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순사건 진상규명과 민간인 피해보상을 위한 특별법안 요구
유족회·여수지역사회연구소, 여순사건 63주기 추모행사 진행
봄이면 붉은 동백꽃이 만개하는 오동도, 막 솟아오르는 해가 바다에 일렁이는 장관을 볼 수 있는 향일암. 그리고 동동 떠 있는 다도해의 섬들. 남쪽 끝 여수의 풍경이다. 아름다움을 달리 표현할 길 없어 지명도 아름다울 <여>를 넣어 여수(麗水)라 지었다.
◆ 아름다운에 깃든 슬픈 현대사 하지만 아름다움에는 슬픔이 깃들어 있다고 했던가. 여수의 아름다운 풍경에는 그 동안 여순 반란사건으로 불러진 10.19 사건이 스며있다. 이 사건은 제주도 4.3항쟁과 더불어 해방정국에서 발생한 최대의 민족사적 비극이었다. 동족을 향해 총부리를 들이댈 수 없다는 신념의 결과는 잔혹한 살육이었다. 여수주둔 국방경비대 14연대는 제주4.3항쟁 진압을 위한 파병을 거부했다.

이에 정부는 여순(여수순천)지구에 계엄령을 선포하고, 광주에 설치한 반군토벌전투사령부의 지휘로 제2여단, 제5여단 예하의 5개 연대를 투입, 소탕작전을 벌였다. 정부군은 미국 군사고문단의 지휘 아래 장갑차·박격포 등도 동원했다. 결국, 진압에는 성공했으나 너무나 큰 상처를 남겼다. 당시 14연대 군인들은 3천여명 수준이었다. 그러나 유가족들이 추정하는 사망자는 1만 여 명이다. 이렇게 전대미문의 엄청난 인명피해가 발생했지만 지금까지도 제대로 된 진실규명과 평가작업 등은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출처 : 카페 보리향기 가득한 정원 >
◆ 희생자 124명이라고 발표한 진실화해위원회 지난해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는 여순사건 당시 경찰과 군인에 의한 희생자가 124명이라고 발표했다. 진실화해위가 2007년 직권 조사를 시작하면서 당시 희생자 전체를 대상으로 조사하겠다고 밝힌 것과 달리 신청인(360명) 중심으로 조사를 했기 때문이다.

그나마 진실화해위는 1948년 10월 말부터 이듬해 8월까지 여수 일대에서 국군과 경찰에 의해 10대에서 30대 남성 민간인 124명이 불법적으로 집단 학살된 것을 확인했다. 당시 사건이 국군과 경찰에 의해 불법적으로 자행됐음을 국가가 인정한 성과는 있었지만 2006년 7월 시작해 4년여 만에 내놓은 결과치고는 부실했다. 진실화해위의 조사결과는 전남도와 여수지역사회연구소가 공동으로 조사한 여수지역 추정 희생자(1천300여명)의 10%에도 미치지 못한다. 또한 1948년 11월 전남도의 피해조사 결과 전남 동부지역 6개 시·군에서 2천633명이 사망하고 825명이 행방 불명된 것으로 기록하고 있다. 유족들은 이보다 많은 1만명 가까운 사상자가 발생했을 것으로 주장하고 있다. 더구나 진실화해위는 활동기간이 종료돼 여순사건에 대한 규명을 추가적으로 할수 없게됐다.


지난해 위령제 모습. <출처 -여수인터넷뉴스> ◆ 63년이 흐른 올해도 그날은 오고... 이렇게 여순사건의 진실은 63년 째 묻혀있지만 어김없이 올해도 그 날은 찾아왔다. 63주기를 맞아 또 다시 무고하게 학살당한민간인 희생자들의 명예회복을 위해 특별법을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12일 여순사건 여수유족회와 여수지역사회연구소는 "지난해 진실화해위가 사건발발 62년만에 정부차원에서 처음으로 여순사건이 학살임을 인정하고 국가의 사과 등 여러 내용을 권고했지만, 특별히 달라진 것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여순사건 특별법을 제정해 미신청자와 각하, 불능 결정 유족을 포함해추가조사와 재조사를 통해 미완의 진실 규명을 완성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민주당 김충조 의원(행정안전위)은 지난 11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진실화해위’는 그 활동이 종료됐기 때문에 국무총리 소속 하에 ‘여순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위원회’를 설치, 억울하게 죽임을 당한 분들의 신원을 반드시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지난 6월 전남도의회는 ‘여수 주둔 제 14연대 국군반란 사건, 이른바 여순사건의 진압 과정에서 희생된 민간인 피해 보상과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안’ 국회입법 청원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도의회는 당시 결의안을 통해 “여순사건이 명백히 정부소속의 일부 군인들이 일으킨 반란임에도, 주민 대다수가 반란군에 가담해 반란을 일으킨 것처럼 사실이 왜곡되고 조작돼 왔다”고 주장했다.

한편, 여순사건 유족회와 여수지역사회연구소는 여순사건 63주기를 맞아 합동위령제 및 평화인권예술제, 전국학술대회 등의 추모행사를 마련했다.


여순사건 63주기 추모행사 일정 (주제 : 여순사건특별법 제정 촉구) 일시 : 2011년 10월 18일(화) ~ 22일(토) 장소 : 여서동 해양항만청 뒤 미관광장, 여수관광호텔, 금오도 주최 : 여수지역사회연구소, 여순사건유족회, 민주연구단체협의회, 민예총 여수지부 주관 : 여수지역사회연구소, 민예총여수지부, 민주주의사회연구소 후원 : 국방부, 경찰청, 여수시,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민주연구단체협의회, 5 18기념재단
1. 여순사건 63주기 평화인권예술제(전야제) - 일시 : 2011년 10월 18일(화) 19시 ~ 20시 30분 - 장소 : 여서동 해양항만청 뒤 미관광장 - 주최 : 민예총 여수지부, 여수지역사회연구소, 여순사건여수유족회 - 주관 : 민예총 여수지부, 여수지역사회연구소 - 내용 : 추모공연, 시 사진 그림 전시 등
2. 여순사건 63주기 합동위령제 - 일시 : 2011년 10월 19일(수) 10시 30분 ~ 12시 - 장소 : 여서동 해양항만청 뒤 미관광장 - 주최 : 여순사건유족회 - 주관 : 여수지역사회연구소 - 내용 : 합동위령제
3. 여순사건 63주기 부마민주항쟁 32주년 기념 민주연구단체협의회 2011 전국학술대회 - 일시 : 2011년 10월 21일(금) 13시 ~ 22일(토) 18시 - 장소 : 여수관광호텔(학술대회, 만찬, 숙박) / 금오도(비렁길, 현대사 답사) - 주최 : 민주연구단체협의회(4·9인혁열사계승사업회, 5·18기념재단,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한국민주주의연구소, 민족문제연구소, 부산민주항쟁기념사업회 민주주의사회연구소, 여수지역사회연구소, 전남대학교 5·18연구소, 제주 4·3연구소) - 주관 : 여수지역사회연구소, 민주주의사회연구소(부산) - 주제 : 집단학살과 반국가단체조작사건
4. 여순사건 63주기 순천 구례 합동위령제 참석 - 일시 : 2011년 10월 20일(목) / 10월 25일(화) - 장소 : 순천위령탑 / 구례위령탑
(사)여수지역사회연구소. 651-1530. 여순사건위원장 이오성 010-3647-4972 연구부장 정태균 011-9620-238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