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대 제3기 이사회는 교육부가 지정하는 임시이사가 파견될 우려가 높아졌다.

법인 이사회는 정관 등 규정을 내세워서, 조선대 대학자치운영협의회(대자협)는 개방이사 선임권한을 몽땅 넘겨달라는 요구가 팽팽히 맞서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상 마지막 이사회로 여겨졌던 제3기 이사회 구성을 위한 조선대 법인 이사회가 23일 열릴 예정이었으나 대학 구성원들의 저지로 무산됐다. 대자협 관계자들이 회의장 진입을 막았기에 그렇다.

조선대는 '주인없는 대학'이다보니 물리적인 힘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려는 풍토가 만연해 있다. 이사회는 이사회대로 대자협이나 조선대 민주동우회(민동)은 자기들 입맛대로 대학을 좌우지하겠다는 모양새다.

임기 끝난 제2기 이사회는 이날 오후 대학 내에서 제3기 이사회 개방이사 추천위원 선임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었다.

이사회 관계자는 그동안 개방이사 추천위원회를 구성하기 위해 정관과 지난 2기 개방이사 선임 등의 절차에 따라 11명의 추천위원을 구성하기 위해 이사회에서 5명을 추천하고 과반수가 넘는 6명을 대자협 등에서 추천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이사회가 지난 1월초 개방이사추천위원 5명을 선임해 대자협에 통보했다. 대자협은 이들 5명이 편중된 인사라며 개방이사 추천위원 11명의 권한 위임을 다 달라며 요구해 맞서고 있는 상황이다.

이사회 관계자는 개방이사 선임권한 위임이 법인 정관에 위배된다며 이를 거부해 왔다. 따라서 이사회에서 정관 등의 규정을 바꾸지 않는 한 어렵게 됐다.

정원 9명의 이사회는 현재 7명이다. 이사 2명의 중도 퇴임으로 정이사 6명 중 5명, 개방이사 3명 중 2명 뿐이다.

현 이사 7명 가운데 모든 의사결정은 5명 이상 찬성해야 통과될 수 있으나 대자협 등은 구법인 이사 3명의 반대로 공익형 이사나 개방이사 선임 등이 진행되지 않고 있다는 판단이다.

이사회에서 정이사 1명을 먼저 충원하면 될 것으로 보이나 규정상 개방이사 1명을 먼저 선임해야 정이사도 선임할 수 있다.

이에 대해 조선대 한 구성원은 "대자협측이 요구하는 개방이사 선임 추천권은 구법인이사 3명이 아직도 현존하고 있는 마당에 개방이사만이라도 공정한 인물을 모셔오기 위한 것으로 보여질 수 있지만 또 한편으로 대자협의 입맛에 맞는 인물을 데려오겠다는 것도 배제할 수 없다"고 의견을 피력했다.

대차협측은 또 개방이사 외에 새로운 방식의 국민공익형 이사회 도입을 요구했다. 이들은 23일 오후 이사회가 열리기 전에 조선대 본관에서 '국민공익형 이사제 관철을 위한 대자협 결의대회'을 열고 제2기 법인이사회의 연임을 반대하고 공익형 이사회를 구성할 것을 촉구했다.

대자협은 이날 오후 2시에 열리는 법인이사회 회의를 개최하기 전에 '국민공익형 이사회' 수용에 관한 이사회와의 공식회의를 요청했다. 이봉주 대자협 의장을 비롯해 교직원노조, 민주동우회, 총학생회 등 대학 구성원이 참석해 각 단체의 의견을 밝혔다.

민동 또한 공익형이사회 구성을 촉구하며 이날부터 대학 본관 현관 앞에서 무기한 천막농성에 들어갔다.

민동은 새로운 이사회를 구성할 때마다 본관 앞 천막농성을 벌인다. 목소리를 가장 높이는 효과적인 방안은 '본관앞 점거'라는 방식의 물리적인 농성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대자협측은 ‘국민공익형 이사제’는 현재 광주광역시장, 광주광역시 교육감, 전남도지사 등 지역사회의 공익을 대변할 수 있는 공직자로 4명의 이사를 구성하고 대학 구성원 대표 이사 2명, 지역과 시민사회를 대표하는 개방이사 3명 등 9명을 이사로 구성할 것을 제안했다.

일부 이사는 대학 구성원들의 요구를 수용하자는 의견을 내놓고 있어 29일 회의 결과가 주목된다. 이사회의 다른 관계자는 "구 재단 측 이사들이 교육부의 임시이사 파견만은 피하려고 하기 때문에 29일 회의에서 개방이사 추천권한을 대학 구성원들에게 위임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법인 이사회 관계자는 "공익이사제는 지난 2기 이사 선임 때도 거론되었던 방식으로 현실성이 부족하다"면서 "광주시장이나 전남도지사가 이사가 된다면 시립이나 도립과 같은 공립대학이 된다는 것인데 그러면 대학등록금을 반값으로 낮춰야 하고 이에다른 대학운영 부족분이 연간 6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돼 광주시나 전남도가 이를 부담할 수 있는 형편이 아니지 않는가"라고 반문했다.

교육부는 지난 2일 조선대 이사회에 3번째로 공문을 보내 4월 1일까지 신임 이사회를 구성하지 않으면 임시이사를 파견하겠다고 최후 통첩했다. 교육부는 1,2차 공문은 한 달 정도의 여유를 줬고 3차 공문은 15일 정도의 여유를 줬지만 이미 그 기한마저도 넘긴 상태다.

임시이사를 파견할 경우 이사 중의 한 명으로 현 강동완 총장이 들어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노리고 지난 총장 선거 때 강 총장 선거운동을 했던 일부 교수 세력이 자신들의 입지를 확고하게 다지기 위해 임시이사 파견을 바라는 측도 있다는 지적이 구성원들 사이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정인서 기자 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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