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시청 앞에서 1년 넘게 시위벌인 주민들
법원, 여수시 방해금지 가처분 신청 받아 들여
여수시 " 박람회 개최 앞두고 시 이미지 훼손"
서로다른 여수시청 앞 플래카드 세포리골프장대책위의 플래카드 바로 위 주민일동명의의 집회중지를
요청하는 플래카드가 걸려있다.

골프장 공사로 인한 피해보상대책을 요구하며 1년 넘게 집회를 열어오던 주민들에게 집회와 시위를 금지한다는 판결이 내려졌다. 전남 여수시와 가칭‘세포리골프장피해보상대책위원회’(세리골프장대책위)등에 따르면 지난 9일 광주지방법원 순천지원(제4민사부 송기석 부장판사)은 여수시가 세리골프장대책위와 화양면 세포리 주민 등 19명에 대해 신청한 방해금지 가처분을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여수시 등에 따르면 ‘세포리골프장대책위’는 여수시청 앞에서 ‘일상해양산업(주)의 골프장 공사로 인해 피해를 보았다’며 지난 2010년 3월 22일부터 시청 앞에서 집회를 벌였다. 확성기를 이용해 피해보상과 오탁방지막 설치를 위한 공유수면 점·사용허가 취소를 요청하며 녹음된 내용을 반복적으로 방송하는 등 232차례에 걸쳐 장기 집회시위를 해왔다. 이에 따라 여수시는 시청주변 주민 및 독서실 이용 고객의 민원과 시청 직원과 민원인들의 업무 지장, 스트레스를 이유로 지난 2일 광주지방법원 순천지원에 방해금지가처분을 신청했다. 이에 재판부는 신청을 받아들여 여수시청 앞에서 집회 및 시위의 행위를 금지한다는 판결을 내렸다. 판결문에 따르면 주요 금지행위는 청사 정문으로부터 반경 1㎞내에서 증폭기, 확성기 등을 이용해 집회시위를 하는 행위, 제3자로 하여금 같은 행위를 하게 하는 행위 등이다. 또 여수시 소속 공무원들의 명예와 신용을 훼손하거나 모욕 했을 경우 위반된 행위 1회당 30만원의 벌금을 시에 지급토록 하는 판결을 내렸다. 이와 관련, 여수시 관계자는 “일상해양산업(주)과 오탁방지막 허가청인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청에 수차례 원만한 해결을 요구했고 간담회를 통해 중재노력을 했다”며 “해결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장기 집회로 2012여수세계박람회 개최를 앞둔 시의 이미지가 크게 훼손되고 있어 안타깝지만 결국 법적 절차를 선택했다.”고 밝혔다. ◆ 오탁(汚濁)방지막
하천 및 해양공사 때 오탁수 유출, 확산에 따른 주변지역 수산자원 및 자연환경을 보호하는 목적으로 토목공사 주변을 수중에서 방지막 형태로 설치하는 구조물.


● 대규모 개발의 그늘, 피할수 없는 논란

18조원의 경제적 효과에 7만8천여 명의 고용 유발효과. 살아있는 바다, 숨 쉬는 연안을 주제로 내년 5월12일부터 석 달간 열리는 여수엑스포를 앞두고 홍보되는 경제적 효과다. 실제 현재 여수는 7개관 14개 동의 박람회 전시관과 호텔, 펜션, 골프장, 해양레저시설 등 곳곳에서 토목, 건설 공사가 한창이다. 이 같은 대규모 개발과 화려한 경제적 효과 홍보 이면에는 그늘도 있다. 1년 이상 집회를 벌여온 여수시 화양면 세포리 주민들이 그 예다. 일상해양산업의 골프장 개발은 시작단계부터 갖가지 논란을 불러왔다. 일상해양산업은 2008년 11월 청정해역 가막만과 접해 있는 여수시 화양면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 화양지구에 18홀 규모의 골프장과 편의 시설 공사를 착수했다. 화양지구 골프 아일랜드조성사업은 화양면 일원 약 991만㎡(300만평)에 관광레저단지를 조성하는 특구사업 가운데 하나다. 그러나 시작된 지 얼마되지 않아 여수시 화양면 주민들은 골프장 공사 때문에 어장이 황폐화하고 있다며 집단 농성에 들어갔다. 골프장 공사 과정에서 흘러나온 흙탕물 등이 관로를 따라 바다에 흘러가 낙지와 바지락, 굴 등 수산물이 제대로 잡히지 않고 먼지와 소음 등으로 큰 불편을 겪고 있었기 때문이다. 2009년에는 정부가 환경오염을 이유로 공사 중지명령을 내렸다. 당시 광양만권 경제자유구역청은 주민들의 민원을 받아들여 오염 방지설비를 갖출 때 까지 공사 중지명령을 내렸다. 이후에도 주민들은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청과 영산강유역환경청, 지식경제부 등에 수 차례 민원을 제기했다. 일상해양산업의 골프장 개발로 인한 논란은 이것뿐이 아니다. 일상해양산업은 지난 2007년 화양면 장수리 일대 토지매입 과정에서 “개발 이전까지 경작행위를 허가하겠다”는 약속을 어기고 최근 일방적으로 토지사용 금지명령을 내려 농민들이 반발을 사고 있다. 주민 상당수가 ‘생계곤란’을 이유로 토지매각을 망설이자 일상측은 “마음대로 농사짓게 해겠다. 개발로 일자리가 창출되면 지역주민을 우선 고용하겠다”며 설득해 계약서상 서명을 받아냈지만 태도를 돌변한 것이다.

여수시는 소음과 스트레스를 이유로 집회를 하지못하도록 가처분 신청을 했고 법은 받아들였다. 하지만, 개발공사가 계속 되는 동안 여수시 등 관계기관의 적극적이고 합리적인 조정기능이 없는 한 분쟁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 가막만
북쪽에 여수반도, 동쪽으로 돌산도, 서쪽의 고돌산반도[화양면], 남쪽으로는 개도를 비롯한 섬들로 둘러싸여 있으며, 남북 방향의 길이 약 15㎞인 타원형의 내만이다. 청정 해역으로 지정됐다. 가막만의 소호동 앞 바다에서는 진주담치 로프 수하식 양식과 돌산읍과 화양면에서는 굴양식이 활발하다. 어족자원도 풍부하다. 경도 근해에서는 새조개, 소호동 근해에서는 전어, 개도·화태도 근해에서는 멸치·갈치·조기가 어획되고 김양식도 하고 있다. 가막만을 둘러싼 해안지역에 골프장, 리조트 등 각종 공사가 진행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