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마다 여기저기서 동시에 페스티벌을 하고 꽃으로 장식한다고 해서 문화도시가 되는 것일까.

광주시는 올들어 광주프린지페스티벌, 아트피크닉, 대인예술시장 별장프로젝트 등 10여개의 굵고 작은 행사를 거의 매주 벌이면서 1백억원에 가까운 예산을 쏟아 붓고 있다.

윤 시장은 다양한 시민축제를 통해 흥이 나는 문화도시를 지향하고 있다지만 겉보기엔 그럴싸 해보여도 전혀 그렇지 않다는 것이 광주지역 문화계 관계자들의 주장이다.

이 때문에 문화도시 광주에 대한 정책 하나 제대로 시행되지 않고 있는 것은 윤장현 시장의 책임이 크다면서 볼멘소리가 높아진다. 윤 시장이 문화도시를 아예 “팽개쳤다”는 원색적인 비난이 나올 정도다.

대표적인 사례가 문화도시의 중추를 맡고 있는 담당공무원들의 인사가 너무 잦다는 것이다.

광주시의 문화정책을 총괄하는 문화관광정책실장은 윤 시장 임기 3년 동안 1년에 한 번씩 교체됐다. 뭔가 알 쯤 되면 자리 교체가 이루어진 것이다.

실무책임자인 문화예술진흥과장은 더 심하다. 역시 윤 시장은 지난 3년 동안 6개월에 한 번씩 인사를 해 무려 6명이 그 자리를 맡았다.

이들은 다양한 문화예술 영역의 작가나 기획자들이 누구인지도 모른 채 불과 몇 사람만 접촉하다가 자리를 바꾸고 있다.

이 정도라면 윤 시장의 머리 속에는 문화예술은 아무나 하는 아무나 맡아도 할 수 있다는 것인지, 아니면 문화도시 정책보다 더 급한 게 있다는 것인지 의구심이 든다는 것이다.

더욱이 11일자로 사령장을 받는 신임 문화예술진흥과장은 이 분야에 거의 경험이 없는 인물로 알려져 더욱 그렇다는 것이다.

문화예술과장을 맡았던 모씨는 “전시장이나 음악회 한 번 가보지 못한 채 문화예술과장을 맡았다는 사실이 부끄러울 정도”라면서 “6개월마다 교체될 정도로 문화예술 분야를 천대시하고 있다는 지적을 문화계 관계자로부터 여러 번 들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과장은 “문화예술의 ‘ㅁ’도 모른 채 떠났던 것 같아 부끄러움이 앞선다”면서 “문화예술 관련부서의 책임자는 전문직으로 어느 정도 전문가가 맡아야 하는 데 그렇지 못한 채 잦은 인사로 챗바퀴 돌듯 그 자리에서 멈춘 듯한 느낌이 든다”고 토로했다.

지역 문화단체의 한 책임자는 “새로운 문화예술과장이나 문화정책실장은 한 두번 만나 인사한 뒤 제안서를 들고 찾아가면 책임자가 바뀌었거나 겨우 한 번 설명하고 나면 또 책임자가 바뀌는 등 힘만 빠진다”고 밝혔다.

여기에 덧붙여 광주지역 문화계 관계자들은 윤 시장이 꽃을 좋아하는 것은 알지만 개인적 선호를 시정에 지나치게 반영하는 것은 별로 좋은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윤 시장은 올여름 지나친 무더위를 막고 건물온도를 1도 더 낮추기 위한 방안의 하나로 건물마다 꽃이나 덩굴로 벽을 덮으면 건물온도는 낮출 수 있다고 말한다.

이는 시민원탁회의에서 나온 안건으로 전문가의 검토를 거쳐 ▲녹색더하기 ▲회색줄이기 ▲마음나누기 ▲희망키우기 등을 설정, 펼치고 있다.

또 윤장현 시장이 ‘광주형 일자리’에 몰입하고 지역경제를 살려야 하겠다는 취지는 좋지만 문화도 지역경제를 살릴 수 있는 좋은 방안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런데 문화분야는 거리에서 노래부르고 춤 추고 조그만 액세서리 같은 상품을 파는 것이 문화로 생각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는 지적이다.

정인서 기자 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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