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프로야구 역사상 최고 투수 故최동원이 14일 오전 2시 경기도 일산병원에서 지병으로 별세했다. 향년 53세. 지난 2007년 대장암 진단을 받은 최 전 감독은 병세가 호전돼 한때 KBO 경기 감독관으로 활동하기도 했지만, 지난해 다시 건강이 악화돼 요양을 취해왔었다.

그는 떠났지만, 발자취는 크다. 스타로서 화려한 조명을 받았지만, 결코 그의 삶은 화려하지 않았고, 우여곡절이 많았다.

고교때부터 두각, 메이저리그와 계약체결

최동원은 야구계의 국민스타였다. 시속 150㎞의 강속구와 낙차 커브를 던진 최동원은 아마추어 시절부터 두각을 나타냈다. 경남고 재학시절이던 전국우수고교초청대회에서 경북고를 상대로 노히트 노런을 기록하며 야구계에 스타 탄생을 알렸다. 그는 한국프로야구가 출범하기 전 1981년 미국프로야구(MLB)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계약을 체결할 만큼 실력을 인정받았지만 병역 문제로 진출할 수 없었다. 1982년 세계야구선수권 대회 우승 멤버로 활약한 최동원은 이후 롯데 자이언츠에 입단했다. 1984년 롯데가 창단 후 처음으로 프로야구를 제패할 때 한국시리즈 4승을 혼자 거둔 투수로도 유명하다. 데뷔 이듬해인 1984년 51경기에 등판, 14차례 완투를 곁들이며 27승13패 6세이브에 방어율 2.40을 기록하며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다. 특히 삼성과 1984년 한국시리즈에선 총 5차례나 마운드에 올라 홀로 4승을 이뤘다.
민주당 후보로 부산서 출마, 초기 선수협의회 결성

최동원은 걸출한 실력만큼이나 숱한 화제도 뿌렸다. 특히, 그의 원칙주의적인 성격은 스타로서의 평범한 길을 거부했다. 현 프로야구선수협회의 모태 격인 선수협의회 결성을 추진하면서 구단 측으로부터 미움을 샀고 결국 1988년 11월 삼성 간판투수 김시진과 맞트레이드 형식으로 롯데를 떠났다. 1989년 후반기에 삼성 유니폼을 입고 마운드에 다시 올랐으나 8경기 1승2패의 초라한 성적을 거뒀고 이듬 해 6승5패1세이브를 올린 뒤 현역에서 은퇴했다. 은퇴한 후 1991년 지방의회 선거 때 무선 서구에서 민주당 소속으로 출마했지만 낙선한 이력도 지니고 있다. 야구계를 잠시 떠나있던 최동원은 2001년 한화 이글스 투수 코치로 돌아와 2006년부터 3년간 한화 2군 감독을 지냈다.

최동원, 그를 다시 12월 만난다 한편, 별세한 최동원 전 한화 2군 감독을 오는 12월 스크린에서 만날 수 있다. 최동원과 선동열의 명승부를 담은 박희곤 감독의 영화 ‘퍼펙트 게임’이 오는 12월 개봉한다. ‘퍼펙트 게임’은 프로야구 29년 역사상 최고의 스타 선수로 손꼽히는 롯데 자이언츠 최동원과 해태 타이거즈 선동렬의 명승부를 그린 야구 영화다.

고 최동원 역에 배우 조승우, 선동열 역에 배우 겸 가수 양동근이 캐스팅돼 두 사람의 연기력 승부를 두고도 영화계의 큰 관심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