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환 광주 동구청장이 자신의 비서실장을 대선 캠프에 보냈다가 경선이 끝나자 다시 복직시켜 '제멋대로 행정'을 하고 있다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김 청장의 전 비서실장 A모씨는 한 달여전 사표를 낸 뒤 국민의당 대선 후보로 출마한 박주선 의원을 외곽에서 지원하기 위해 캠프에 몸담았다. 그러나 캠프에서 실질적인 보직은 받지 않았다.

그런데 동구청이 지난달 29일 기존에 없던 대외협력관직과 공보전문관직을 신설하면서 법무규제계장과 함께 세 명의 임기제공무원(2년)을 뽑는 모집 공고를 냈다.

김 청장은 새로운 직제를 개편하면서 동구의회와 사전 협의도 거치지 않아 의회의 반발을 사고 있다. .

A모씨가 5급 대우 대외협력관직 채용 공고에 단독 지원하는 한 것은 김 청장과 사전에 묵계가 이뤄져 다른 지원자들이 스스로 응시를 하지 못하게 했다는 점에서다.

동구는 첫 채용공고 때 A씨만 지원하자 지난 8일부터 12일까지 재공고를 냈다. 추가 지원자는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A씨가 이 자리에 서류를 낸다는 것이 ‘알려진 비밀’이어서 그 자리에 아무도 지원하지 않은 것이다

이 때문에 김청장이 사표를 수리한 지 한 달도 지나지 않은 전직 비서실장을 다시 채용하는 것은 "돌려막기식 회전문 인사다. 다음 재선을 노리기 위한 사전포석이 아니냐"며 일부 의원들의 반발이 확산되고 있다.

A씨 채용에 대한 적절성 논란이 일면서 동구의회 박종균.조승민,전영원 의원 등은 18일 오전 동구청사 1층 로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의회와의 협치를 강조하던 청장은 그동안 아무 말 없다가 기자회견을 한다고 하니까 오늘에야 만나자고 연락이 왔다”면서 “지난번 부적격자의 도시국장 임명 등 김 청장이 중요 문제에 대해 사전 논의를 한 사례가 없다”고 주장했다.

의원들은 이날 ‘말로 하는 협치 누가 못하는가! 대외협력관, 공부전문관 임용을 당장 철회하라!’는 성명을 발표하고 “동구청장 비서실장의 중요한 역할을 겨우 1년여만에 헌신짝처럼 던져버리고 대외협력관 자리에 다시 유일하게 응모한 것은 의심을 살만한 행동이다”고 주장했다.

이는 동구청장이 A씨에게 선거캠프에 잠시 갔다오면 더 좋은 다른 자리를 마련해주겠다고 사전 약속한 것에 다름 아니라는 것이다. 이는 청장 입장에서는 박주선 의원에게 생색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의원들의 자료에 따르면 A씨는 지난 2013년 1월 동구청장 재선거 이후 별정직 7급으로 청장 비서실에 근무한 이래 불과 4년만에 3번을 사직하고 4번째 임용되는 기이한 기록을 갖고 있다.

이에 대해 김성환 청장은 18일 '광주 동구의회 더불어민주당 의원들 주장에 대한 동구청장 입장'이라는 해명자료를 냈다. 그동안 의회와 소통하지 못했다는 사안에 대해 앞으로 임의적 사안도 얼마든지 협의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김 청장은 대외협력관 1,2차 공모에서 A모 전 비서실장이 지원하게 되었고 단독응모해 절차에 따라 면접 후 선발했다고 강변하면서 규정상 구청장 고유의 영역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김 청장은 의회에 설명하지 않았다는 주장에 대해 "다소 늦었으나 구청 자치행정국장이 17일 오전에 의원에게 설명했다"고 궁색한 변명을 늘어 놓았다.

대외협력관직의 역할이 국회·의회·정당·사회단체 등과의 업무 협력, 의정 활동 등을 지원하는 자리여서 김 청장과 ‘코드’가 맞고 정무적 비서 역할을 해야하기 때문에 사전 내락이 없으면 사실 지원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A씨는 퇴직하기 전부터 박주선 캠프에서 선거지원을 한 뒤 다시 동구자원봉사센터장으로 돌아온다는 소문도 파다했었다. 현재 자원봉사센터는 센터장 없이 사무국장 대행체제로 운영 중이다.

실제로 A씨는 지난달 21일 사표가 수리가 된 때를 전후해 지인들에게 “박주선 국민의 당 대통령 후보를 돕기 위해 공직 사퇴를 했습니다”는 내용의 문자를 보낸것으로 알려졌다.

A씨 말대로 그는 14일 홀로 대외협력관 채용 면접에 참여했고 17일 채용이 확정되어 비서실장 사표 수리 후 28일만에 복직된 셈이다.

동구 주민 J모씨는 "탄핵정국 때 국정을 농단한 뒤 끝에는 최순실이 있었듯이 A모씨가 비서실장으로 재임할 시엔 김 청장 위에 실장이 버티고 있다는 소문을 들었다"며 "중앙행정을 누구보다 잘 안다며 구청직원들의 능력을 비아냥 거렸던 김 청장의 인사행정에 적절성 논란이 일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이형석 기자 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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