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남사이버농업인연구회 3년째 운영
전국 농업인들 해남 찾아 벤치마킹
농산물에 농촌경관·문화 곁들여 상품화


"도시민의 감성을 잡아라. 농촌경관과 문화를 팔아라. 농민도 즐기고 도시민도 즐기는 파티를 만들어라."
해남지역에서 처음 선보인 행복한 농장파티가 농촌체험관광의 패러다임을 바꿔놓고 있다.
3년 전 해남사이버농업인연구회(회장 정두채·해사농)에서 처음 도입한 행복한 농장파티는 인근 강진군에서도 의욕적으로 도입하고 있고 나주 참이슬 마을과 보성군 등 전남지역 농민들의 견학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강진군은 농촌파티 전문가를 양성키로 하는 등 해남에서 시작한 행복한 농촌파티가 새로운 농촌체험관광으로 벤치마킹 대상이 되고 있다. 또 강원도 등지에서도 소비자들의 감성을 사로잡은 행복한 농촌파티를 배우겠다고 견학을 예약한 상태다.
월 1회 회원 농장을 돌며 열리는 행복한 농촌파티는 이미 마니아 층이 형성돼 매회 200여명에 이른 도시민들이 찾고 있다.
지난 20일 옥천 백호리 미실팜 농장에서 열린 파티. 오전 짧은 시간동안 500만원에 이른 농산물이 판매됐다. 짧은 기간에 행복한 농장파티가 정착된 것은 철저히 소비자와의 관계를 중시하고 소비자들의 감성을 사로잡았기 때문이다.
농장파티에 참여하는 소비자들은 농장에서 체험을 하며 농장주의 꿈을 이해하고 농장주가 내놓은 음식을 먹으며 농산물을 구매한다. 이렇게 맺어진 인연은 인터넷 판매로 이어진다.
농장파티는 일정한 틀이 없다. 체험 방법만 가르쳐주면 소비자들은 자유롭게 체험을 하고 수확한 농산물은 그날 각화동 경매가격으로 구매한다. 그날 점심은 체험장소를 제공한 주인집 농산물이 주 메뉴고 체험도 가족 간에 즐길 수 있는 내용으로 꾸며진다.

해남지역에서 처음 선보인 행복한 농장파티가 농촌체험관광의 패러다임을 바꿔놓고 있다.

파티장소도 농장이다. 미실팜에서 열린 농장파티는 단호박을 수확한 후 심은 고추밭 하우스 안이었다. 참여자들은 고추밭에서 체험을 하며 이곳에서 점심을 먹는다.
삼산면 매정리에 있는 콩알콩알 두미원에서 열린 파티에서는 장독대가 식탁이 됐고 연차를 생산하는 백년지기에서는 연방죽이 있는 논두렁이, 고천암 땅끝농원에서는 단호박 하우스 안이 파티장소였다.
체험내용도 철저히 파티가 열리는 농장의 주제에 맞춰진다. 해사농은 젊은 도시 소비자들의 문화를 반영해 감성이 있으면서도 품격이 있는 농장파티를 마련한다.
이를 위해 해사농 회원들은 파티가 열릴 농장의 이미지를 강하게 피력하기 위해 파티 1주일 전부터 회의를 진행하고 역할을 나눠 장소를 꾸민다. 백년지기에서는 연잎과 연꽃으로, 단호박이 주제였던 고천암 땅끝농원에서는 단호박으로 농장의 이미지를 심었다.
월 1회 한번씩 해남으로 장보러 온다는 말로 농장파티를 일컫는 도시민들은 참가비 1만원을 내는 대신 상품권을 받고 농산물을 구매하는데 대부분 참가자들은 이에 더 많은 현금을 더해 농산물을 구매한다.
행복한 농장파티가 도시 소비자들로부터 인기를 얻는 것은 각 지자체에서 마련하는 직거래장터와 그린투어에 대한 식상함에서 비롯됐다. 그러한 행사는 감성과 문화, 생산자와 소비자와의 관계형성이 적기 때문이다.
감성마케팅을 내세워 농장파티를 열어온 해사농은 앞으로도 감성과 문화를 강화하면서 소득사업에 치중할 계획이다.
새로운 농촌체험관광으로 떠오른 행복한 농장파티는 농식품부 산하 농업인재개발원의 교육공모 사업에서 최우수 사업으로 선정됐다.
한편 선진국일수록 문화관광산업이 발전해 있고 이 가운데 농촌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프랑스도 전체 관광산업 매출 가운데 농촌관광부문이 20％를 차지하고 있고 일본 나가노(長野)의 오부세(小布施)는 전형적인 농촌이지만 연간 150만명의 관광객이 찾는 관광명소로 유명하다. 지역주민들이 생활공간을 관광자원으로 개발하고 여기에 생산하는 농산물을 상품으로 팔고 있는 것이다.
주목하지 못했던 자원을 새롭게 해석하고 아이디어를 덧붙여 경쟁력 있는 상품으로 개발하고 있는 행복한 농장파티는 농촌의 자연과 문화·생활자원을 체험과 상품으로 만들어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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