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금창고에서 공예작품에 대한 시대와 물성, 사람 그리고 공간이라는 네 가지의 맥락을 잇는 있음의 시간에 대한 탐방이 이루어진다. 각각의 물성이 다른 공예작품들에 대한 11명의 현대 작가들의 협업작품이라는 새로운 시도이다.

이번 <잇다.있다>展은 지난 2월 28일부터 3월 14일까지 한남동 카인드에서 열린 <혼.수>展에 이어 컴퍼니안의 두 번째 기획 공예전시이다. 단순한 전시가 아니라 관람객의 사전 신청을 받아 인천음식도 맛보는 식문화투어라는 별도의 특별프로그램도 주말에 운영한다.

문화예술기획사인 컴퍼니안(Company AHN)의 <잇다.있다>展은 인천에 소재한 옛날 소금창고였던 잇다 스페이스(itta space)에서 오는 9월 2일(토)부터 24일(일)까지 23일간 열린다. 물론 지금은 소금은 없다.

10명의 현대공예작가와 1명의 회화작가가 이번 기획전에 선보이는 모든 작품은 서로 다른 소재와 작가간의 협업으로 이루어졌다.

이번 전시의 맥락은 ▲ ‘시대’ 과거와 현재를 이어, 더 나은 미래를 있게 하다. ▲ ‘물성’ 서로가 다른 소재를 이어, 새로운 그 무엇을 있게 하다. ▲ ‘사람’ 작가와 작가를 이어, 현대공예의 길을 고민하다. ▲ ‘공간’ 우리의 역사를 담은 공간을 이어, 현대의 쓰임을 품게 하다 등으로 구성됐다.

이번 전시에 참여한 작가들은 다른 물성을 이해하고 협의해 나가는 과정에서 현대공예의 미래에 대한 고민이 적지 않았다. 그리고 특별 프로그램인 식문화 투어 <잇다.걷다>가 마련되었다.

우선은 따뜻한 목과 차가운 금속이 만나 감성의 열성을 높인다. 여기에는 신혜림 금속작가와 정희석 목작가가 눈물, 비 등으로 시간에 대한 이야기를 오브제로 선보인다. 또 이재훈 금속작가와 이승원 목수는 서재와 거실에서 사용하는 책상과 낮은 테이블에 은은한 조명을 함께 한다.

다음으로 누비와 회화가 만났다. 이 부분은 통영에 거주하는 정숙희 누비작가와 정주영 회화작가는 통영과 인천의 바다라는 공통분모 속에서 섬세하게 짜이는 누비에 바다와 돛단배를 얹어 실용성과 아름다움을 더한다.

그리고 도자와 나무의 만남은 박선영 도자작가와 양웅걸 목작가의 협업으로 이제까지 국내·외에서 선보였던 소반만이 아니라 사각나주소반과 청화호족반을 보여준다. 사각나주소반은 9월에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메종오브제와 via 갤러리에서 선보일 예정이다.

나전칠기와 옻칠, 나무가 함께 해 모던한 질감과 서로의 개성을 표현한다. 오유미 나전칠기공예가와 이화진 옻칠공예가, 배세웅 목수는 사각 트레이테이블에 스툴기능을 더해 상황에 따라 다양한 기능으로 사용할 수 있는 작품을 선보인다.

이번 전시가 펼쳐지는 잇다 스페이스는 1930년대 소금창고로 만들어졌다. 언젠가 그 쓰임을 다해 여성들의 사랑방인 한증막으로, 이후 동양서림이라는 책방으로 사용되다가 20여 년간 방치되었다.

그러다가 근대건축의 상징물인 적벽돌과 시대의 흐름을 읽을 수 있는 공간의 매력을 발견한 정희석 작가의 재생작업을 거쳐 문을 연이래 올해 두 돌을 맞이한다.

지금 이곳은 작가들의 사랑방이자 그들의 작품으로 대중과 소통하는 갤러리로 운영되고 있다.

이번 전시를 기획한 안태정 컴퍼니안 대표는 “인천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담아 이 전시장에서 하루의 선물을 선사하려는 취지이다”면서 “바다도시 인천 개항장 식문화 탐방인 특별프로그램으로 <잇다.걷다: 시대를 잇다, 인천을 걷다>를 추가로 기획했다.”고 말했다.

<잇다.걷다>는 인천골목문화지킴이 대표 이성진선생님과 서울가스트로투어 대표인 강태안 식문화관광전문가가 안태정 문화콘텐츠 기획자와 뜻을 모아 함께 했다.

참가자는 근대를 이어 현재까지 축적된 역사의 흔적을 찾아 개항장의 역사문화 현장을 걸으면서 보고, 듣고, 느끼며 그 안에서 만들어진 인천 음식을 직접 맛보는 시간을 체험하게 된다.

이 특별 프로그램은 인천역을 출발하여 올림푸스호텔 야외 전망대에서 인천 전경을 한 눈에 담은 후, 차이나타운을 거쳐 신포국제시장, 신흥동, 싸리재를 걸으면서 재미나고 해박한 역사문화 해설은 물론 관련 박물관과 갤러리 등을 방문한다.

마지막으로 <잇다.있다>展을 전시한 잇다 스페이스에서 끝맺는 기획 행사이다. 전시기간 동안 총 7회가 진행되며 토요일과 일요일에만 운영된다. 참가비는 1인당 3만원으로 세시간 정도 소요된다. 오전 11시에 시작한다.

안태정 대표는 “이번 전시는 역사의 산증인인 근대건축물이 주는 공간의 힘과 그 공간 속에서 선보이는 공예작가들이 협업한 땀의 결과물인 새로운 작품의 조화로 다음 행보를 기대하게 한다.”며, “특별 프로그램 <잇다.걷다>를 위해 함께한 전문가들의 여름이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웠던 만큼 인천을 제대로 그리고 재밌게 알리는 시발점으로 삼아, 점진적으로 프로그램을 확장하고자 한다. 또한 참가자들의 만족도는 물론 반응이 좋아서 더욱 힘이 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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