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1인미디어인 광주전남지역 블로거들이 블로그에 포스팅한 글입니다. 뉴스전남은 광주전남 블로그 네트워크를 통해 생생한 현장감이 있고 개성이 묻어나는 블로거들의 글을 싣고 있습니다. 뉴스전남 블로그 네트워크 신청서 작성 http://goo.gl/zrk1W /문의 work@newsjn.com
1. 3만석 조감도의 진실
광주시가 아리까리하게 발표를 해서 오해의 소지가 있는데 3만석 증축문제에 대한 분명한 사실관계는 이렇다. 첫째, 광주시와 현대건설간 턴키계약은 딱 2만2천석까지다. 둘째, 3만석으로 증축여부는 관중수 증가등을 고려해서 결정된다. 세째, 증축이 결정되더라도 컨셉과 설계는 어차피 새로해야 한다. 그러므로, 아래의 3만석 조감도는 "앞으로 증축을 하게 된다면 요딴 식으루 하는게 어떻겠심?"하고 현대건설에서 제시한 ,구속력이라곤 전혀없는 그저 하나의 방안일 뿐이라는 얘기다.
3만석으로 증축시의 조감도및 정면도
그리고 또 한가지 사실, 아래그림에 노란색으로 칠해놓은 부분, 즉 내야석 2층앞에 튀어나온부분(테라스석)도 미래 증축대상으로 이번에 시공하는 22,000석 계획에는 포함이 안된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테라스석 바로밑은 스카이박스의 야외석부분이다.

아래사진은 문학의 스카이존의 모습인데, 광주구장 22,000석에는 이 지붕이 없다는 얘기다. 비싼돈내고 들어간 스카이석 실내에서는 야구장이 잘 안보여서 실외로 나와야 하는데 제기랄..머리위가 허전하다. 비 오는날엔 어떻게 함? 비싼손님들이라고 구단서 우산이라도 나눠주나?


물론 나중에 야구장 확장할때 지붕부위(테라스석이 들어갈자리)를 덧대어 시공하는게 안되는건 아니지만 문제는 시즌후 추운 겨울에 공사를 해야하고, 2층 내야석과 일체형 구조가 안되다 보니 중간중간에 내력벽을 세워야 하므로 공사비가 많이 들어간다는 점이다. 당연히 캔틸레버(cantilever)모양으로 한번에 시공하는 것이 여러면에서 당연한 거였다. 근데 왜 이렇게 설계를 했을까? 갑자기 다이어스트레이트의 노래한곡이 생각난다. 머니포낫씽(Money for nothing)..

2. 신축구장의 아쉬운 지붕. 이번에 공개된 조감도가 기대했던것 보다 밋밋하단 느낌이 드는 이유중 하나가 좁은 지붕때문일거다. 솔직히 좀 싼티나보인다. 건설사측 얘기론 관중석의 4분의1이상이 비를 안맞는다고 설명한다. 미심쩍어서 도면을 확인해보니 조감도는 많이 과장된거였다. 비를 피할수 있는 좌석이라봐야 관중석 맨위 여덟줄정도다. 그나마 바람이라도 불면 두세줄 정도만 빼고, 야구장 전체좌석이 비를 맞게 생겼다.

여러분들의 이해를 돕기위해 색칠좀 해드렸다. 저딴 지붕으로 전체 관중석 4분의1을 덮을수 있다구?
따라서 광주신축구장 상단에 살짝 걸쳐있는 지붕 비슷한거의 역할이란 비를 막아주는것보다 조명탑을 고정하고 장내방송용 스피커를 달아매다는 용도라고 해도 틀린말이 아니다. 그리고 최근에 지어지는 경기장들은 관중석의 절반이상을 덮는 지붕은 기본이다. 혹시 건설사측에서 이렇게 얘기할지도 모르겠다. "트집만 잡지말구 돈만 많이 줘바바. 우리덜두 일케 하고 싶어 했겠어?" 라고.. 이 말을 반박해본다. 아래에 보이는건 아주 최근에 우리나라 어느곳에 지어진 경기장이다. 어딜까?


2010년 6월에 완성된 진주종합운동장이다. 인구 35만의 경남 진주시가 이걸 지었다. 순수하게 메인스타디움에 들어간 공사비만 천억 조금 덜들었다. (토지보상비, 부속체육관, 보조경기장, 주변체육시설을 제외한 금액이다) 규모는 2만석. 입찰방식도 설계와 시공을 몽땅 책임지는 턴키방식이었고, 낙찰된 건설사도 공교롭게도 현대건설이다. (광주신축구장,진주운동장 모두 현대건설 컨소시움의 공간건축에서 설계했다.)
같은 입찰방식에, 설계사와 시공사가 똑같으며 가격도 규모도 비슷한 두 경기장의 차이점이 있다. 진주종합경기장은 수주전이 졸라 치열해서 현대건설과 GS건설이 끝까지 마빡터지게 경쟁했던 반면, 광주신축구장의 입찰은 첨부터 김이 샜다는 사실이다. 500억짜리 공사에도 죽자고 덤벼들어 서로 물어뜯고 싸우던 메이저급 건설사들은 1,000억짜리 광주신축구장 입찰은 쳐다도 안봤다. 참 희안한 일이다. 국내최고의 건설사(도급순위 1위)와 작년에 퇴출된(현재 법정관리중) 업체(도급순위 117위)와의 대결. 경쟁이란 단어를 붙이는 것조차 민망스런, 이 웃지못할 게임의 결과로 저런 싼티 팍팍나는 철판때기 지붕이 탄생한거다.

3. 국내최대라던 전광판..?
분명히 입찰안내서에 표시된 전광판은 최소한 35m ×15m 이상으로 하라고 쓰여 있다. (잠실 30×10, 문학 27×12, 사직 33×11) 현대가 제출한 기본설계에도 전광판은 가로 35m 세로15m로 그려오긴 했다. 크기만 봐선 국내 최대규모다. 그런데 광주신축구장 전광판이 갑이라는 말은 차마 못하겠다. 기본설계보고서다.. 풀HD와 풀COLOR의 차이점 아는 들 설명좀 해줘봐 ㅠㅠ 요즘 각 경기장에 새롭게 설치되는 전광판은 전부 풀HD급 LED다. 그리고 동영상이 나오는 화면도 전광판 전체화면으로 션하게 빼주는게 대세다. (잠실야구장과 대구스타디움처럼..) 근데 광주신축구장의 새 전광판은 지금 무등구장처럼 가운데 쪼그맣게만 동영상이 나온다.(전체면적대비 동영상면적 29%..니미럴..) 물론 무등구장의 칙칙한 전광판보다야 좋아지는 거긴 하지만... 요즘 경기장들 전광판 큰화면을 이용해서 재미난 이벤트도 많이 하는거 솔직히 부러웠다.. 월드컵때 야구장에 모여 큰화면보며 단체응원도 하구.. 씨바 생각하니 자꾸만 슬퍼진다.

왼쪽은 2009년에 잠실에 설치된 전면 풀HD 전광판 오른쪽은 2014년에 광주에 설치될 부분 풀COLOR 전광판.
전광판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요즘 발주처인 광주시와 시공사간 쌈이 붙었다. LED TV같은건 삼성과 LG가 세계를 주름잡지만 핵심부품인 LED소자 분야에서는 안그런가부다. 그런 이유로 광주시에선 화질차이가 크니까 수입산(일본) 첨단부품을 써서 조립하라는 거고, 시공사측에서는 국산부품도 아주 구린건 아니라며 배째라고 버티는 중이다. 참고로 최근 메이저리그의 구장마다 교체설치중인 풀HD LED전광판의 대부분은 일본의 모회사 제품이다.
4. 새 야구장이 좀... 그런가?
까놓고 말씀드린다. 이제와서 야구장의 전체적인 디자인은 때려죽여도 못바꾼다. 디자인심의라는 절차가 남아있지만 심의자체가 형식적이고, 또 설계사가 설계기준을 딱히 위반한것도 아니기 때문에 그냥 통과될거로 보인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내년 2월달 착공하기 위해선 시간적으로 디자인 뜯어고칠 여유도 없다. 기아구단도 맘에 안드는 눈치지만 찍소리 낼 입장도 아니고.. 성한이 형님이 제발 야구장 디자인만큼은 턴키에 집어넣지말고 국제공모를 했어야 했다고 걱정하던게 거짓말같이 현실이 되버렸다. 야구장 정면은 이런 모습이다. 시공사측에서 안준다는거 어렵게 입수했다.
비오는 월요일부터 기분안좋은 얘기들만 나불댄거 같아 죄송하다. 사실 광주신축구장의 설계가 완정 젬병이라고 보진 아니다. 우리나라 야구장 최초로 제대로 된 개방형 콘코스를 도입한것처럼 괜츈한 부분도 있고, 구장 내부의 선수용 시설이 국내 최고수준으로 설계됐다건가, 편의시설이 많이 늘어나는등 기대되는 부분도 분명히 있다. 다음편에서 자세히 까발려드릴생각이다.
다만 수백만 기아팬과 호남인들의 숙원이던 새야구장 건설에 천억이라는 큰돈이 들어가는 거니까 시공업자는 돈값을 하고 발주처는 최소한의 밥값을 해줘야 한다. 건설업계에서 오래전부터 돌던 소문인데 이런 얘기가 있다. 광주시의 골치아픈 문제를 현대쪽에서 떠안아주는 댓가로 공사 몇건을 받기로 했는데 그중 하나가 야구장이다라는... 물론 사실이 아니라고 믿고 싶다. 암튼 오늘은 여기까지. 투비컨티뉴.. ^^

출처 : 블로그 콜라중독자의 세상보기
원문 바로바기 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