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기념재단이 인사, 계약, 예산 등 운영 전반에 걸쳐 조직운영이 허점투성인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민주화정신을 살려야 할 재단이 직원채용은 비정규직이나 단기계약 등 쪼개기계약으로 근로계약을 맺는 등 인력운영에 대한 아무런 원칙도 없이 집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1일 광주시 감사위원회가 발표한 '5·18재단 특정감사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재단 측은 2015년 1월부터 올해 1월20일까지 모두 50명의 기간제계약직 직원을 채용했다. 이 중 계약기간이 2년은 단 1명, 1년은 4명 뿐이고 나머지 45명은 1년 미만이다.

특히 5·18 소장기록물 정리를 위한 단기계약직을 채용하면서 짧게는 한 달, 길게는 넉 달에 불과했다.

2015년에 2차례에 걸쳐 17명이 채용됐고, 이들 가운데 12명은 계약 기간이 43일에 불과했다. 2016년에는 4차례에 걸쳐 13명이 채용됐고 단 한 명만 4개월, 나머지는 두 달을 넘기지 못했다.

DB작업의 특성상 연중 지속성이 중요하지만 이러한 점은 전혀 무시된 채 운영됐다.

시는 특정 감사 결과 12건을 적발, 기관경고를 포함 8명에 대해 신분상 조치를 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직원에게 주지 않는 연장, 휴일, 야간 수당 등 615만원도 지급하도록 했다.

지난 1월 계약직 직원 6명을 채용하면서 정원과 인력수급 계획도 없이 부실하게 진행됐다. 일부 분야는 단수 응모됐으나 재공고 절차 없이 그대로 채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1년 미만 계약직 직원에 대한 보수도 별도 규정도 없이 이사장이 임의대로 책정해 지급했다.

채용 절차도 문제다. 정원 및 인력수급 계획도 없이 채용공고가 이뤄졌고, 연구실장과 전문기록사는 한 명씩만 응시해 재공고해야 함에도 규정을 무시한 채 채용이 강행됐다. 1명을 채용하겠다고 공고한 연구행정 분야는 2명을 채용했다.

보조금도 엉터리 집행됐다. 5·18재단은 특별법 제정 후 매년 24억원 안팎의 국비지원과 별개로 5·18 역사 왜곡 저지와 5·18 전국화·세계화, 민주·인권 관련 교류사업 등을 위해 시로부터 매년 5억여원을 지원받고 있다.

그러나 시장의 사전승인도 받지 않은 채 경비를 임의 변경해 집행한 사례가 2015년 4건, 지난해에는 10건을 이른다. 또 일부 사업의 경우 당초 계획서와 달리 보조금을 집행하는 등 용도 외 집행도 적발됐다.

또 수십억원에 이르는 기본재산을 운영하면서 자체 심의 절차를 생략하고 부장급 책임자가 아닌 계약직 직원이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5·18 단체 전 간부에게 5천만원을 주고 특정 자료를 수의계약으로 구입했으나 시 기획위원회를 거치지 않았다.

이밖에 5·18 레드페스타 행사 계약업무 부적정, 일부 임직원의 청렴유지 행동강령 위반, 5·18 사료 기증 관련 사업 추진절차 부적정 등이 적발됐다.

기념재단에 대한 시의 이번 감사는 지난 1월부터 시행됐는데 2014년 이후 3년 만이다.

기념재단은 최근 계약직 직원을 채용하면서 초단기 계약을 맺거나 시간 외 수당과 퇴직금을 늑장 지급하는 등의 이유로 민원이 제기되거나 물의를 빚었다.

5·18 기념재단은 5·18 민주화운동의 정신을 계승하고 발전시킬 목적으로 지난 1994년 세워진 비영리 재단법인이다. 연간 40억원 안팎의 예산을 사용하고 있으며 임직원은 20여명이다.

정성용 기자 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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