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의 도시공원일몰제에 대한 대책이 두리뭉실하다. 구체성이 없이 막연히 국가에 요구해 보존하겠다는 등 국가의존만을 기다리는 듯해 더욱 그렇다.

윤장현 광주시장은 4일 "광주의 허파인 도시공원이 난개발되지 않도록 시민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서 최대한 보존하는 것을 대원칙으로 하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윤 시장은 이날 시청 직원을 대상으로 한 공감회의에서 "도시의 허파인 근린공원은 후손으로부터 미리 빌려 쓴 것이기에 그대로 후손에게 물려줘야 한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이 정도의 이야기는 공원에 관심있는 사람들이라면 당연지사 하는 말이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어떤 대책을 내놓았을까.

윤 시장은 "헌법 불합치된 장기미집행 도시공원을 모두 매입하는 데만 2조7천억원이 든다"며 "도시철도 건설 등 기존 부채 등을 감안하면 재정파탄에 이를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현재 진행중인 4곳의 민간공원 조성 계획은 그대로 추진할 뜻을 밝혔다.

윤 시장은 "내년 6월까지 준비하지 않으면 대책없이 사유지가 개발되는 만큼 부득이 마륵공원 등 4곳을 개발하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마륵근린공원을 포함해 광산구 수랑근린공원, 남구 송암근린공원, 광산 봉산근린공원 등 4곳을 말한다.

이 말은 공원을 공원답게 개발하자는 것이 아니라 전체면적 5만㎡가 넘는 도심공원에 대해 민간사업자가 공원의 70% 이상을 조성해 기부채납하고 나머지 30% 미만의 부지에는 공공주택 등의 시설이 가능한 ‘민간공원 특례사업’을 추진 중이다.

쉽게 말해 아파트를 짓겠다는 뜻이다. 이를 반증이라도 하듯 지난 4월 ‘민간공원추진 예정자 제안방식’으로 결정한 뒤 6월초 4개 공원 개발에 참여할 참가의향서를 접수 받은 결과 전국 95개 건설업체가 ‘러브콜’을 보냈다고 한다.

공식 제안서 접수기한은 8월 25일까지이니 실제로 얼마나 접수될 것인지는 정부의 부동산시장 대책과 맞물려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이것은 수익성을 바라는 건설업자들이 아파트를 지어보겠다는 의향을 말한다. 30%만 지어도 돈이 된다는 것에 다름아니다.

광주시는 또 올해 안으로 중앙근린공원, 중외근린공원, 일곡근린공원, 영산강 대상공원, 송정근린공원, 신용근린공원 등 2단계 6곳에 대한 사업 대상자도 추가로 선정할 예정으로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되면 공원일몰제 시행이 시민의 ‘허파’ 역할을 하고 있는 도심공원을 ‘아파트 숲’으로 변질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문화도시를 내세우는 광주시가 아파트 주거비율이 80%에 이를만큼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파트비율이 높다는 사실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이에 대한 대책은 내놓지 못할 망정 여전히 아파트 허가만 내주겠다는 꼴이어서 아쉽다.

윤 시장은 "중앙, 중외, 일곡공원 등 3대 공원에 대한 국가공원 지정을 정부에 지속해 요구할 생각이다"며 "국토부도 사유지에 대한 지자체 장기 임대와 매입 방안을 검토하는 등 다각적인 대안을 모색중이다"고 말했다. 광주에서 가장 면적이 큰 몇 개 공원만 그것도 정부에 의존해 공원으로 만들어보겠다는 정도뿐이다.

정인서 기자 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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