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회담을 통해 판문점 선언이 발표되고 한반도에 훈풍이 감돈 가운데 온 국민의 시선이 온통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 쏠렸던 27일, 잠시 멈춰 있던 광주 남구와 전남 신안군의 6.13 지방선거 시계가 돌았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지난 27일 6.13 지방선거 광주남구청장 후보로 김병내 전 청와대 행정관을 단수 추천키로 의결했다. 또한 신안군수 후보로 천경배 전 추미애 대표 비서실 부실장을 전격 전략공천 했다.

이유 없이 멈춰 버렸던 이곳 경선의 시계가 뚝딱 이날 돌아간 것에 지역민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민주당 광주시당이 밝힌 내용에 따르면 “심사총점이 1등 후보자와 2등 후보자의 차이가 20점 이상일 때, 여론조사(공천적합도)에서 1등 후보자와 2등 후보자의 차이가 20% 이상 일 때는 단수 추천이 가능하다"며 "김병내 후보는 두 가지 요건을 모두 충족해 김 후보를 단수추천 의결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민주당의 이 같은 내용들에 지역민들은 납득하기 힘들다는 반응이다.

남구 봉선동에서 상가를 운영 중이라는 한 주민은 “경선 보류가 중앙당 요청이라더니 결국은 유권자 역할도 중앙당이 했다.”며 민주당을 꼬집었다.

이어 “2가지를 모두 충족할 만큼의 후보면 경선을 보류할 것이 아니라 당초부터 단수 후보를 낼 것이지 이제 와서, 그것도 남북정상회담이 진행 중인 날 이런 발표를 하는지 도무지 이해가 안 간다.”는 입장을 전했다.

그는 또한 “많은 차이가 있어 경선할 필요가 없는 것이 아니라 이런 논란의 지역 일수록 다른 후보들이 승복할 수 있도록 투명하게 경선을 통해 후보자를 내야한다.”며 “후보자의 적합도는 중앙당에만 중요한 것이 아니라 지역민들에게도 중요하다.”고 민주당에 일침을 가했다.

또한 민주당이 같은 날 전 추미애 대표 비서실 부실장 천경배 후보를 신안군수 후보로 전략공천 하면서 이 지역 예비후보들이 반발에 나선 상태다.

신안군의 경우 천경배 후보가 뒤늦게 후보등록을 한 후 ‘전략공천설’이 나오자 경선을 준비하던 다른 후보들이 ‘낙하산 공천’이라며 전남도당을 항의 방문하는 등 반발했지만, 중앙당은 전략공천을 밀어붙였다.

이에 경선조차 하지 못한 예비후보들은 단일 후보를 내세워 연대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지역 정가에서는 “여론 관심을 피해 남북 정상 회담 일에 전략공천을 발표했다”며 “경쟁력 있는 후보 추천이라는 전략공천의 취지에도 벗어나면서 ‘낙하산 공천’이다”고 지적했다.

또한 “공정 경선 기회를 박탈하고 공천권을 두고 오만의 극치를 보이고 있는 현재의 민주당은 상식과 기본이 바로선 나라구현에 애쓰시는 문재인대통령의 국정기조와도 맞지 않게 가고 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한편, 광주·전남 민주당 후보 경선 과정을 전후 해 나온 잡음 등으로 전남 곳곳이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특히나 이목이 집중됐던 해당 지역들의 민심이 이번 6.13 지방선거에서 어떻게 표출될 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김영란 기자 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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