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남해역에서 어선 전복사고가 자주 발생해 미스터리가 증폭되고 있다. 지난 4월 목포선적 연안안강망 어선 A호(9.77톤)가 전남 신안군 흑산면 가거도 북방 10마일 해상에서 닻을 올리던 중 선체가 전복돼 승선원 4명이 실종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전복사고 원인은 아직까지 풀리지 않고 있다. 원인을 규명하지 못한 서남해역의 어선 전복사고 발생건수는 2010년 17척, 2011년 7월 현재까지 13척에 이른다. 특히 소형 안강망 어선들의 전복사고가 많다.



이 같은 미스터리한 어선전복 사고의 잦은 발생에 대해 서해지방해양경찰청(청장 이주성)도 현장감식 및 유사사례를 접목한 과학적 분석을 시도하는 등 전복 원인을 찾는데 집중하고 있다. 현재까지 서해지방해양경찰청 과학수사반이 어선과 어구의 구조를 중심으로 전복원인을 분석한 결과는 크게 세 가지로 추정하고 있다. 어선 선체에 부력 향상을 위한 무리한 부판 설치, 물속 암반에 닻이 걸린 상황에서 과도하게 닻을 들어올리는 작업 감행, 선체 규모에 맞지 않은 과중한 닻의 사용 등이다. 개량 안강망 어선은 근해 안강망 어선을 축소한 형태로 선체가 경량인 반면 갑판 위 적재물이 많아 무게중심이 상승되어 전복 위험성이 높다는 것. 일반적인 450~750kg의 닻을 사용하지 않고 조류에 선박이 밀려가는 것을 막기 위해1천500kg 무게의 닻을 사용하고 있다는 점도 어선 전복사고 원인 중 하나로 제기했다. 여기에 일반적인 기준보다 무거운 닻을 올릴 때 로프에 강한 장력이 형성되고 선체에 무리한 힘이 가해져 전복 위험성이 많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 같은 어선전복 원인으로 추정되는 문제에 대한 지도, 단속이 어려운 실정이어서 추가적인 어선전복 우려가 높다는 점이 문제다. 서해지방해양경찰에 따르면 수산자원관리법상 어구수량 등에 대한 규정은 있으나 닻 무게에 대한 규제가 없다. 일부 어선에서 조류에 따라 선체가 감당하기 힘든 무거운 닻을 사용해도 규제할 방법이 없는 것. 선박의 복원성(기울어진 배가 평형을 유지하려는 성질) 검사를 담당하는 선박안전기술공단에서도 선체 길이 24m 미만 어선에 대해서는 규정이 없다. 잦은 전복사고가 발생하는 19m 이하인 안강망 어선은 선체개조를 하지만 안정성 검증이 이뤄지지 않아 무방비 상태에 놓여있는 것이다. 이와관련, 서해지방해양경찰청은 “연안 안강망협회 및 선주 선장을 대상으로 계도활동을 펴고 관계기관과 함께 안전성 확보를 위한 제도마련에 나설 계획이다”고 설명했다.
◆ 안강망 어선 긴 주머니 모양의 통그물을 조류가 빠른 곳에 큰 닻으로 고정하여 놓고
조류에 밀리는 물고기를 받아서 잡는 어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