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대사관 정치담당관 경찰, 사회단체 관계자, 기자 등 만나 작성
2007년 4월 작성 해 비밀문서로 분류, 지난 8월 30일 비밀 해제

미 대사관 정치담당관 만난 일부 인사들,
"미국은 제국주의, 그러나 미국 가보고 싶다. 이야기 들어줘 고맙다"
"유력 정치인들이 우리 단체에 줄을 대고 조직력 지원을 요청한다"


"광주는 한국민주주의의 발상지이자 1997년과 2002년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 당선의 구심점 역할을 했으며 지역주의적 이미지를 벗고 지역경제발전을 바라고 있다"

“이제 광주의 주요 관심사는 정치와 지역주의를 넘어섰다. 최우선 관심사는 경제다"

2007년 대선을 앞두고 주한미국 대사관 관계자가 광주를 방문해 주요 그룹 및 인사들과 면담을 갖고 정보를 취합해 본국으로 보고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같은 내용은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미 정부의 한국관련문서에 포함돼 있으며 한국관련 문서의 번역프로젝트를 진행중인 위키리크스한국사이트를 통해 확인됐다.
특히, 대선을 앞두고 특정지역 여론에 대한 보고서를 작성한 것은 지난 1997년과 2002년 대선에서 보여준 광주지역의 정치적 영향력을 높게 평가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이 문서는 작성자가 POLOFF(주한 미 대사관 정치담당관)로 되어 있으며 작성일은 2007년 4월13일이다. 대외비밀문서로 분류된 이 보고서는 불과 한 달전인 지난 8월30일 비밀해제됐다.

주한 미 대사관 정치담당관이 지난 2007년 3월 30일 광주를 방문해 여론 주도층과 학생들, 기타 인사들을 만난 후 정리한 보고서에는 4개 그룹을 만나 취합한 정보가 서술돼 있다. 4개그룹은 민주화운동 출신인사 그룹과 지역일간지 정치담당 기자, 비전 365, 전남경찰청 관계자 등 이다.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한국관련 문서 번역프로젝트를 진행중인 위키리크스한국 웹사이트
● "광주는 한국민주주의 발상지" 미대사관 정치담당관이 작성한 문서의 제목은 ‘광주: 한국 민주주의의 발상지,2007년 대선 채비에 나서다’이다. 정치담당관은 문서 서두에서 “광주의 표심은 1997년 김대중, 2002년 노무현 당선에 구심점 역할을 했다”고 적었다. 또한 “이 지역 반미 정서의 근원인, 광주 항쟁을 미국과 결부시켰던 오보 덕분에 1980년 광주 학생 봉기와 대량 학살은 한국 현대 역사에서 그 본질을 드러내는 결정적 계기(moment)가 되었다”고 밝혔다.

518광주민주화 운동을 반미정서와 연계시켜 부각되었다는 시각을 드러낸 대목이 눈에 띈다.

● "광주의 주요 관심사는 정치와 지역주의를 넘어섰다."

서두에 이어 본론은 4개그룹별 만남 이후 그들의 발언과 평가를 기록했다.

7080포럼이라는 이름의 단체관계자들과 면담 후기를 기록한 대목에서는 “1980년 광주 항쟁 지도자들 그리고 70-80년대 반독재 운동 핵심 지도부 역할을 했던 인사들로 구성된 7080 포럼은 Poloff에게 12월 대선에서 다시 한번 진보 세력의 세를 몰아 승리로 이끌겠다고 말했다.”고 적혀있다. 또 이 단체 지도자 중 한 명이자 현재 최연장자인 최씨는 한나라당(GNP) 후보만 아니라면 어느 후보가 나와도 지지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나온다. 특히, “민주노동당원 김씨는 만나자마자 왜 미국은 이라크와 북한에게 계속 제국주의적행보를 보이는가 이유를 물었지만 Poloff와 작별할 즈음, 미국에 가보고 싶다며 이야기를 들어주어 고맙다고 했다”고 서술돼 있다. 지역 신문사 정치부 기자 다섯 명은 “광주는 반미라는 인상을 털어내고 이단아 따위가 아닌, 문화나 한국 민주주의의 요람이라는 인식을 얻게 되길 바란다”고 말한 것으로 문서에 기록돼 있다. 비전-365 포럼 지도부들과의 면담 내용은 비전365의 정치적 영향력에 대해 서술한 대목이 인상적이다. 문서에는 이 단체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단체의 조직력이 전라남도와 전라북도 전역에 걸쳐 예비선거 및 총선 기간에 표심의 향배를 가르는 열쇠가 될 수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하고 있다.

또 "포럼 부회장 김모 씨는 Poloff에게 한나라당, 열린우리당, 심지어 무소속 후보 등 유력 후보자라면 누구나 우리 단체에 줄을 대어 이 지역민들의 지지를 얻을 수 있도록 조직력 지원을 요청하고 있다”고 적혀있다. 이는 비전-365 관계자가 미 대사관 정치담당자에게 이 단체의 정치적 위상을 다소 과장해서 각인시키려 애쓴 흔적으로 보인다. 미대사관 정치담당관은 전남지방경찰청 공보 및 정보 담당자들과도 면담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경찰관계자들은 “이전 대선과는 달리 누가 진보진영 후보로 나오든 95%를 주지 않을 것”이며 “이명박씨가 광주에서 10% 넘는 득표율을 기대해볼만 하다”고 언급한 것으로 서술돼 있다. 또한 “전라도 지역 개신교인들이 장로출신인 이명박 후보를 지지하지는 않을 것이며 경제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지역주의에서 탈피하려는 지역 동향(민심)때문”이라고 말한 것으로 표현됐다. 미대사관 정치담당관은 문서 말미에 “광주와 광주를 둘러싼 전라도 지역 사람들이 12월에 비한나라당 후보에게 압도적으로 표를 몰아줄 것이란 점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견해를 밝히고 있다. 그러나 “이제 광주의 주요 관심사는 정치와 지역주의를 넘어섰다. 특히 광주의 최우선 관심사는 경제라는 점이 확인되었다.”며 “광주는 아직 다른 지역에 비해 낙후되어 있지만 많은 이들이 서울-광주간 고속철의 지속적 확장과 여수 세계 박람회 유치로 광주전남 경제 상황이 호전되기를 바라고 있다. ”고 밝혔다.


◆ 위키리크스한국 ‘위키리크스’가 폭로한 외교문서 가운데 한국 관련 1980여건의 외교문서에 대한 트위터 번역 계정(@wikileakskrorg) 및 인터넷사이트가 개설돼 문서 번역이 진행 중이다. 위키리크스 설립자인 줄리언 어산지가 직접 트위터를 통해 “한글 번역 프로젝트”를 언급하면서 국내 트위터에서도 화제가 된 바 있다. 위키리크스 한국(www.wikileaks-kr.org)에서는 25일 현재 93건의 문서에 대한 번역이 완료됐다. 이에앞서, 한국 관련 문서 목록 번역은 이미 완료됐다. 전문 번역가로 활동중인 노승영 씨는 국내 정치, 사회, 문화 등 각 분야에 대한 미국 외교부의 한국 관련 ‘대외비’와 ‘비밀’ 문서 목록을 공개했다. (http://www.socoop.net/wikileaks/)
◆ 문서 관련 약어 <참조-프레시안> △ 문서작성 및 비밀등급 : REFTEL (관련 문서, 관련 전문 : reference telegram), DECL (공개일자, 비밀해제일자 : declaration), TOP SECRET (1급비밀), SECRET (2급비밀), CONFIDENTIAL (3급비밀) △ 미 대사관 및 정부 기구 : DCM(대사관 차석대표 : deputy chief in mission), POLOFF(정치담당관, 주로 정치참사 : political officer), ECONOFF(경제참사 등 경제담당관), USG(미국 정부 : US Government), POTUS(미국 대통령 : President Of The US), DOS(미 국무부), DOD(미 국방부), DOJ(미 법무부) △ 한국 정부기구 및 단체 : ROKG(한국 정부), MOFAT(외교통상부), MOD(국방부), GNP(한나라당 : Grand National Part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