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로 5·18 단체와 오월어머니들이 옛 전남도청의 원형 복원을 요구하며 점검 농성을 벌인 지 300일을 맞았다. 광주민주화운동의 산 증거인 5·18민주화운동 최후 항쟁지를 후손에게 물려주고자 함이다.

광주시도 '옛 전남도청 복원을 위한 범시도민 대책위원회(대책위)'와 함께 오는 8월 말까지 최종 복원안을 만들어 정부에 제출하겠다는 계획을 세우면서, 옛 전남도청 복원을 위한 발걸음이 빨라졌다.

문재인 대통령도 제37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옛 전남도청 복원 문제는 광주시와 협의하고 협력하겠다"고 밝힌 바 있어 더욱 그렇다.

광주시와 대책위는 5월 단체, 시민사회단체들의 의견을 종합해 8월 말까지 옛 전남도청 최종 복원안을 만들어 문화체육관광부와 기획재정부, 청와대 등 중앙정부에 제출할 계획이다.

이에 앞서 지난 6월 13일 광주YMCA무진관에서 '옛 전남도청 복원을 위한 시민공청회'가 열렸다.

윤장현 광주시장은 "이날 공청회는 공간의 문제를 넘어 갈등의 내용과 그 원인을 짚어보고, 또 우리가 함께 가야 할 지향점은 무엇인지 살펴보는 자리였다"면서 "80년 5월, 윤상원 열사를 비롯한 수많은 열사들이 민주화를 외치다가 쓰러진 그 현장에서 오늘 우리는 마땅히 지켜야 할 역사, 후손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역사를 이어가고 있다."고 그 의미를 더했다.

대책위는 이달 중으로 도종환 신임 문체부장관과의 면담을 추진한다. 지난 문재인 대통령의 약속을 재확인하고 협조와 도움을 부탁할 계획이다. 필요하다면 문 대통령 면담도 추진키로 했다.

오는 8월 말까지 복원 사업계획을 확정하고 9월에는 내년 정부 예산에 복원 사업 예산이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할 예정이다.

내년 예산에 반영되는 것이 시급하기 때문에 광주시와 대책위 측은 "앞으로 1~2개월이 매우 중요하다"고 했다.

옛 도청의 원래 모습 그대로 복원하기 위한 자료조사와 수집 활동도 벌이고 있다.

광주시와 전남도, 5·18기념재단, 5·18민주화운동기록관, 전남대 5·18연구소가 '옛 전남도청 복원 보존 자료조사 및 수집 TF'를 구성해 자료와 증언을 모으고 전문가들이 자문을 구한다.

또 본관과 민원실, 별관 경찰청, 상무관 등 옛 전남도청의 내·외부에 대한 복원기초자료 조사, 민주평화교류원 공사 당시 자료 확보 등도 추진한다.

기본적인 복원 방침은 이미 세워졌다.

대책위는 도청본관, 별관, 민원실, 상무관을 5·18 사적지로서 원형 복원한 뒤 콘텐츠를 가미하고 특히 당시 상징적인 공간이었던 방송실과 상황실 등은 특화·보존키로 했다.

현재 계단과 복도 형태만 남은 도청 본관 내부는 원형 복원 후 전시관으로 활용하고 도청 별관과 민원실, 상무관 등도 원형을 복원하거나 보존한 뒤 5·18 당시 모습을 재현한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민주평화교류원의 콘텐츠 설치를 위해 이미 100% 훼손된 경찰청 본관과 민원실도 원형 복원이 추진된다. 이 건물은 민주평화교류원의 콘텐츠 공간으로 활용키로 했다.

외부 보존안은 1980년 5월 시민군의 활동을 토대로 역사적인 공간을 복원키로 했다.

현재 단절돼 있는 옛 도청 본관과 별관 3~4층, 본관과 민원실을 각각 잇는 연결 통로도 복원하기로 했다. 국립 아시아문화전당 구조변경 과정에서 철거된 이들 연결통로는 시민군이 보초를 섰던 동선, 시민군 최후의 퇴로였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방문자 센터는 1980년 당시 시민군 시신을 수습한 역사적 장소라는 이유로 철거를 요구할 예정이다.

옛 전남경찰청의 본관 경관을 가리는 LED 펜스는 철거하고, 상무관 입구를 평지화하기로 했다.

옛 전남도청 복원을 위한 범시도민대책위 관계자는 "경찰청을 포함한 사적지들은 복원하고 5·18최후의 항쟁지를 후대에 온전히 물려줘 5월정신의 심장으로 자리매김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책위는 점거 농성 300일을 맞아 3일 옛 전남도청 별관 1층에서 '5·18최후의 항쟁지, 옛 전남도청을 위한 농성 300일 맞이 보고 및 결의대회'를 열 예정이다.

5월 단체와 오월어머니들은 방송실·상황실·총탄자국 복원 등 옛 전남도청의 원형보존을 요구하며 지난해 9월7일부터 이날까지 300일째 천막 농성을 벌이고 있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건립 확정 이후 5월 단체와의 갈등 주요 일지

◇2002년
▲9월9일 =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건립 옛 전남도청 일원으로 확정
▲12월14일 = 노무현 당시 대통령 후보 '광주 문화수도 육성' 공약 발표

◇2008년
▲2월17일 = 옛 전남도청 별관 보존을 위한 공동대책위 천막농성 돌입
▲6월10일 =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건립공사 착공

◇2009년
▲6월24일 = 도청 별관 일부 존치 합의 및 5월 단체 천막농성 해제

◇2015년
▲9월4일 =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부분 개관
▲11월25일 =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공식 개관(민주평화교류원 제외)

◇2016년
▲9월7일 =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아태(아시아-태평양)지역위원회 센터 개소식 항의, 5월단체 등 옛 전남도청 보존을 위한 천막농성 돌입
▲9월30일 = 5·18 최후항쟁지, 옛 전남도청 보존을 위한 범시민대책위원회 출범
▲10월25일 = 옛 전남도청 보존을 위한 내부 토론회
▲10월27일 = 옛 전남도청 보존 범시도민대책위원회 기자회견

◇2017년
▲1월5일 = 옛 전남도청 보존 대책위원회 보존연구팀 1차 회의
▲1월9일 = 옛 전남도청 보존 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단 회의
▲1월23일 = 옛 전남도청 보존 대책위원회 보존연구팀 3차 회의
▲2월20일 = 보존연구팀 4차 회의
▲4월7일 = 대책위 4차 위원장 회의, 최종 복원(안) 결정
▲5월18일 = 제37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문재인 대통령 '전남도청 복원' 언급
▲5월25일 = 광주시, 옛 전남도청 복원 지원팀 구성
▲6월13일 = 옛 전남도청 복원을 위한 시민공청회
▲6월26일 = 옛 전남도청 복원 보존 자료조사 및 수집 TF 구성
▲7월3일 = 도청 농성 300일

정인서 기자 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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