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7년 아시아 최초로 지정된 국내 슬로시티(Slow City) 4곳에 대한 국제슬로시티연맹의 재인증 심사에서 전남 장흥군이 탈락하고 신안군이 보류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슬로시티본부 등에 따르면 국제슬로시티연맹은 지난해 12월 말부터 아시아 최초 슬로시티인 전남 담양 창평, 장흥 유치·장평, 완도 청산도, 신안 증도 등 4곳을 대상으로 재인증 심사를 벌였다.

한국슬로시티본부는 지난해 12월부터 각 지자체로부터 관련 자료를 받아 번역을 거쳐 이탈리아에 있는 국제슬로시티연맹에 보냈으며 지난 5월 9일께 최종 심사통지서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심사에서 국제슬로시티연맹은 장흥군의 관련 사업이 슬로시티와의 연관성을 증명할 수 있는 정황증거가 부족하고, 슬로시티 업무를 별도 부서가 아닌 문화관광과가 담당하고 있으며, 슬로시티협의회의 별도 예산이 편성되지 않는 점 등을 재인증을 거부한 사유로 든 것으로 알려졌다.

신안 증도는 슬로시티 지정 2년여 만인 2010년 3월 증도대교가 개통되면서 섬으로서의 상징성과 정체성을 잃은 데다 외지인의 방문이 폭발적으로 늘면서 애초 지정 취지가 무색해진 점을 들어 1년간 재인증을 유보한 뒤 올해 말 재심사를 받도록 했다.

이에 따라 신안군이 그동안 벌여온 '슬로시티 마케팅'과 관광객 유치 등에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게 됐다.

한편 국제슬로시티연맹의 재인증 심사는 전 세계 25개국 150여개 슬로시티 가운데 지정된 지 5년이 된 곳을 대상으로 1년에 2차례씩 이뤄지며 국내 12개 슬로시티 중에서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심사에서 국제슬로시티연맹은 각국 슬로시티 전문가 40∼50명으로 국제조정위원회를 구성, 해당 슬로시티에서 올린 성과 자료 등을 토대로 지역환경·자연조건, 생태, 음식문화, 삶의 질, 주민 반응, 지역 특산물 등 크게 6개 분야, 71개 항목에 걸쳐 심사를 벌였다.

/신안=서재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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