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대에서 지난 5월 장미축제 때 열렸던 시민바자회에 대한 경찰의 내사가 진행 중이다.

광주경찰청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5월 19일부터 26일까지 8일간 열린 제15회 조선대 장미축제 때 외부 시민단체에서 주최한 ‘시.도민과 함께 하는 장미바자회’가 티켓 및 현장 판매 등 1억여원 이상의 매출을 올린데 대한 사후관리의 투명성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바자회는 7만2천 조선대 설립자들의 정신을 되살려 다시 조선대 부흥을 꾀하자는 조선대의 ‘CU Again 7만2천 프로젝트’에 가정형편이 어려운 조선대 학생들에게 장학금과 생계비를 지원하자는 취지로 추진됐다.

이 바자회는 이윤정 오월민주여성회장의 제안으로 조선대 강동완 총장이 받아들여 조선대 직원 가족과 시민단체 등이 '시민바자회'를 구성해 행사를 벌였다.

이 바자회에 시민단체와 자원봉사자들이 뜨거운 여름날씨에 매일 30여명이 하루 10여시간씩 봉사활동을 했고 바자회 수익금이 3천만원에 달했다. 바자회측은 이 수익금을 조선대와 함께 모금활동을 펼치고 있는 광주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전달키로 했다.

지난 5월 31일 조선대 3층 회의실에서 전달식이 열렸고 강동완 조선대 총장, 이윤정 오월민주여성회 회장, 이남호 시민바자회 총괄본부장, 김상균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무처장 등이 참석했다. 구체적인 내용이 사진과 함께 보도자료로 언론사에 뿌려졌다.

그러나 전달식만 열렸을 뿐 실제로 돈은 전달됐는가의 여부는 이번 행사에 관련된 기관과 단체마다 말이 달라 수익금 정산이 제대로 이루어졌는지 조차 의혹의 여지가 있다.

17일 만난 시민바자회 관계자는 “이 바자회는 그동안 조선대를 후원해온 40여명의 관계자들이 조선대 발전기금을 시민참여형으로 조성하기 위해 의견을 모은 것이다”면서 “그동안 정산이 완료되지 않아 입금하지 못했는데 지난 16일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1천만원, 조선대에 2천만원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 말대로라면 16일에야 정산이 이루어진 셈인데 지난달 31일 전달했다는 3천만원의 수익금은 어떻게 정산했느냐는 것이다.

조선대 대외협력처 관계자는 “지난주에는 입금되지 않았고 이번주에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1천만원이 전달될 예정이고, 조선대에는 2천만원이 입금됐다”고 밝혔다.

이 말대로라면 지난 16일 입금했다는 바자회 관계자의 말이 거짓이 되는 셈이다.

19일 만난 사회복지공동모금회 관계자는 “우리는 (3천만원)기금약정식인 줄 알고 있었고 31일 참석해달라는 요청을 받고 갔을 뿐이다”면서 “기금이 입금됐는지의 여부에 대해서는 개인정보이기 때문에 알려줄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큰 돈을 기부받는 공식행사라면 양 기관간에 먼저 합의를 통해 ‘전달식.약정식’과 같은 명칭 등에 정확하게 신경쓸 일인데 행사는 ‘전달식’었는데 실제로는 ‘약정식’이었다면 조선대측이 거짓 홍보한 셈이 된다.

더욱이 행사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3천만원 전달식이었지만 바자회와 조선대의 관계자에 따르면 결국 1천만원만 전달된다는 것이다.

당시 사회복지공동모금회측은 시민바자회에서 조선대학교 성금으로 1천만원이 들어올 것인지, 3천만원이 들어올 것인지에 대해서도 알지 못하고 있었다.

22일 만난 조선대 노조 관계자는 “이번 바자회가 대학 행사인지, 시민단체 행사인지 분간하기 어려울 정도로 행사가 진행됐다”면서 “바자회측에서 직원들의 봉사활동을 요청했으나 대학 공식바자회가 아닌 외부단체 행사여서 근무시간 중에 해당되어 참여하기 어렵다”는 뜻을 전달했다는 것이다.

노조측은 “시민바자회 명목으로 이루어진 대학과 병원 등에 3천만원이 넘는 티켓판매도 강제로 이루어진 측면도 있고 자원봉사 명목으로 병원 직원들이 동원된 흔적도 있어 수익금에 대한 정확한 회계 결과를 밝혀주길 바라고 있다”면서 “이 바자회에 대학 총장 부인, 이공대 총장 부인, 병원장 부인, 치과병원장 부인 등이 참여하고 있어 사실상 ‘위계에 의한 업무지시’와 같은 효과가 있어 직원들이 거절하기 어려운 면이 있다”고 주장했다.

조선대 대외협력처 관계자는 “이유야 어떻든 시민단체 행사라 할지라도 조선대 발전기금을 모금하겠다는 바자회 행사인데 우리가 나몰라라 손놓을 수 없어 저의 개인적인 부탁을 통해 4~5명의 처장단 사모님과 교수 사모님이 봉사활동에 참가했다”면서 “병원장에게 부탁해 자원봉사활동 관계자들이 금요일 오후부터 일요일까지 봉사활동을 한 것으로 안다”면서 고 밝혔다.

시민바자회와 함께 전남지역특산물 판매도 함께 열렸는데 이들 행사를 위해 조선대측은 텐트와 전기, 물 등을 지원했을 뿐 일체의 직원 동원은 없었고, 어차피 식당에 가서 밥을 사먹거나 물건사는 것을 바자회 행사를 이용해주면 서로 좋겠다는 뜻을 전달했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조선대 내 티켓판매 분에 대해서도 대학을 위한 일이니까 대학직원들도 나서서 어느 정도 사줘야 한다는 생각에 직원들의 참여를 부탁했다고 덧붙였다. 시민바자회의 요청으로 조선대 1천3백만원, 조선대병원 1천만원, 조선대치과병원 1천만원의 티켓판매가 이루어졌다.

그러나 조선대 티켓판매대금의 일부가 대외협력처 직원의 개인통장으로 입금되어 시민바자회로 전달된 것으로 알려져 업무상 배임 등의 문제도 지적되고 있다. 이에 대해 이 직원이나 시민바자회 관계자는 절대로 개인통장을 이용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조선대와 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올해 1억원의 성금 모금을 목표로 1월 3일 조선대학교 저소득층 학생 및 생계비 마련을 위한 연합모금 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정인서 기자 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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