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ㆍ동아ㆍ매경, 박원순 압도적 지지율로 선두
경향, CBS는 근소하게 나경원이 박원순 앞서
"나경원으로는 패배"한나라 지지층 불안심리(?)


각종 여론의 교류와 확산이 이뤄지는 추석연휴 기간 최대 화두중의 하나는 서울시장 보궐선거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기술과학원장과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는 만난 지 20분 만에 후보단일화를 발표하고, 곧바로 박 이사는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 한명숙 전 총리와 만나 야권후보단일화를 이야기했다. 이 같은 과정은 기존 정치권에서 볼수 없었던 모습으로 ‘아름다운 합의’ 등으로 평가받으며 여론의 관심과 지지를 한층 끌어올리는 역할을 했다. 실제 후보단일화 전 5%대에 불과하던 박 상임이사의 지지율은 안 원장의 지지율을 자양분 삼아유력후보로 단숨에 치고 올라왔다. 그러나 다수의 언론사와 여론조사기관이 실시한 결과를 들여다보면 자못 흥미로운 대목을 엿볼 수 있다. 박 상임이사가 유력한 선두주자 떠오른 것은 공통적으로 확인되지만, 언론사 및 조사기관에 따라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이른바 보수언론으로 평가받는 조선ㆍ동아일보ㆍ매경조사에서는 박 상임이사가 압도적으로 한나라당 후보를 앞서지만, 경향ㆍCBS등 상대적으로 개혁적 색채가 짙은 언론사가 의뢰한 조사에서는 나경원 의원이 박 상임이사에 앞서는 결과가 나왔다.


<소제목 표기 순서: 여론조사 일자 - 의뢰언론사-조사기관-선두후보 순> 5일 매일경제- 한길리서치, 박원순 안 원장과 후보단일화가 이뤄지기 전인 5일 이뤄진 매일경제와 한길리서치조사에서는 박원순 상임이사가 야권단일후보로 출마할 경우 나경원 한나라당 최고위원을 근소하게 앞섰다. 서울시민 7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결과, 여야가 1대1 대결구도를 펼치면 박 상임이사가 30.5%의 지지로 나 최고위원의 28.9%를 근소한 차이로 앞서는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나경원 -한명숙 -박원순의 3자 구도일 때는 나 최고위원이 27.7%, 박 상임이사가 21.6%, 한 전 총리가 19.8%의 지지율로 나 최고위원이 승리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6일 CBS-리얼미터, 나경원 CBS 여론조사 결과 <리얼미터 제공>

CBS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에 의뢰해, 안 원장의 불출마 기자회견 직후 실시(6일)한 서울시장 가상대결 조사에서는 나 최고위원이 오차범위내에서 앞섰다. 야권 단일후보로 민주당 한명숙 전 총리가 맞붙을 경우에도, 나 최고위원이 44.7%, 한 전 총리가 38.3%를 기록, 나 최고위원이 역시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자구도에서는 나 최고위원 27.2%, 한 전 총리 15.3%, 박 상임이사 14.0% 순으로 나타났다.

7일 조선일보-미디어리서치, 박원순
후보단일화 하루 뒤인 7일 조선일보가 미디어리서치에 의뢰해 실시한 결과는 박 상임이가 51.1%로 한나라당의 나경원 최고위원 32.5%를 크게 앞섰다. 야권 단일후보로 박 변호사 대신 한명숙 전 총리가 출마할 경우에는 나 최고위원 40.5%, 한 전 총리 46.5%였다. 여야 총 10명의 후보를 대상으로 실시한 다자대결 에서는 박 변호사 19.2%, 한 전 총리 18.4%, 나 최고위원 18.3% 등으로 비슷했다.




<오른쪽 : 조선일보 여론조사 결과/출처-조선일보>


7일 동아일보-코리아리서치, 박원순 동아일보가 여론조사 기관 코리아리서치에 의뢰해 6,7일 조사한 결과도 박 상임이사 지지율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특히, 야권이 박 변호사로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 단일화를 하든 안 하든 마찬가지였다. 나경원 최고위원, 한명숙 전 총리, 박원순 상임이사가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대결하는 걸 가정한 여론조사에서 박 상임이사는 33.8%의 지지를 얻어 나 최고위원(28.8%)과 한 전 총리(20.3%)보다 앞섰다. 야권 단일화를 가정한 박원순-나경원 양자 대결에서도 49.8% 대 33.5%로 박 상임이사가 크게 앞섰다. 한명숙-나경원 양자 대결을 가정하면 44.5% 대 38.1%로 오차범위 내에서 한 전 총리가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7일 경향신문-디오피니언, 나경원 같은 날 실시된 조선과 동아의 여론조사가 박 상임이사의 압도적인 지지율 선두라는 결과를 보인 반면, 경향신문과 디오피니언 조사에서는 나 최고위원이 근소하게 앞서는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 성인 남녀 6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나 최고위원은 45.6%를 얻어 박 상임이사(42.5%)에 3.1%포인트 앞섰다. 나 최고위원과 한 전 총리의 가상대결에서는 나 최고위원(51.5%)의 지지율은 한 전 총리(33.9%)보다 17.6%포인트 높았다.

흥미로운 여론조사 결과, 왜?
지난 강원도지사 선거를 앞두고 중앙, 한겨례 등 대다수 언론등은 적게는 10%에서 최대 25%이상 엄기영 후보가 앞선다는 조사결과를 보도했었지만, 결과는 최문순 후보의 당선이었다.

이번 서울시장 보궐선거 여론조사결과도 최근의 지방선거 및 보궐선거 결과가 말해주듯 일반전화를 대상으로 하는 여론조사의 한계가 나온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하지만, 이 같은 지적은 지금까지 논란이 진행중이다. 일반적인 여론조사의 한계를 지적 할 수 있지만, 언론성향에 따라 결과가 엇갈리는 것은 풀이할 수 없다.

정치여론조사 결과는 여론조사기관에서 아무리 엄밀한 잣대로 표본모집과 조사를 해도 그 조사를 진행하는 언론사 성향의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다.

그렇다면, 이런 기준으로 봤을 때 보수언론의 조사는 성향상 비슷한 한나라당 후보에 유리하게 나올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결과는 정 반대다.

이에 대해 일부에서는 "한나라당 지지자 내부의 복잡한 의견이 반영된 것 아니냐"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즉, "한나라당 지지층 일부까지도 지지를 보냈던 안철수 원장의 표를 흡수한 박원순을 상대하기에는 나경원으로는 부족하다"는 불안심리가 여론조사에 반영됐다는 것이다.

한편, 최근 서울시장 후보 여론조사 결과에 대해 "박 상임이사의 지지율은 앞으로 검증과 정치적 논란을 거치며 조정될 가능성은 있지만, 그 폭은 미미하며 지금 지지도는 거품이 아닌 어느정도의 견고성을 지니고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