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대학교 법인의 행정 마비상태가 우려되고 있다.

10일 조선대학교에 따르면 조선대학교민주동우회라는 비인가 친목단체의 대표가 이날 오전 조선대 법인 이사장실을 비롯하여 사무처와 행정실 출입문을 모두 가로 막고 업무방해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날 오전 조선대민주동우회의 박현주 회장은 ‘무능, 비리이사 전원 퇴진과 공익형 이사제 쟁취’를 이유로 법인 행정사무를 양심과 신념에 따라 무기한 정지시키고자 굵은 철사 줄로 동여매고 복도에서 농정 중이다.

박 회장은 조선대 총동창회의 요청으로 대학자치평의회가 이날 학내 게시판에 대신 올린 글을 통해 올 들어 두 차례에 걸쳐 자신의 개인 입장을 밝혔던 연장선상에서 대표의 책무를 다하겠다며 이 같은 농성에 돌입했다.

박 회장은 이번 농성으로 빚어지는 민형사상의 문제가 되는 일에 대해서는 전적으로 자신이 책임지고 처벌받겠다는 뜻을 피력했다.

박 회장은 지난달 25일 ‘무능, 비리이사들의 개방이사 추천에 대한 입장’문을 통해 “현 2기 이사회 전원퇴진과 공익이사제 쟁취는 포기할 수도, 물러설 수도 없는 시대적 요구”라면서 “(기존 이사회가) 책임과 의무를 다하지 않고 권한과 권리만 주장하고 … 끝없는 탐욕과 사리사욕만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조선대 법인 관계자는 “제가 근무한 지난 30년 동안 학내투쟁으로 총장실이나 이사장실을 상징적으로 점거한 적은 있어도 행정업무 공간까지 아예 폐쇄하여 법인 업무를 마비시키는 일은 없었다”면서 “민동이 요구하는 공익이사제는 현재 정관으로는 실현불가능하고 3기 이사 선임후 정관개정을 통해 도입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민주동우회는 대학의 공식기구도 아니고 총동창회의 일부 친목단체인데도 학교 일이 발생할 때마다 선두에서 이런 일을 벌여 이번에는 반드시 책임을 묻겠다”며 “업무방해를 이유로 공권력을 요청하려 했으나 새대통령 취임하는 날에 대학 내에 경찰이 들어오는 일이 벌어진다면 조선대의 이미지 실추가 우려되어 하루 정도 미루기로 했다”고 말했다.

2기 이사 가운데 김창훈 개방이사는 지난 2일 학내게시판에 올린 글에서 “진정한 의미의 공익이사는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재정의 일부를 책임지면서 대학경영에 참여하는 것”이라며 “공익화의 전제는 학생이나 학부모의 부담이 완화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이사는 현재의 대학평의회 등이 주장하는 지방자치단체장 중심의 공익형 이사는 명분은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상 관선이사와 다를 바 없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일이 벌어지고 있어도 조선대 대자협이나 조선대 노조에서는 적극 대응하지 않고 있다.

최철 조선대노조위원장은 “민동의 농성은 대자협이나 대학평의회와 관련성이 있으므로 노조 측에서 공식 입장을 내놓을 입장이 아니다”고 학교 업무 봉쇄에 대한 공식 입장은 없다고 밝혔다.

이봉주 조선대 교수평의회 의장도 “이 문제는 대답하기가 정말 참담하다”면서 “아직 교평임원회의를 열지 않았지만 우리가 못하고 있는 일을 민동에서 하고 있는 데 하지 말라고 할 수도 없고 적극적으로 하라고 할 수도 없는 입장이다”고 말했다.

이 의장은 “개방이사추천위원 가운데 이사회 5명 몫 가운데 3명이 구재단 이사이고 2명도 믿을 수 없어 개방이사로 구재단측 성향의 사람들을 선임할 것이 우려된다”는 점에서 이사회의 추천위원 몫을 대학평의원회로 넘겨주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사건은 조선대 3기 이사회 구성과 관련하여 개방이사 선임에 따른 추천위원회 구성에 대한 불신으로부터 비롯됐다. ‘대학 민주화 쟁취’를 이루어낸 측에서는 구재단 이사의 선임을 막아야 한다는 것이 전제조건이다.

3기 이사회 9명 가운데 개방이사 3명은 학교 밖에서 신망이 있거나 학교발전을 위해 기여가 가능한 인사로 선임하게 된다.

이를 위해 개방이사추천위원회 11명을 구성하는 경우 정관 제24조의 4에 개방이사추천위원회는 대학평의원회에 두고 추천위원은 이사회5명, 평의원회 4명, 간호-이공대학 1명, 중고등학교 1명 등이다.

이사회는 개방이사 선임이 미루어지자 교육부에 임시개방이사 파견을 요청했고, 교육부는 이사회 청문 과정을 통해 우선적으로 대학에서 개방이사 선임을 위해 5월 12일까지 개방이사 6명의 후보자를 추천하라는 공문을 보냈다는 것이다.

이날까지 대학 내에서 이사회 구성에 따른 개방이사 후보를 추천하지 않으면 교육부에서 사실상 관선개방이사 6명을 직권으로 추천해 이중 대학에서 3명을 선임하도록 조치하겠다는 것이다.

조선대학교 법인은 산하에 대학교와 이공대학, 간호대학, 중고등학교와 병원 등 여러 학교 및 병원이 있는데 현재는 법인업무가 마비상태이다.

정인서 기자 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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