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도가니개봉부터 재수사 발표까지 걸린 시간 딱 일주일

이야기 → SNS → 여론화 → 언론 → 공론화 → 기관 등 →공식화



실화를 바탕으로 잘 짜여진 한편의 스토리(영화)는 공감을 얻었다. 어느 누군가 자신의 생각을 SNS를 통해 옆 사람에게 전했다.

한 사람은 생각은 열사람이 되고 열사람은 천명이 되고, 급기야 누구도 통제하기 힘든 거대한 여론이 되었다. 그 여론은 영화 밖 현실을 움직였다. 관심갖게 만드는 이야기와 입소문의 힘. 영화 ‘도가니’ 신드롬 발생 과정을 정리하면 이렇다. 광주인화학교 성폭력 사건이 5년여 만에 재수사와 폐교 검토에 들어갈 전망이다.
● 경찰 재수사, 교과부는 실태점검 경찰은 영화 도가니의 배경이 된 청각장애 특수학교인 광주 인화학교 원생 성폭행 사건과 관련해 경찰이 수사에 나선다. 경찰은 28일 지능범죄수사대 5명과 광주경찰청 소속 성폭력 전문수사관(여경 3명 포함) 등 10명으로 구성된 특별수사팀을 꾸리기로 했다. ▲가해 교사 추가 성폭행 등 피해 사례 수집 ▲관할 행정당국 관리·감독 적정성 여부 ▲학교 내 구조적 문제점 및 비리 여부 등을 중점 수사한다. 교육과학기술부도 기숙사가 설치된 전국 41개 특수학교에 다니는 장애학생의 생활 실태를 점검하기로 했다. 이에앞서 광주시교육청은 ‘(가칭)인화학교성폭력사건대책반’을 구성, 인화학교 성폭력 사건을 비롯한 인화학교 전반에 대한 진단과 해결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보건복지부 장관 출신인 한나라당 진수희 의원은 사회복지사업법 개정안(이른바 ‘도가니 방지법’)을 국회에 내기로 했다. 이 법안에는 복지재단의 투명성 확보와 족벌 경영 방지, 공익이사 선임 등 법인 임원제도 개선 방안이 담길 예정이다.


● 스토리와 SNS의 힘 영화 도가니개봉 이후 여론화와 정부의 대책발표까지 걸린 시간은 딱 일주일이다.
마치 잘 짜여진 각본처럼 일사천리로 이뤄졌다.

이를 영화의 힘만으로 단정하기엔 여론의 크기와 속도가 빠르고 거대하다. 설득력있는 스토리와 전파력 강한 SNS의 힘의 합작품이란 분석이다.

실화를 바탕으로 잘 짜여진 영화는 많은 이들로부터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스토리의 설득력이다. 여기에 속도와 전파력이 더해지면서 거대한 여론을 만들어냈다. 트위터, 페이스북, 블로그, 온라인 게시판 등 모든 소통 수단이 동원됐다. SNS의 파급력이다. 실제로 지난 22일 영화가 개봉된 이후 닷새 만에 관객이 100만 명을 넘었다. 재조사와 인화학교 폐교를 요구하는 청원운동은 4일만에 목표인 5만명을 넘어섰고 한발 더 나아가 아동 성범죄 공소시효 폐지를 위한 100만 명 서명 캠페인도 진행되고 있다. 대중들은 SNS를 무기로 여론을 만들어냈고 언론은 이를 기사화해 공론화 시켰다. 결국 정부는 인화학교 사태 해결을 공식화했다. 정부가 발표하면 언론은 기사화해서 대중들에게 알려주던(전파) 기존 흐름과 전혀 달라진 모습이다. 스마트폰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의 활성화라는 사회문화적 상황에 걸맞는 정형화된 여론 형성과 전달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물론, 과거에도 인터넷을 떠들썩하게 만들어 여론의 중심에 섰던 사안이 많았다. 하지만, SNS를 일상적인 소통수단으로 활용하는 인구가 늘어나면서 이러한 여론의 형성과 전달과정이 수시로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