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약 소금’ 기사로 파장을 불러 일으켰던 해당 언론사가 오보 인정 및 온라인판 기사를 일부 수정했다고 인터넷 신안신문이 26일 보도했다. 모든 음식에 들어가는 필수 양념인 ‘소금’생산에 농약이 사용됐다는 기사는 큰 반향을 일으켰고 천일염의 안정성에 대한 의구심이 일파만파 번져갔다. 천일염을 생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전남지역 소금생산자들과 신안군, 전남도 등은 즉각 반발했고 농식품부는 즉각 검사에 나서 ‘농약성분이 검출되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농약소금’ 보도 이후 과정을 추적해 본다.
▲ ‘농약소금’ 보도....천일염 불신 높아져 지난 17일 세계일보는 “농약 치는 염전”, “염전 곳곳에 농약병,,, 물고기 수천마리 죽은 채 둥둥”, “살충제 뿌려 어패류 몰살”, “함초 많아 소금생산 차질, 제초제로 고사시켜”, “염전 주변에 서식하는 게와 소라, 조개, 물고기도 집단 폐사해 수생식물을 찾아보기 힘들다” 는 다소 자극적인 제목의 기획 기사를 보도했다. <관련기사 보기> 세계일보는 당시 기사를 통해 취재팀이 7월26일부터 29일까지 전남 해남군과 신안군, 영광군의 염전 8곳을 찾아 취재한 결과 8곳 모두에서 쓰고 버린 것으로 보이는 농약병과 농약봉지가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또 병과 봉지가 발견된 농약은 제초제인 ‘그라목손안티온’과 ‘풀방패’, 살충제인 ‘스미치온’과 ‘지오릭스’, ‘충모리’ 등 10가지 제품이라고 밝혔다. 이 보도이후 인터넷 등에서는 “소금을 물로 씻어 먹어야 하나”“일본이 천일염을 포기한 이유가 있다” 등의 여론이 들끓었고 천일염 생산자들의 양심을 질타하는 글들도 이어졌다.

세계일보가 농약 염전서 생산한 천일염 기사에 사용한 사진 중 한장

▲ 천일염생산자들의 세계일보 항의 방문 전남 신안 천일염생산자연합회 박성창 회장 등 6명의 대표단은 즉시 18일 <세계일보> 본사와 농식품부를 방문, 항의문을 전달했다. 박 회장 등 대표단은 <세계일보>를 방문해 ‘지나친 선전성을 노린 기획기사’라고 지적했다. 또, 신안군 천일염 전체 생산량 20만톤의 약 2%(4000톤)에 해당하는 극히 일부지역을 조사해 실체도 없는 결과를 신안군 전체가 해당하는 것처럼 과장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정정보도와 세계일보 대표와 해당 취재기자의 사과, 천일염생산자들의 정신적 물질적 손해 배상을 요구했다. ▲ 농식품부 조사결과 ‘농약성분 검출 안돼’ 농림수산식품부와 4개 광역지자체도 즉각 현장실사 및 설문, 잔류농약 검사를 진행했다. 세계일보에서 문제제기한 전남지역의 25곳을 비롯 전국 30곳의 천일염 시료를 채취하여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에서 분석을 진행했다. 합동조사 결과 농약을 사용한 정황이나 흔적을 확인할 수 없었고 오히려 함초는 건강식품으로 각광받고 있어 재배가 급증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특히 잔류농약 검사는 총 11종의 농약성분에 대해 분석을 실시한 결과 단 한 종의 농약도 검출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 세계일보 일부 오보인정, 사진삭제 신안신문은 26일 세계일보는 잘못된 부분을 시인하고 게재된 문제의 기사내용 중 농약이 쌓여있는 창고사진(별첨1)은 “소금생산과 무관하다”며 기사내용을 정정하고 사진을 ‘삭제’했으며, 함초가 말라 죽은 원인이 “해충인 퉁퉁마디뿔나방이 번졌기 때문”(별첨2)이라며 보도내용을 수정하고, “콘테이너 앞 분무기 사진(별첨3)은 천일염생산과 무관하다”며 삭제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신안군천일염생산자연합회 관계자는 ‘일단은 해당언론사에서 일부 잘못된 부분에 대해서는 인정하고 기사내용을 수정하였으나, 이번 보도내용으로 인해 소비자들에게 신뢰감과 믿음을 회복시키기에는 아직도 부족하다’며, ‘생산자들의 명예회복 및 손해배상을 위해 해당 언론사의 성의 있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보도했다. <관련 기사 보기>


▲ 취재과정서도 이미 ‘농약미검출’확인 이번 농약소금파동과 비슷한 사례는 지난 2004년 쓰레기만두파동, 삼양라면 우지사용 파동과 비슷한 양상이다. 과장되거나, 사실이 아니거나 혹은 극히 일부분의 문제가 불신과 여론악화가 심해져 결국, 생산자들은 멍에를 둘러써야했다. 천일염생산자협회에 따르면 세계일보는 취재기간 중 신안군을 포함한 전남지역 5곳의 토양과 3곳의 소금을 확보해 강원대학교 바이오 자원환경연구센터에 성분분석을 의뢰한 결과 농약성분이 거의 검출되지 않아 인체에 해롭지 않다는 내용이 있었다고 한다. 실제 검출되지는 않았지만 주변 농약병을 보고 강한 의구심이 들었을 취재기자나 언론사 입장에서는 검출되지 않은 사실보다 농약병이 더 크게 보였을 것이라 추측된다. 세계일보가 농약을 사용하고 있다고 의혹을 제기한 염전둑과 염전구멍에 대해서도 농식품부과 관련 지자체의 합동조사 결과는 다른 결과를 내놓았다. 염전의 둑은 폭우시 흙이 흘러내리지 않도록 풀을 그대로 자라도록 놔두거나 예초기나 낫 등으로 베어내고 있고 게 구멍은 발로 밟거나 주변에 흙을 쌓는 등 물리적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 염전 주변의 빈 농약병은 주변 농경지나 상부지역에 방치된 빈 병이 유입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 쓰레기만두파동과 비슷...."누가 돈 들여 염전 망치는 일을 하나" 이와 관련해 전남신안군 신의면에서 염전을 운영하면서 신안지역시민단체인 신안미래희망연대 정책위원장을 맡고 있는 윤현수(45)씨의 증언도 이와 엇비슷하다. 윤 씨는 “바다와 연결된 수로에는 농약병 뿐만 아니라 막걸리병, 음료수병, 쓰레기 등이 밀밀물 때 들어온다”고 말했다. 함초제거를 위해 농약을 사용한다는 세계일보 보도내용에 대해서는 “돈 써가면서 고생할 일을 왜 하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염전생산업자들이 함초를 제거하는 방법은 대나무로 후려치거나 염전바닥을 다지기 위해 사용하는 롤러를 가동하면 깔끔하게 제거된다”고 말했다. 이어 “돈 들여 농약을 사고 인부까지 부려서 농약을 치면, 돈 들여 염전 버리는 꼴”이라며 “간편하고 편리한 방법을 놔두고 사서 고생할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언론사가 제보를 받고 현장에 와서 보니 정말 빈농약병이 보여서 특종에 대한 생각 때문에 앞서나간 것 같다”며 “세밀한 확인과정없이 추측을 기정사실화해서 염전생산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에게는 명예실추를, 소비자들에게는 불신감만 잔뜩 키워놨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