관광레저도시를 조성하고, 목포항, 완도항, 진도항, 흑산도 등에 크루즈 전용부두를 건설하는 것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곧 건설이 시작될 흑산도 소형공항도 잘 활용해 관광객들이 찾아오고 싶은 곳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서남권은 우리나라 최고의 신재생에너지 자원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풍력 발전단지와 해양에너지 생산기반, 국내 최대의 태양광발전시설 등으로 서남권은 신재생에너지 생산의 중심지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청정한 자연환경에 어울리는 신재생에너지 산업도 서남권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수 있습니다.

이 외에도 F1경주장을 활용한 자동차산업, 자연자원을 활용한 첨단 세라믹 산업 등은 지역 경제의 새로운 활력소가 될 것입니다. 지역발전 거점을 조성하기 위해 국제공항이 있는 무안에 항공부품소재 및 정비 단지를 들여와 무안을 공항과 항공산업의 중심으로 만드는 방안도 구상중입니다.

서남권의 발전을 위해서는 중앙정부의 협조가 필수적입니다. 무안국제공항 활성화를 위해 호남고속철도의 무안공항 연계는 시급한 과제입니다. 향후 급증할 환황해권 물류와 교역 등으로 발생할 교통수요에 대처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합니다.

올해로 세 번째 도전하는 서남권 경제자유구역 지정 역시 꼭 이뤄져야 합니다.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되면 각종 규제가 완화되고 조세감면 등의 혜택이 주어집니다. 전남도는 2007년과 2012년 두 번 서남권 경제자유구역 지정승인 신청서를 냈으나 무산됐습니다. 정부는 인프라가 부족하고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이 이미 지정된 만큼 1도 1경제자유구역 원칙에 위배된다는 이유를 들어 지정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흑산도공항 개발(2017년)이 진행되고 있고, 호남선 KTX(2017년)와 신안군 압해도～ 암태도 구간의 새천년대교(2018년) 완공이 다가오는 등 서남권의 접근성과 인프라가 개선되고 있습니다. 1도 1경제자유구역 원칙도 법제화된 원칙은 아닙니다. 준비를 잘 한다면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광주～완도 고속도로는 국토의 균형발전 차원에서 반드시 건설돼야 합니다. 정부는 경제성이 낮다는 이유로 추진을 망설이고 있지만 경제성이 낮아도 균형발전 차원에서 추진된 도로건설 사례는 많습니다. 서울～문산, 동해～삼척, 거제～통영, 포항～영덕, 양평～이천 간 도로 등이 그것입니다.

- 전남도민 여러분께 한 말씀

저는 동아일보 기자로 21년을 일하며 여러 문제를 공부하고 글로 발표했습니다. 그 중에서 3년 2개월을 일본 특파원으로 활동하며 선진국을 연구했습니다. 그 후로는 14년째 국회의원으로 일하며 국정의 여러 분야를 경험했고 중앙의 많은 지도자들을 만났습니다. 특히 2008년부터 2010년까지는 농림수산식품위원장으로 일하면서 농축수산업을 거의 전문가 수준으로 공부했습니다. 2004년부터 2008년까지는 건설교통 분야에서 도로, 철도 등 사회간접자본(SOC)을 배웠습니다. 2010년부터 2012년까지는 보건복지 분야에서 일하며 노인, 여성, 장애인, 저소득층 등의 복지를 연구했습니다. 2012년부터는 기획재정위원회에서 일하며 정부예산을 체계적으로 공부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얻은 식견과 경험과 인맥을 온전히 전남에 쓰고 싶습니다.

요즘 저는 전남의 구석구석을 다니면서 각 지역이 어떤 꿈과 고민을 가지고 있는지, 고민의 해결책은 무엇인지를 공부하고 있습니다.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과 전남 발전전략을 입체적으로 다듬고 있습니다. 늦지 않은 시기에 전남발전구상을 도민 여러분께 제시하려 합니다.

제가 전남의 모든 분들을 찾아뵙지는 못할 것입니다. 전남의 미래에 도움이 될 만한 고견이 있으시면 언제라도 저에게 가르쳐 주십시오. 제 연락처는 010-8934-3371입니다. 불가피한 경우가 아니면 언제든지 전화를 열어 놓고 고견을 기다리겠습니다.

/정리=고경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