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예상치 못한 여러 가지 논란에 휩싸이면 아쉬움도 남기고 있다.

28일 오전 영진위 영화관통합전산망의 집계에 따르면, 그제(26일) 97만 1565명에 이어 어제(27일) 55만 9278명 동원으로 일별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면서 총 누적 관객수 155만 2302명을 돌파했다.

영화 '군함도'는 해저로 개발된 하시마 탄광의 조선인 징용 노동자들이 일본 나가사키에 핵폭탄이 떨어진 후 전세가 불리해져 일본인이 거의 떠난 후에도 계속남아 있었던 게 사실이다. 이후 조선인 징용자들은 원폭 현장을 청소를 하러 또다시 끌려갔다.

최대 900여명으로 추정되는 조선인들은 현재 6명 정도가 생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것이 '지옥섬' 하시마, 군함도의 진실이다.

하지만 군함도는 탈출을 시도하진 못해 그곳에서 세상을 떠나거나 여전히 그곳에 살고 있었는데, 탈출이라는 상상력을 더해 새로운 ‘팩션 드라마’를 만들었다는 게 류 감독의 얘기다.

한창 나이에 고향과 생이별하고 망망대해 '감옥섬'에 갇혀 극한 노동에 시달리다 죽어나가야 했던 젊은이들이 너무 안타까워, 영화에서나마 그들을 탈출시키고 싶은 열망에서였다 한다.

따라서 영화 '군함도'을 본 관객들이 역사적 사실과 영화의 픽션 스토리를 혼동해서는 안 된다는 점에서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일단 그 점을 염두에 두고 '군함도'를 관람해야 한다.

하지만 영화 속 군함도는 실제의 그곳과 거의 비슷하게 만들어진 거대 세트로 일단 첫인상에서 관객을 압도한다. 당시 생지옥과 다름없는 환경도 실감나지만 내로라하는 스타 배우들에게 훈도시만 입힌 채 열연을 펼치게 독려하게 한 점도 관객들의 혼을 빼앗는다.

그런 점에서 탈출극 영화로서 '군함도'는 수작이 아닐 수 없다.

선과 악이 뚜렷해 보이는 이 이야기는, 점점 경계가 모호해지고 사람들의 관계도 복잡해지면서 스케일도 액션영화로서 충분히 즐길 수 있을 만큼 스펙터클하다.

그러나 관객들은 '군함도'가 개봉되기를 기대했던 건 만큼 영화 속에 '뭔가'가 담기기를 고대했다 한다. 그 2%가 빠져있다고 지적한다.

▶사진=영화 군함도 스틸

역설적으로 탈출을 가치로 내세웠다면 굳이 군함도가 아니더라도 다른 영화에서도 얼마든지 만들 수 있다는 얘기다.

탈출보다는 참혹했던 과거사로 피해를 입었던 징용자의 입장에서 대하는 역사적 진실, 나름의 시각, 혹은 감회까지를 그려냈다면 군함도가 더욱 돋보였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정작 조선인 노동자들의 고향에 대한 그리움, 성큼 성큼 자신에게 다가오는 죽음의 공포, 일제의 잔인한 만행 등을 영화와 관객이 하나 된 마음으로 공감대를 이뤘다면 뭔가 기대감을 채워줬을 게다.

그랬더라면 실제 징용자들이나 그의 가족, 역사를 잘 몰랐던 국민들의 자책과 분노가 울림으로 다가왔을 것이다. 가상의 탈출 블록버스터를 단지 원했던 건 아니었다는 얘기다.

상업영화 감독에게는 굉장히 억울할 수 있겠지만 역사를 제대로 다루지 못했다는 평가를 듣는 것은 그래서다.

군함도를 만든 감독과 관객이 이 영화를 통해 공감대로 이루면서 얻을 수 있는 서로의 감정이 서로 어긋난 셈이다.
이게 '군함도'의 가장 큰 실책이었다.

박병모 기자 기사 더보기

newstoktok@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