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위가 얼마 남지 않았다. 올해는 연휴마저 길고 정부가 특별휴무마저 지정해준 탓에 10일이라는 긴 연휴를 맞이했다.

이럴 때 뒷산에 올라 달구경이라도 가볼 일이다. 하지만 기나긴 연휴에 지친 사람들이 나올 것 같다.

이런 때 롯데갤러리에서 작가들이 그린 달구경을 가보자. 우리 일상 안에서 상서로운 존재인 달을 소재로 한 가을마중 전시회가 9월 23일부터 10월 24일까지 한달 여간 열린다.

이번 전시에는 노신환, 박일구, 박정용, 신호윤, 이종구, 임남진, 임현채, 장용림, 정선휘, 조정태 총 10인의 작가가 참여했다. 서양화, 한국화, 사진, 미디어, 도자, 설치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들을 선보인다.

전시 주제 ‘달하 노피곰’은 백제가요 정읍사의 한 구절이다. 행상인 남편이 돌아오지 않자 아내가 높은 산에 올라 먼 곳을 바라보며, 지아비가 무사히 귀환하기를 달님에게 기원하는 내용이다.

달이 높이높이 올라 더욱 먼 곳을 비춰주기를 바라는 아내의 마음은 우리가 흔히 체감할 수 있는 생의 간절함이다.

신호윤_미궁산수-두개의 달_종이_100x100x210cm_2017_2

달이 가득 차오르는 정월 대보름과 한가위, 사람들은 만월을 보면서 그 밝음과 넉넉한 형태에 취하기도 하고, 더불어 달을 향해 소원을 빌기도 한다.

우리와 같은 농경사회는 달이 절기를 나누는 기준이자 신앙의 대상이었다. 우리의 음력은 지금도 농사력이자 생활력이며, 세시풍속과 같은 삶의 리듬도 달의 주기와 연관되어 있다.

달은 우리 생활의 요소요소에서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고영재 큐레이터는 “참여 작가들은 달이 차고 기우는 속성에서 인간의 희로애락, 생과 사를 투영하기도 하며 하나의 예술적 표상으로써 달이라는 소재 안에 살아가는 이야기들을 함축했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의 지향점은 달을 매개로 가감 없이 드러낼 수 있는 우리네 사람살이다. 어둠 속 만물을 더욱 밝고 그윽하게 비춰주는 달빛의 넉넉함과 진실함처럼 우리 생의 진솔한 이야기들을 이번 자리에서 느낄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한편, 이번 전시의 관람객 참여 프로그램으로 선착순 400명에 한해 ‘달맞이 보름달 그리기’를 진행한다. 문의 : 롯데갤러리 062-221-1807)

정성용 기자 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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