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의 자서전을 놓고 윤장현 광주시장과 광주시의회, 5·18단체를 "5·18학살에 대한 책임을 부정하고 회고록을 통해 역사에 대한 패악질을 멈추지 않고 있다"는 날선 비판들이 이어지고 있다.

윤장현 광주시장은 3일 성명을 내고 “부창부수라더니 광주 학살의 주범 전두환 부부가 잇따라 5‧18을 폄하하고 광주시민을 모독하고 있다”며 “발포명령은 아예 존재하지도 않았다면 5.18로 희생된 광주시민은 누가 학살했단 말인가, 뻔뻔하기 짝이 없는 궤변이 아닐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 시장은 “전두환은 5.18광주민주화운동 당시 무고한 양민을 학살하고 정권을 찬탈한 죄로 1심에서 사형을 받은 장본인이다”며 “설사 정치적으로 사면을 받았다고 하더라도 그 잔혹한 범죄사실까지 사라진 것은 아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전두환 부부는 자중하기는커녕 분수도 모르고 자서전을 출간하면서 5.18의 피해자라니, 양민학살은 없었다느니, 발포명령은 존재하지도 않는다느니 망언을 쏟아내 광주시민의 명예를 훼손하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그는 또 “우리는 응징하지 않은 역사가 얼마나 국기를 문란케 하고, 국민들을 혼란케 만드는지 전두환 부부를 통해 제대로 학습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또한 윤 시장은 “전두환은 자신에게 씌워진 학살 주범 굴레가 억울하다면 능구렁이처럼 담 뒤에 숨어서 오월의 역사를 왜곡하고, 광주시민을 모욕하지 말고 지금이라도 당당하게 나와서 역사의 심판대에 서라”고 요구했다.

광주광역시의회도 최근 발간한 전두환 전 대통령의 회고록에 대해 ‘역사의 철퇴를 맞은 망령된 자의 궤변’이라고 평가절하했다.

광주시의회는 4일 성명을 내고 “대검에 찔리고 총알에 뚫려 문드러진 심장에 대못을 박는 전두환과 그 악당이 아직도 이 땅에 존재한다는 것을 도저히 묵과할 수 없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시의회는 또 “1980년 5월 광주는 군부세력에 의해 참혹한 학살을 당했고 학살의 중심에는 희대의 살인마 전두환이 있었다”며 “그로부터 37년이 흐른 즈음 쿠데타 권력에 죽음으로 맞선 광주가 심한 모욕을 당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시의회는 전두환은 회고록을 통해 "광주의 비극은 자신과 전혀 관련이 없고 발포명령도 존재하지 않았다는 변명을 일삼고 있다”면서 “그동안 5·18진실규명에는 함구하다가 이제와 본인은 희생양이라며 ‘핍박받는 예수’를 연상시키는 궤변을 서슴지 않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들은 이어 “전두환의 회고록은 후안무치를 넘어 인면수심의 기록이자 인간이기를 포기한 자의 패륜행위이다”면서 “민주화세력에 굴복해 법정과 역사에서 단죄를 받을 때엔 뉘우치는 척하다가 근래 들어 극우파쇼세력들이 최후의 발악을 하자 전두환은 이에 동조해 날뛰며 망발을 자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전두환은 내란죄로 무기징역인 종신형을 받았다 사면을 받았으면 죽는 순간까지 입을 닥치고 반성과 참회의 시간을 보내야 할 전두환이 회고록을 통해 5·18민주화운동을 ‘폭동과 사태’라 부르고 당시 학살이나 발포명령은 없었다며 인면수심의 궤변을 일삼으면서 자신이 5·18의 희생자로 십자가를 지고 있다고 표현하는 것은 정신착란 증상이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시의회는 “사악하며 무도하고 패륜적인 세력들이 다시는 이 땅에서 준동하지 못하도록 뿌리를 뽑기 위해 우리 광주는 민주세력으로 정권교체와 대한민국의 민주화를 향해 일치단결해 매진해 나갈 것이다”고 밝혔다.

또 5·18기념재단과 5월 3단체(5·18 유족회, 부상자회,구속부상자회)는 4일 논평을 내고 "12·12군사반란 하극상의 주도자이자 5·18내란학살 주범인 전두환이 회고록을 통해 치졸한 변명 일색의 망발을 늘어놓았다"며 이같이 밝혔다.

단체는 "그의 회고록 어느 곳에서도 인간으로서의 최소한의 양심은커녕 내란의 수괴, 반란군의 우두머리로서 있을 법한 최소한의 결기와 책임감조차도 발견할 수 없다"고 질타했다.

또 "5·18 광주학살을 통해 권력을 잡은 전 전 대통령과 그의 추종자들은 자신들의 행위를 애써 감추려하면서 역사의 죄인이라는 사실마저도 부정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특히 "회고록이 아닌 참회록을 통해 5·18 희생자와 광주시민에게 용서를 구해야 할 자들이 마지막 기회마저 스스로 차버리고 있는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죄가 차고 넘침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행위를 고백하지 않고 죄를 뉘우치지 않는다면 우리 5·18관련 3단체와 5·18기념재단은 전두환 일당이 비겁한 언어로 혹세무민하지 못하도록 응징할 것"이라고도 했다.

끝으로 "우리는 새정부와 협력해 정부차원의 5·18진상규명 작업을 진행해갈 것"이라며 "전두환과 같은 망발을 결코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인서 기자 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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