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대 법인 사무실을 빼앗긴 지(?) 한달 반여 되어 가면서 업무가 30% 정도밖에 진행되지 않아 대학 등 운영에 어려움이 있다며 눈물의 호소를 하는 글이 도착했다.

이른바 조선대 민주동우회라는 단체가 대학보노간 앞 천막농성이 3개월여에 법인 사무실 점거가 1개월 반이 되고 있어 정상적인 업무수행이 어렵다며, 조만간 비상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공권력을 요청하겠다는 것이다.

또 총장과 교수평의회도 대학을 위해 헌신하겠다고 밝힌 바 있듯이 가교 역할을 해달라는 적극 중재를 부탁드렸다.

그리고 현재 대학 내에서 논의되고 있는 몇 가지 사안에 대한 개인적인 입장을 내놓았다.

공익형(공영형) 이사제의 실현 가능성, 법인 이사장의 판공비 사용, 매년 100억 적자라는 현실, 대학의 자력갱생의 가능성, 합법적 수단을 통한 대학의 존립 등을 이야기했다.

조선대 구성원들은 지금 '나 몰라라' '어떻게 되겠지'하는 주인 없는 대학의 현실을 보여주고 있다. 서로 구성원 단체간의 명분을 따지거나 눈치만 보면서 현실적인 문제에는 내로라하는 것으로 보인다.

지역 사학의 대표적인 대학이 이같은 추태를 부리는 것은 대학의 총장과 교수평의회장 등의 책임이 크다는 지적이다. 하루빨리 사태가 해결되어야 한다는 지역 여론을 무시해서는 안될 것이다.

백정훈 조선대 법인 사무처장의 글을 전재한다.

법인 사무처에서 구성원들께 드리는 글

법인 행정 업무 마비로 인해 산하 중·고등학교, 대학교, 병원 업무에 지장을 초래하게 된 점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법인 사무 업무 정상화를 촉구하면서 구성원 모두에게 양해를 구하고자 합니다.

먼저 민주동우회에 협조를 구합니다. 민주동우회의 천막 농성이 시작 된지도 3개월이 다가오는 시점에서 아직까지도 그 짐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하고 있음에 법인 사무처장으로서 안타까움과 죄스러움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번의 법인 점거 사태가 법인 이사회 구성과 관련한 일임을 너무도 잘 알고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5월10일 이후 한 달 반여가 지나가는 동안 법인 사무처 사무 공간이 폐쇄되어 근로의 권리가 침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인내하고 기다려왔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더 이상 사무 업무 마비 사태를 방치할 수는 없습니다. 오는 6월22일 이전까지 조건 없이 사무실을 정상화 해 줄 것을 정중히 요청합니다. 그리고 이사회도 더 이상 외부가 아닌 학교 내에서 개최되어질 수 있도록 협조해 주십시오. 어느 누구도 신성한 근로의 권리를 침해할 권한은 없습니다.

지금 법인의 업무는 약 30%정도 가동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법인은 이사회만을 보좌하는 곳이 아닙니다.

산하 중·고등학교, 대학교, 병원에서 올라오는 교육용 기본재산과 법인의 수익용 재산관리, 그리고 80여개 이상의 건물과 땅을 관리함에 있어서 발생하는 각종 안전관리, 매매 관련 계약서의 체결, 그리고 이러한 업무와 관련한 사전 허가와 사후 보고를 위한 한국사학진흥재단, 교육부 등의 관련 법령에 근거한 업무처리 등 수많은 법률적 행정행위들이 이루어지고 있고, 이 모든 원본 서류들이 금고와 법인 사무실에 보관되어 업무 처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급하게 가지고 나온 몇몇 서류들을 제외하고는 모두 법인에 보관되어 있기 때문에 만일 예고해 드린 날 까지도 비정상화가 계속된다면 저희들로서는 비상의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음을 깊이 이해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총장님과 교수평의회 의장님께 협조를 구합니다. 민주동우회와 구성원 대표들은 현 2기 이사들이 구성원이 원하는 이사들을 임명 한 후 모두 물러나라고 하고 있습니다. 이사들은 3기 이사 선임에 대하여 사립학교법과 정관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어느 정도의 권한은 행사하려고 합니다.

이러한 민감한 시기에 학교를 대표하는 분들이 임시이사 파견만을 기다리는 듯한 태도를 취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이럴 때 일수록 이사회와 구성원 대표들이 함께 만나서 이견을 좁힐 수 있도록 중간 역할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총장님과 교수평의회 의장님은 만사를 제쳐 놓고서라도 가교 역할을 해 주실 것을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아울러 총장 선거 때 대학을 위해 헌신하겠다고 하시던 총장 후보님들께서도 총장님과 함께 적극 중재에 나서주실 것을 간곡히 요청 드립니다.

다음으로 구성원 여러분들과 함께 몇 가지 정보를 공유하고자 합니다.

첫째로, 공익형(공영형)이사제와의 관련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단순히 이사 몇 명 교체하는 문제가 아니고 우리대학의 정체성을 재확립하는 매우 중차대한 문제이고, 입법화와 구성원의 동의를 얻어내야 하는 등 시간과 노력이 매우 많이 소요되는 사안입니다.

현재 우리나라 대학은 사립, 국립(시립 포함), 국립대학법인으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국립대학법인은 서울대학교와 인천시립대를 거쳐 국립대학 법인이 된 인천대학의 경우가 있고, 문재인 정부의 교육공약에 공익형 이사제 도입 부분이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에는 모두 정부의 재정지원이 전제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인천대학의 경우처럼 시립화를 먼저 거칠 경우 광주광역시의 재정지원이 필수적인데, 현재 시의 재정 상태로는 거의 불가능한 상태입니다. 그

리고 시립화든 국립대학 법인화든 일단 학생과 학부모들의 기대치가 있습니다. 최소한 공익형 체제로 전환되면 반값 등록금 또는 인근의 전남대학 수준의 등록금 수준으로 내려가리라 기대할 것입니다. 따라서 대학원을 제외하더라도 매년 700억 원 이상의 재정지원이 있어야 실질적인 공영화를 이루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인천대학의 사례를 살펴보면, 1979년 공과대학으로 시작하여 종합대, 시립대를 거쳐 2006.04.03인천대학교 국립대학 특수법인 양해각서가 체결되었고, 7년 후인 2013.01.18에서야 비로소 국립대학법인 인천대학교가 출범하였습니다. 많은 시간 동안 시행착오와 구성원들과의 갈등을 겪었고, 30~40%의 교수와 직원들이 구조조정 되는 아픔도 겪었습니다.

따라서 우리 대학도 이러한 공익형 대학으로의 전환이 이루어지려면 그리고 인천대학의 경우에서처럼 반드시 구조조정이 뒤따른 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많은 시간 동안 함께 구성원들의 공감대를 형성해야하고, 체계적인 준비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두 번째로, 이사장의 판공비와 관련입니다. 현재 이사장은 구성원들로부터 판공비를 횡령한 파렴치범으로 몰려 있습니다. 그리고 이와 관련한 언급은 순수한 법인 사무처장 개인의 사견으로 올리는 것임을 양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한 때 이사장 퇴진 운동의 선봉에 섰던 사람으로서 그리고 30여 년 동안 행정 업무를 전담한 행정가로서,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결코 불법한 돈은 아니었음을 밝히고 싶습니다. 만일 놀고먹는 부당한 돈이었다면 제가 먼저 나서서라도 그 부당함을 제기했을 것입니다. 지금 행정 소송으로 법리적 다툼을 벌이고 있는 사안이기는 하지만, 이사장 개인이 제기할 소송이 아니라 법인 차원의 대응이 있어야 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교육부 지적 이후 2016. 1. 1이후 지금까지는 이사장을 포함한 어떤 이사들에게도 일체의 보수를 지급하지 않고 있으나, 향후 3기 이사장이 선임 되어도 무보수로 근무하여야 하는 상황이어서 심히 우려되는 바가 큽니다.

법적 다툼의 요지는 두 가지로 요약될 수 있습니다, 하나는 과연 이사장이 당연직 상임이사에 해당되느냐 하는 문제이고, 두 번째는 보수를 받을 수 있도록 되어 있는 상임이사의 처우가 판공비로 지급될 수 있느냐 하는 문제입니다.

저의 생각으로는 이사장은 당연직 상임이사로서의 권리를 갖는 것이 맞고, 다만 보수를 보수규정이 아닌 판공비 지급 규정에 산입하여 지급한 것은 잘못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그동안 감사업무를 수행해 왔던 저의 소견으로는 교육부에서 판공비 규정이 아니라 보수규정에 산입하여 지급하라고 지적했더라면 더 좋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이 판공비 규정은 7차례 개정은 되었지만, 강현욱 이사장이 취임(2010년)하기 16년 전인 1994. 3. 1에 제정된 것으로, 교육부와 감사원 그리고 법인 자체 감사에서 별문제 없이 통용되어 오던 규정이었습니다. 그리고 1988년부터 1994년 관련 규정이 정비되기 이전까지는 규정도 없이 이사장의 내부결재만으로 지급되어 왔었습니다.

또한 그때 당시의 선배들에게 질문하여 보수규정이 아닌 보수에 준하는 기관판공비를 제정한 이유를 들었습니다. 그 결과 보수 규정은 종신고용 계약에 의한 일반 직원 보수 책정을 위한 것이지만 이사장의 경우 3년이라는 기간이 정해져 있고, 따라서 기간제 혹은 계약제 임금 정도를 반영하려다 보니 부득이 판공비 지급규정으로 지급하였던 것 같습니다.

실제 보수 규정으로 지급하려면 이사장이나 별도의 추가 상임이사의 보수 책정 시에 그 동안의 경력 사항 모두를 반영해야 되고, 따라서 강현욱 이사장만 하더라도 제대로 보수를 책정하려면 최소 1억6천만 원 이상은 책정되어야 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동안의 여러 감사에서도 거의 이러한 배경 설명으로 대체되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실제 사립학교법 제26조에는 상임이사에게 보수를 지급할 수 있도록 만 되어 있고, 보수규정으로 지급하던 아니면 판공비로 지급하던 법인의 여건과 상황에 따라 지급하는 자율성이 그 동안은 어느 정도 보장 되어 왔던 것이 사실입니다.

이러한 여건에 기반 하여 강현욱 이사장에게도 그동안 정산이 필요 없는 보수의 성격으로 기관판공비를 지급하여 왔고, 또한 강현욱 이사장은 연금대상자로서 우리 법인의 보수 지급으로 인하여 그에 해당하는 만큼의 연금이 삭감되어 지급되었던 것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위 내용과 관련한 더 구체적인 소견은 별첨(1) 자료로 피력해 보았습니다.

마지막으로 구성원 여러분께 하소연 합니다.

2기 이사회의 공과를 한마디로 단언 할 수 는 없지만, 재정적자 매년 100억이라는 현실 속에서 학과통폐합과 대학행정조직 축소, 감사업무 강화 등 2기 이사회가 구성원들을 옥죄는 상황에서 결코 좋은 소리를 들을 수는 없었으리라 생각합니다. 대학 기획조정실에서 기획 예산을 담당하였고, 법인에 와서는 감사업무와 이사회 업무를 보좌하면서, 저는 오로지 대학의 재정 적자 매년 100억의 구조를 어떻게 하면 탈피할 수 있을까만을 고민하였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수많은 교직원들의 또 다른 노고와 헌신이 당연히 있겠지만, 우선 두 곳 병원(조대병원, 치과병원) 임상교수님들의 사기를 북돋아 주실 것을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우리 대학에서 유일한 수익사업 창구는 병원과 법인입니다.

비록 지금은 임상교원 전체의 26.6% 정도만 약 1억 원 이상의 재정기여를 하고 있지만, 임상 교원들이 자부심과 인센티브를 일반 개인병원 수준까지는 아니더라도 합리적으로 보상받게 만들 수만 있다면 그리고 그것을 실현할 제도적 체계만 갖출 수 만 있다면, 우리 병원의 저력으로 볼 때 충분히 수익을 창출할 수 있으리라 확신합니다. 임상교원에 대한 교비 대체 자금(50%)을 전액 병원에서 책임질 수 있는 시기가 필히 올 것이라 믿습니다.

다음으로 제가 속한 곳이어서 민망하기는 하지만 더 많은 수익 사업을 창출하기 위하여 노력하라는 의미로 법인 직원들의 사기를 높여 주십시오. 저는 법인에 와서 이사님들과 우리 법인이 법정 부담금을 100% 책임지는 정책을 놓고 토론하고 고민해 왔습니다.

아직은 미흡하지만 현재 23억 남짓의 법인 수익사업을 우선 수익용 기본재산을 최대한 활용하여 45억~50억 정도의 소득까지 2배 이상 높일 수 있도록 그 동안 그 여건 조성에 혼신을 다했습니다. 2년여 동안 자투리땅의 매각과 국유지와 사유지의 매각, 매수 조정 등을 통하여 종자돈 약 170억 원(이 금액은 대학이나 산하에 전출하여 운영경비로는 쓸 수는 없고, 법인 자산을 구입하거나 임대 수익을 위해 재투자 해야 하는 예산임)을 확보하였고, 10여층짜리 건물 2-3동을 지을 계획을 수립하여 언제든지 시행할 준비를 마쳤습니다.

지금의 수익용 기본재산 확보율 27.1%인 상황에서 임대수익으로 얻을 수 있는 최대 범위는 50억입니다. 하지만 이것만 계획대로 실현이 되어도 매년 대학에 20-30억 정도는 전출금을 확대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이제 3기 이사회에서 해야 할 일은 속히 추가 임대수익 실현을 위한 사업시행계획을 진행하여야 합니다. 그리고 여기서 멈춰서는 안 됩니다. 이제 법인도 임대소득 이외에 또 다른 사업영역을 구축하여야 합니다.

향후 약 5년여 동안 법인 소유의 건실한 사업체를 육성해야 합니다. 대학의 교수님들과 학생 자원이 법인의 투자금과 시너지를 발휘하여 100억 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코스닥 상장업체를 육성시키고, 특허기술과 기술이전사업으로 법인의 저작권료 소득을 높인다면 총수익 100억 원의 법인 수익사업 목표는 충분히 달성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여기에 새로 구성되는 3기 이사님들이 발전기금도 유치하고 본인도 기부금을 낼 수 만 있다면 금상첨화이겠지요. 아무튼 이러한 시기가 앞당겨져서 병원의 임상교수 인건비 50-60억 절감분과 법인 전출금 60-70억 원이 보태진다면, 우리 대학은 자력갱생(自力更生)이 가능한, 미래의 재정 안정이 보장된 직장이 될 수 있으리라 확신하고 있습니다.

구성원 여러분! 민주화 30여 년의 자치역량을 저는 굳게 믿고 있습니다. 합법적 수단이 비록 시간이 걸릴지라도 우리는 그 길을 가야합니다. 이사장의 권위로도 총장의 권위로도 해결하지 못하는 곳이 바로 우리 조선대학교입니다.

하지만 11개월 동안 학과와 교수와 학생들의 의견을 합의 과정으로 이끌어 내어 단 10일 만에 구 공대 1호관을 허물고 100여 군데의 연구실과 학생 공간을 이주시킨 인내의 힘을 저는 잘 알고 있습니다. 9개월 여 동안 학과를 설득하고 합의를 도출하여 비록 작지만 학과 통폐합을 이루어낸 인내의 길을 저는 직접 경험하였습니다.

평행선을 달리는 대치보다는 대화하고 합의하고 토론하는 진정한 합의 정신, 저는 그 길을 감히 천명하고 싶습니다. 이사님들도 내려놓으시고 그리고 구성원 대표들도 이사님들을 다시 설득해 주십시오. 제 경험으로 보아 지금도 결코 늦지 않았습니다. 대학이 먼저 살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도와주십시오. 감사합니다.

2017. 6. 13.

법인 사무처장 백정훈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