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현장에서 근무하다가 격무에 시달리다 진도대교에서 투신한 경찰관이 있었다. 그는 2014년 4월 16일부터 두 달 넘도록 진도 실내체육관과 팽목항에서 상주했다.

그가 주로 하는 일은 희생자 시신을 확인해 유가족에게 설명해주고 가족들의 고충을 범정부사고대책본부에 전달하는 역할을 맡았다.

TV로 사고 현장과 그 뒤 희생자 수습 방송을 보던 일반 시민들도 가슴 아리고 눈물 나오는 때가 한두번이 아니었는데 현장근무했던 그의 심정은 어떠했을까.

그는 아내에게 전화로 '(희생자들이) 안쓰러워 못 보겠다'며 울며 호소하기도 했다. 충분히 그 심정이 공감이 된다.

결국 그는 사고 70여일만인 2014년 6월 26일 오후 9시 55분께 진도대교에서 바다로 투신해 숨졌다. 경찰은 당시 경위였던 계급을 1계급 특진 경감으로 추서하고 순직 처리를 추진했다.

그는 3년만에 순직을 인정받았다.

29일 전남지방경찰청은 진도경찰서 소속 고(故) 김모(사망 당시 49세) 경감의 '공무상 사망'이 국민연금관리공단으로부터 인정됐다고 밝혔다.

공무원연금관리공단은 김 경감이 생명과 재산의 위험을 무릅쓰고 직무를 수행하다가 사망한 '위험 직무 순직'이나, 직무 수행 중 사고 및 관련 질병으로 숨진 '공무상 사망' 모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지난해 6월 서울행정법원이 고인의 죽음을 업무상 재해로 판결한 데 이어 지난달 항소심에서도 같은 판결이 나왔고 공단이 상고를 포기하면서 확정됐다.

비록 자실이긴 했으나 불가항력적인 환경이 만들어낸 비극적인 순직이다. 현장에 있었던 그는 희상자들의 시신 확인과 유가족과의 만남에서 얼마나 많은 슬픔을 함께 안고 있었을지 참으로 안타까움 뿐이다.

뒤늦게라도 법원과 연금공단이 순직 처리한 것은마땅한 처사라 할 것이다.

정성용 기자 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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