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오전 9시 무안군 무안읍에 위치한 무안군선거관리위원회 앞.
민주통합당 무안군수 보궐선거 경선 현장투표소에 주민들이 투표하기 위해 100m 이상 길게 줄이 만들어졌다. 이를 지켜보던 경선에 참여한 한 후보 측 관계자는 “저 사람들을 돈으로 계산하면 얼마나 될까”라며 혼잣말을 했다. 민주통합당이 국민참여와 정치개혁, 새로운 인물 발굴 이라는 취지로 내세운 ‘국민경선’이 ‘돈 경선’ ‘조직 경선’이라는 비난에 휩싸이고 있다. 공천기준을 스스로 부정하는 경선후보자 선정과 조급하고 허술한 준비과정, 새로운 인물들의 진입을 막는 한계까지 문제투성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 실정법 위반ㆍ부동산 투기의혹ㆍ탈당 전력도 묵인 민주통합당은 경선후보자 선정을 위한 서류심사와 면접을 거쳤다. 박만호, 나상옥, 김철주, 양승일 후보 등 무안군수 예비후보 4명이 경선후보자 등록신청을 했지만, 양승일 예비후보만 컷오프됐다. 탈당전력과 최종적으로 무죄를 받긴 했지만 정치헌금이 문제가 됐다. 반면, 김철주 예비후보는 2011년 1월부터 12월까지 장만채 교육감 비서실장직을 맡은 1년 동안 월 5만원씩의 직책당비를 냈다. 이는 정당법 위반으로 각각 1년 이하의 징역이나 100만 원 이하의 벌금형 또는 정치자금법위반으로 5년 이하의 징역이나 1천만 원의 이하의 벌금형에 해당한다. 또한 중앙당 예비후보 면접시 김 후보의 부동산 투기 여부를 질문할 정도로 재산형성 과정에 대한 의혹까지 있었다. 하지만, 김 후보는 경선후보자 명단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실정법 위반 사실이 있고, 탈당과 복당 전력, 부동산투기 의혹 등에도 불구하고 경선후보자로 선정된 것. ◆ 돈의 힘만 확인한 ‘돈 경선’ 출발부터 삐걱거린 국민경선은 애초 취지와 달리 ‘돈’과 ‘조직’없이는 공정한 경쟁자체가 힘들 수 밖에 없었다. 선거인단 모집과정부터가 그랬다. 무안군 지역사회에는 “어느 후보가 얼마를 썼다” “모 후보는 선거인 1명 모집에 얼마를 줬다”는 식의 소문이 파다했다. 현장 투표 당일에도 특정 후보 측에서 제공한 차량들이 선거인단을 실어나르는 모습은 이미 익숙해진 모습처럼 비춰졌다. 심지어 동원된 차량 안에서 “선거인단에게 1인당 몇 만원씩 지급했다”는 소문도 무성했다. 실제 현장투표소 인근의 A카센터, B골프연습장 주차장에는 특정 후보측이 동원한 것으로 보이는 차량들이 끊임없이 선거인단을 실어나르는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다. ◆ 유권자 무시한 ‘동원경선’ 무안군의 경우 60대 이상 유권자가 1/3이 넘는다. 고령층이 많은 무안군의 경우 모바일 투표는 ‘그림의 떡’과도 같다. 또한 단 한곳 밖에 설치되지 않은 현장투표소도 문제다. 도시와 달리 대중교통이 원활하지 않은 농촌지역에서 고령자들이 읍에 설치된 현장투표소까지 나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이 역시 돈을 풀어 차량으로 선거인단을 동원해야만 현장투표가 가능하다는 결론이 나온다. 이렇듯 자발적인 참여보다는 돈과 조직을 앞세운 후보 측에 의해 동원된 선거인단이 과연 유권자의 뜻을 대변할 것인가 하는 점도 의문스럽다. 특히, 막대한 돈으로 조직을 만들어 선거인단을 많이 매수, 동원하는 후보가 유리할 수 밖에 없다는 점에서 ‘돈 경선’ ‘조직경선’이라는 비난이 나온다. 결과적으로 국민경선이 돈과 조직 놀음으로 전락하면서 민주통합당이 공언한 깨끗하고 참신한 새로운 인물의 등장은 말 뿐인 헛구호에 불과하게 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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