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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19일) 11시 여객선으로 목포에 나갔다가, 오늘(20일) 첫배로 흑산도에 들어왔습니다. 흑산도에 들어오기 전까지 살았던 목포 그리고 유달산, 이 산은 참 많이 올랐습니다. 몸이 아파 올랐고, 고향이 그리워 올랐고, 숲속에 들고 싶어 올랐습니다. 밤에도 혼자 오르곤 했으니까요. 이 산을 오를때, 처음에는 아무 생각없이 걸었는데, 어느날부터 길가에 풀, 나무들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이름도 궁금하고, 그래서 목포공공도서관에 들릴때면 식물도감 책을 붙들고 살았습니다. 그렇게 하나 하나 알아가다보니 거의 100여종 이름을 알게 된거 같습니다. 길가에 하얗게 피어난 까치수염을 처음 보았을 때 감동을 잊을 수 없습니다. 다음해에도 그 자리에는 까치수염이 피었습니다. 그러나 며칠 후 숲가꾸기 사업으로 길가에 풀들이 훤하게 베어지면서 까치수염도 흔적없이 사라져버린 것을 보고 허탈해 했던적도 있었습니다. 그 이후 그 자리에는 까치수염이 다시 피어나지 않았습니다. 아래 사진은 이삭여뀌 입니다. 실물은 꽃이 더 붉고 아름답습니다. 유달산을 오르내리고, 돌아가는 산책길이 여러 갈래 이지만 어쩐 일인지 꼭 그곳에서만 자생하는 풀꽃들이 있습니다. 길가에 이 이삭여뀌도 다시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일등바위에서 바라본 목포대교 입니다. 빗방울이 한 두방울 떨어지고 날은 흐리지만 시야는 멀리까지 트였습니다.
산을 내려서 차없는 거리를 지나, 집으로 오는데, 아스팔트 차 다니는 집 앞에 고구마가 자라고 있습니다. 누군지는 모르겠습니다. 이 집에 농사를 지을 수 있는 땅이 가까운 곳에 생겼으면 참 좋겠네요. 오늘(20일) 아침, 여객선으로 흑산도에 들어왔습니다. 배 유리창 안에서 바다 풍경을 담아봤습니다. 목포대교 공사도 막바지에 이르고 있는거 같습니다. 중간 기항지, 비금 도초를 지나고 흑산바다에 들어섰습니다. 바다가 서서히 꼴랑대기 시작합니다.


포스팅 : 풀숲의 하루
원 문 : http://blog.daum.net/grass2012/18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