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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 입찰행정 아직도 '구린내'

‘금남로 시민정치 페스티벌’특정업체 선정 반발일자 재공고...업체 작가를 심사위원으로

작성 : 2017년 04월 13일(목) 19:54 가+가-

광주시가 시민 중심의 각종 축제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일부 용역업체 선정이 투명하지 못하다는 지적이다.

광주시는 5월 21일 시민의 날 행사인 ‘금남로 시민정치 페스티벌’을 비롯해 중외공원의 ‘아트피크닉’, 금남로의 ‘프린지페스티벌’, 예술의 거리에서 ‘어여쁘다 궁동’, 대인예술시장의 ‘별장’, 남광주시장의 ‘밤기차야시장’ 등 각종 축제가 준비 중이거나 진행되고 있다.

봄부터 연말까지 주말이면 ‘광주는 축제중’이라는 말을 들을 만큼 다양한 축제를 마련해 시민들은 물론 광주를 찾는 관광객들의 발길을 잡기 위해 노력 중이다.

그러나 일부 축제의 경우 선정업체를 뒤늦게 취소하고 재공고를 준비 중이거나 심사위원 평가가 미달했지만 일정상의 이유로 수정 보완한다는 단서를 달아 업체를 선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광주시 담당자, 평가 심사위원 등의 도덕적 해이가 겹치는 등 축제 행사를 벌이고 보자는 식의 무리한 진행이 문제라는 것이다.

오는 5월 20~21일 치러지는 ‘제52회 광주시민의 날 금남로 시민정치 페스티벌’ 행사 대행 용역은 3억원(예정가 2억7천만원)에 지난 3월 15일 입찰 공고를 냈다.

여기에 4개 업체가 응찰을 했고 지난 4일 프리젠테이션을 거쳐 서류심사와 기술평가 등을 통해 A업체를 선정했다. 이날 심사는 7명의 심사위원이 참여했다.

이날 선정된 A업체 제안서의 여러 프로그램 가운데 샌드애니메이션 프로그램이 들어있었고 이 분야의 감독을 맡은 B작가가 이날 심사위원으로 직접 참여했으나 이를 확인하지 않은 채 심사가 진행되었다.

해당 B작가인 심사위원은 당연히 제척사유가 되는 데도 아무 말 하지 않았다.

광주시 해당 부서의 관계자는 “이벤트 업체나 참여 심사위원들의 관계성을 사전에 알 수 없는 데다 심사 당일에도 심사위원들이 지적하지 않아 점수대로 업체를 선정하게 됐다”면서 “다른 업체가 등기로 이같은 내용의 이의제기를 해와 뒤늦게 파악하고 12일 업체 선정의 취소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A 업체의 용역 본 제안서 62쪽에는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던 B작가의 이름과 분야, 사진까지 크게 실려 있었다.

광주시 관계자는 “본 제안서에서 미처 발견하지 못했고 이를 알았더라면 B작가를 심사위원으로 참여시키지 않았다”면서 “프리젠테이션 자료인 요약제안서에는 본 제안서에 있는 B작가의 사진과 이름이 빠져 있었다”고 해명했다.

결국 담당자는 본 제안서를 제대로 보지 않았다는 점을 스스로 밝힌 것이다. 또 이날 나머지 6명의 심사위원들도 심사에 참여한 B작가의 인적사항이 실려 있는 A업체의 본 제안서를 제대로 보지 않았던 셈이다.

하지만 업계 관계자들은 “심사위원들이 본 제안서를 제대로 보지 않고 심사를 했다는 자체를 납득할 수 없고, 이는 알고도 모른 척 했을 것이다”는 반응이다.

시 관계자는 “일단 선정된 A업체에 대한 취소공문을 보낼 예정이다”면서 “조만간 재입찰공고가 나갈 예정이다”고 말했다.

그런가하면 지난 8일부터 중외공원에서 시작된 ‘2017 아트피크닉’도 심사과정에서 부적합 판정을 받았으나 다른 신청업체가 없는 데다 일정상의 이유를 들어 무리하게 업체 선정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행사를 진행하고 있는 C업체는 아트피크닉 행사 용역업체로 단독 신청했고 1차 심사에서 탈락했다. 재공고가 나간 뒤 또 C업체만 단독 신청해 2차 심사에서 전체적인 평가 점수가 낮았으나 진행부서에서 일정상의 이유를 들어 3차 공고가 어렵다는 입장을 내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심사위원들은 다양한 지적과 수정사항들을 제시하고 C업체는 이를 보완하면서 행사를 진행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지난해 아트피크닉을 감독했던 D씨는 “개인적인 이유로 한달여 해외에 다녀오는 등 사전에 입찰정보를 알지 못했다”면서 “광주시로부터 저에게 한 통의 문의전화나 문자를 받은 사실이 없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아트피크닉 평가가 대체로 좋은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2차 공고 때는 최소한 지난해 감독에게 사정을 물어보거나 상담 내지는 심사위원 선정도 하지 않은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일련의 사건에 대해 양림동에서 활동하는 한 문화기획자는 “심사위원에 참여한 B작가의 양식, 행정담당자의 무리한 진행, 광주시가 일회성 이벤트를 통한 예산낭비 등 곳곳에서 도덕적 해이의 결과이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