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운 여름 땡볕에 밭을 매던 농부들이 땀을 흘리는 가운데에도 노랫가락 부르며 즐겁게 논에서 일한다. 공동체의 삶의 모습이다.

이러한 공동체를 재현하는 서창 세동마을 들녘의 제19회 만드리 풍년제가 오는 27일 열린다.

광주 서구는 음력 7월 15일인 백중(百中) 무렵 한 해 농사 풍년을 기원하며 마지막으로 김을 매는 농경문화 가운데 하나인 만드리를 재현하는 행사를 갖는다.

풍년을 맞은 주인이 농사를 잘 지은 머슴의 노고를 위로하고 마을주민과 화합을 도모하기 위해 시작된 것으로 전해 내려오고 있다.

서구는 서창·발산·중촌마을에서 구전으로 내려온 들노래의 명맥을 잇고자 각종 사료를 검증해 1999년 만드리 풍년제를 복원했다.

행사는 풍물공연, 만드리 보존회원과 들노래를 따라 부르는 의식 등으로 치러진다.

의식이 끝나면 '농자천하지대본(農者天下之大本·농업은 천하의 사람들이 살아가는 큰 근본이라는 말)'이 새겨진 농기와 만드리기를 앞세운 일꾼 100여명이 논으로 이동해 김매기에 들어간다.

김매기를 마친 일꾼들이 황소를 타고 들노래를 부르며 마을로 들어오면 임우진 청장이 농주가 돼 술과 음식을 주고 격려한다.

가야금병창 등 공연, 대나무 물총과 바람개비 만들기, 미꾸라지 잡기 등 체험행사, 로컬푸드 장터 등이 마련된다.

서구 관계자는 "만드리는 마을주민의 화합을 다지던 풍년 기원놀이"라며 "올해 풍년을 바라는 이번 행사에 많은 주민의 참여와 관심을 바란다"고 말했다.

정성용 기자 기사 더보기

newstoktok@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