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 지역 대학들의 등록금 인하 결정이 이어지고 있다. 서울시립대학교 반값등록금 현실화 이후 등록금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면서 많은 지역 대학이 등록금 인하흐름에 참여하고 있는 것. 하지만, 교육원가에 견줘보면 인하폭이 미흡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또한 2012년부터 등록금을 포함한 학비감면 실적이 정부의 대학 평가에 반영되는 것에 대비한 생색내기용 인하라는 지적도 이어진다. 광주전남에서는 처음으로 조선이공대가 올해 등록금을 4.1% 인하하기로 결정했다. 뒤를 이어 전남대학교는 지난 11일 교수, 학생, 기성회 등 대학구성원 대표와 외부 인사 등이 참여한 재정위원회를 열고 올 등록금을 전년 대비 5% 내리기로 했다. 계열별로 재학생을 기준으로 했을 때 인문사회계열 174만6000원, 자연계열 207만7000원, 공학계열 224만7000원, 예능계열 231만3000원이다. 동강대학교는 지난 13일 평균 5.02% 인하방침을 결정했으며 목포해양대학교도 심의위원회를 열고 2012년도 등록금을 5% 인하키로 지난 16일 결정했다. 목포해양대학교가 등록금 원가를 고려해 계열별로 차등없이 5% 인하하면서 학생 1명당 연간 21만원의 부담이 줄어든다. 이밖에 동신대와 호남대, 광주대도 정부가 제시한 등록금 인하폭인 5% 안팎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




◆ 교육원가 대비 인하율 너무 낮아 대학들의 등록금 인하방침은 긍정적이긴 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아직 미흡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학 등록금 원가가 연 454만7400원 정도라는 분석이 나왔다. 이는 지난해 159개 사립대의 평균 등록금(768만9000원)의 60% 수준이다. 한국사학진흥재단은 4년제 일반대의 단위 교육원가(3학점)를 계산한 결과 평균 58만3000원으로 분석됐다고 지난 11일 밝혔다. 단위 교육원가는 11개 학부(학생 8026명), 27개 전공(전임교수 251명)이 있는 대학이 3학점짜리 강의 1개를 운영할 때 소요되는 비용이다. 교육원가를 학부별로 살펴보면 화학생물공학부가 118만5000원으로 가장 높았다. 이어 ▲공학부 83만9000∼90만8000원 ▲사회과학부 73만4000원 ▲경영학부 62만원 등의 순이었다. 인문학부는 50만원으로 가장 낮았다. 이를 등록금에 대입하면 사립대 등록금 원가는 학생 1인당 454만7400원 수준인 것으로 추산된다. 국회에 제출한 교육과학기술부의 자료와 대학교육연구소의 분석 결과에 따르면, 등록금 인상 실태는 뻥튀기 예산 편성과 기만적인 예산 집행이 원인이라는 분석이 나온바 있다. 국립대 18곳과 수도권 주요 사립대 26곳(2010년 현재)은 국고 지원금과 학생 등록금이 포함된 기성회비로 골프장과 골프연습장 건설비로 각각 115억 원과 1500억 원을 쏟아 부었다. 또한 관행적 수법으로 뻥튀기 예산을 편성해서 대학 적립금이 무려 3조5천3백억 원에 달하고 감사원은 최근 대학등록금이 13% 정도 ‘뻥튀기’됐다는 감사결과를 내놨다.

여기에 학생들의 등록금 부담 해소에 대해 대학들이 미온적인 대응으로 일관했다는 점도 문제다. 그동안 대학들은 등록금 문제 해결을 위한 각종 대안들, 즉 반값 등록금, 등록금 인하와 등록금 상한제, 혹은 후불제 주장 등에 대해 적극 반대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결국 사학들이 의지만 있다면 얼마든지 등록금을 인하할 수 있는 여력이 있다는 결정적 근거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