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의 술이며 신(神)의 말이고 영롱한 언어의 사리(舍利)’라 부르는 시를 “시는 밥이다”고 표현하며 사람들의 희·노·애·락을 짧은 운율에 담아 글로 표현하는 오소후 시인을 만났다.

챙모자를 쓴 수수한 차림의그녀는 이날도 시종자를 얻기 위해 곡성장미축제현장을 다녀왔다며 어린아이부터 어르신들까지 공감하는 작품으로 영생을 꿈꾼다.

후배들에게 영원히 기억되는 시인이 되고 싶어 매일같이 300수 이상 시를 읽는다는 그녀의 시사랑과 철학을 들었다.

@ 언제부터 시를 쓰기 시작하셨나요? 시를 쓰게 된 계기가 있었나요?

오소후 시인 : 체류탄 가스가 터지던 1987년부터 쓰기 시작했어요. 당시는 모든 문화집회·행사 등이 종결되어 진흙탕 속이었지요. 그럼에도 YWCA에서 진행된 ‘어머니와 어린이 글짓기’ 교실을 통해 동인지를 발간했어요. 그것이 시발점이 되어 6년의 습작기를 거치며 장·단편 시, 사춘기 청소년처럼 거친 반항적인 시, 수줍은 소녀같은 서정시 등을 썼지요.

이는 6명의 훌륭한 선생님들께서 볼품없고 거칠게 쓴 ‘시’를 정교한 조각과 세공으로 말의 중첩(반복)이 없고 매끄럽게 나만의 스타일의 시를 탄생시켰지요. 이제는 독립해도 되겠다 싶네요.(하하하하 웃음)

@ 특별히 소설이나 수필이 아닌 시를 쓰게 된 계기가 있었나요?

오소후 시인 : 특별한 계기가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영문학을 공부하고 지식계층으로서 책임감이랄까? 두 아이를 키우는 엄마로서 아이들이 우리가 사는 시대처럼 암울하고 힘든 세상이 아닌 평화롭고 아름답기를 소망했지요. 작은 화단에 물을 주고 거름도 주며 아름다운 꽃을 피우듯 나는 두 아이들을 위해 시를 썼지요.

@ 꽃을 가꾸듯 자녀들을 기르신 시인 어머니를 둔 자녀분들이 부럽네요. 시에 대한 영감은 어디서 얻고 있습니까?

오소후 시인 : ‘시는 발견이다’라는 표현을 자주 합니다. 간혹 자연과 더불어 내가 폭군이 될 수도 있기에 항상 조심하며 깨달음을 얻기 위해 여행을 합니다. 공자는 시 300수를 읽으면 사(衺)가 없다고 합니다. 그래서 사악을 없애기 위해 300수를 3번이나 읽었고 하루에도 300수를 읽기도 합니다. 시를 읽고 기억하며 시 한 줄을 실행하는 것이 중요하기에 덕행(德行) 일치를 실현하기 위해 내 몸과 마음과 영혼을 다 바쳐서 행동하려고 노력하며 시를 썼지요.

또 여행을 통해 발견한 시종자를 받아와서 잘 키우고 기억에 저장하여 편집하여 작품으로 탄생시키지요. 현대시는 시간과 공간의 개념을 잘 짜는 것이 ‘시’라고 생각하는데 어휘력도 당연히 책임져야하겠지요. 그래서 시적 작품을 위해서는 5시간씩 앉아있을 정도로 긴장감을 즐기기도 합니다.

@ 덕을 실천하며 살아가기 위해선 저도 시인의 마음으로 돌아가서 시를 써 보아야겠네요. 그럼 시를 쓰기에 좋은 시간이 있나요? 어는 시간 때에 시를 쓰신가요?

오소후 시인 : 박정배 시인은 밤 11시부터 날이 새도록 시를 쓴다고 합니다. 저는 산사생활을 하며 습관이 되어 주로 2시 30분부터 4시까지 시를 씁니다. 이후엔 머리가 혼미해져서 아무것도 하지 않지요. 새벽엔 말을 해도 신기(神氣)가 나가고 머리를 써도 안 좋은 것 같아요. 마치 머리가 가을에 쇠약한 뜰처럼 텅 빈 상태가 됩니다. 그래서 새벽에는 쓸데없는 생각을 버리고 좋은 진언(眞言)만 해야 합니다. 그래서인지 내가 쓴 시는 참선(參禪)(Dhyana)하듯이 단단하고 단어도 굵다고 합니다. 현시를 감상하며 ‘나도 이런 건 문제없어’라면 현대시는 안맞다고 반대했지요.

@ 수많은 사연과 시련을 겪으며 탄생한 아름다운 시를 이 시대에 사는 저희들이 볼 수 있다는 것이 참 감사합니다. 최근에는 ‘도서불감증’으로 책을 잘 읽지 않고 시는 아예 보지 않는데 시가 발전해 나갈 방향을 제시한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오소후 시인 : 잘 써놓은 시를 읽는 일에 모든 여성들이 함께 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제가 두 아이의 엄마였을 때 그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시를 썼던 것처럼 많은 여성들이 시를 쓰고 낭송하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저는 우리나라 모국어 대한 광팬이지요. 세종대왕님이 들으면 벌떡 일어날 정도로. 그래서 어머니가 물려 준 재능으로 모국어에 대한 간절한 사랑을 10여 전에 ‘양림동 친정에 가고 싶다’란 시로 탄생시켰지요. 이 작품이 현재 ‘양림축제’에서 대표 낭송시가 되었지요. 결국 저로선 영생하는 작품 하나를 남기게 된 것 아니겠어요. 이것이 계기가 되어 양림동 동인지 시집까지도 출판하게 되었으니까요. 그러니 모든 여성은 어머니의 마음으로 시를 읽고 쓰면서 평화로운 만드는 일에 앞장서 주면 좋겠어요.

@ 시사랑에 대한 열정과 모국어에 대한 간절한 사랑이 작품뿐만 아니라 시낭송, 동인지 출판까지 가능하게 하셨네요. 귀한 작품을 창작해 주신 열정에 고개숙여 감사드립니다. 특별히 ‘시’ 한편을 소개 해 주시다면 어떤 ‘시’가 있을까요?

오소후 시인 : 백석의 시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라는 작품과 이가람의 시 ‘석류’를 꼭 읽어보라고 하고 싶네요. 위 시는 제가 40대 때 책을 읽고 쏟아낸 것이 없으니까 마치 체한 것 같은 제 심정을 그대로 표현한 시였지요. 그래서 저는 광주문화예술회관에서 이 두 시를 낭송하여 큰 호응을 받았지요. 그러다 백석의 시 ‘나타샤를 사랑하여 술을 마시고 눈은 펑펑 내리고 더러운 세상을 버리려 50대는 실제로 산사로 들어갔다. 물론 꼭 ‘산이나 바다에 가야만 시를 잘 쓴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웃음)

@ 산사에 가면 공기도 좋고 상념도 덜하고 좋긴 하지요. 스님들도 도인들도 산사에 가는 이유를 깨달음을 얻기 위함이라고 하던데요 선생님께선 산사에 가신 이유는 무엇인가요?

오소후 시인 : 일종의 치유지요. 세상을 버리는 것이기도 하구요. 산사에 있는 동안 너무 맑아져서 정사가 걸리지 않으니 진공상태가 되었지요. 훌륭하신 서정주 선생님이 남긴 작품들인 서정적인 시들만 눈에 들어왔지요. 산사에 있는 동안 저도 스님들과 똑같이 예불을 드렸지요. 사악을 비우고 청정한 마음을 얻기 위함이었지요. 그래서 나는 후배들을 가르치기가 어려워요. 저처럼 따라하라고 할 수 없어서요. 다만 남을 울릴 수는 있지요. ‘물긷는 여자’처럼 그냥 우는 거지요. 가슴에 남은 설움이 시를 통해 치유하게 되더라구요. 그래서 나같은 사람들을 위해 시를 통해 치유할 수 있는 ‘힐링포앰’캠프를 개최했지요.

@ 감동적인 시를 읽고 치유를 한다는 말이 마음에 와 닿네요. 올해는 저도 한번 참가해 보고 싶네요. 조금전에 양림축제에서 ‘시낭송’을 통해 작품이 영생을 한다고 하셨는데 그럼 ‘시낭송’은 언제부터 시작되었나요?

오소후 시인 : 우리나라 시낭송대회는 한국일보와 주간학구 주최로 1967년 12월 2일 시민회관(현 세종문화회관)에서 신시(新時) 60주년을 기념하여 개최되었지요. 당시 부총리겸 경제기획원장관을 지냈던 한국일보 장기영사장의 시사랑이 ’67년 주간한국 김성우 편집국장의 제안으로 ‘시 낭송대회’를 그해 12월 ‘시인만세’라는 주제로 열렸어요.

1992년 서정주의 ‘상리과원’으로 제2회 ‘전국시낭송대회’에 참가하여 은상을 수상했어요. 물론 광주대회 최우수상을 수상하여 전국대회에 출천했지요. 최우수상과 금상을 차지하신 분들은 한복 입은 자태나 모든 것이 정말 우아했지요. 뭐 물론 나도 당시 베스트 드레스 상을 수상할 정도로 꽤 우아하긴 했지만...(웃음)

@ 시인들의 등용문인 바로 ‘시낭송’ 대회가 되었겠네요. 그럼 ‘시낭송’을 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요?

오소후 시인 : 단정함과 우아함이 있어야 하지요. 시낭송을 통해 그리움과 애틋함, 절절함, 안타까움을 표현하면 좋겠어요. 그러기 위해선 오장육부에서 흘러나오는 깊은 울림이 있어야 해요. 성악가들이 온몸의 울림으로 노래하여 감동을 주는 것처럼 시낭송가들도 그런 깊은 울림으로 시를 표현하여 감동을 주는 것이 목적이지요.

@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람의 목소리로 감동을 주는 ‘시낭송’을 자주 듣고 싶네요. 시에 표현들이 많지만 선생님이 표현하는 시는 한마디로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오소후 시인 : ‘시는 밥이네요’ 시는 돈도 안 되고 국물도 없지만 결국 시는 밥이지요. 나도 시를 써서 밥은 먹고 살고 있으니까요. 물론 큰 돈을 벌지는 못하지만 영생을 꿈꾸는 자들에게 영생을 주지요. 예수님을 믿어서 영생이 아니고 작품이 남기 때문에 영생인 것이지요.

서정주 선생님도 60이 넘어서 자서전을 출판하면서 자서문에 ‘60이 넘은 내가 영생을 얻기 위해 (중략) 하는 자로서 이렇게 글들을 엮으며 작품이 남기를 바란다’고 쓰고 있지요. 이는 독자가 책을 읽어주고 공감하여 영원히 후손들에게 읽혀지기를 바라는 마음이지요. 현 시대는 들장미 시인도 있고 들꽃 시인, 이름 없는 사람들이 많이 있어요. 그러나 자기 자신이 가는 길을 밝히기 위해서는 시를 쓰는 일도 크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생각이 아름답게 바뀌어 가는 것이지요.

@ 그렇군요. 저도 말은 안되지만 시를 써보아야겠네요. 그럼 선생님의 시가 다른 시인과 다른점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오소후 시인 : 처음에 나는 피안의 언어를 쓴다는 말을 많이 들었지요. 세상과 조화롭기를 원했고 평화를 끝없이 갈망했지만 내 사주가 조화롭지 못했지요. 맥심엄으로 채워져 있는 지수화풍으로 보면 화는 가득차고 지수화풍공([地水火風空] : 물질세계를 이루는 다섯 가지 기본 요소)이 금이 된다면 금으로 표현되어야 할 수(水)는 적데요.

꿈과 이상은 조화로워야하는데 요즘 화두가 되는 평화로움은 깨지기 쉽다고 잘 쓰지 않지요. 그렇지만 저는 평화를 사랑하기에 명상의 제목을 ‘평화’라 했지요. 평화를 위해서 미얀마를 간 적이 있어요. 마하리쉬라는 미얀마의 유명한 명상가를 통해 무엇인가를 배우기 위해서였지요. 나의 명상의 끝을 보겠다는 심산이었지요.

지금은 차를 마시면서 ‘다선일미’, ‘다반향초’ 이런 말을 알 정도로 어는 경지에 들어왔지요. 내가 원하는 경지에 들어왔다는 것이지요. 나는 신이 아직 덜 되었기에 시도 딱 떨어지는 것을 써야 상처도 없고 사람들에게 잘 먹힌다고 생각했지요. 철이 유용한 것이지만 ‘철기(鐵器)’만 있어선 안되지요. 변형이 있어야 하지요. 우유→치즈→요구르트 이렇게 변하듯이, 나도 요구르트가 되고 싶은데 아직도 철의 기운이 남아 있지요. 결국 발효 숙성의 시를 쓰고 싶다는 것이지요.

@ 그렇지요. 발효식품이 건강에 좋듯이 발효 숙성된 시 또한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겠지요. 선생님은 광주·전남의 ‘시낭송’ 보급에 선각적 역할을 하셨다고 들었습니다. 시낭송 협회가 있나요?

오소후 시인 : 시낭송을 한다고 시낭송가 증을 주는 건 아닙니다. 시낭송협회를 만들고자 한 것은 배운 지식을 사회단체에 환원하여 나의 열정과 에너지를 쏟아내기 위함이었지요. 하여 전국 시낭송협회를 찾아가 광주지부 설립 허락을 받았지요. 협회를 이끌면서 광주사람으로서의 자존심을 절대 잃지 않으려고 노력했지요.

당시는 광주문인협회 회원도 아니었어요. 원각사의 ‘어머니는 만인들을 사랑하고 어머니의 본성처럼 둥글고 밝아진다’는 글귀가 바탕이 되어 5월 24일에 ‘광주어머니시사랑회’를 창립하고 10여년을 활동했지요. 5월 24일은 음력으로 남편 기일이기도 하지요.

이후 협회 고문까지 지내면서 시 보급에 최선을 다했지요. 시낭송협회 고문시절 재능시낭송협회 방송을 찍기도 했어요. 이후 책을 출간 했지요. 최근에는 시낭송 시디를 만들어 시를 알리는 일을 하고 있지요. 최근 ‘비움박물관 시낭송회’를 창립하여 매달 진행하고 있어요. 차후 시디도 만들고 책도 출간 할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 시낭송협회가 더 활성화되어 아름다운 시가 더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 받기를 바래봅니다. 저두 벌써 선생님 팬이 되었거든요. 오소후라는 필명에 대해서 여쭈어보아도 될까요?

오소후 시인 : 소후는 2000년도에 백양사 다정 주지스님이 지어주신 소후자란 시호를 주셨어요. 법명이자 시호가 되었고 소후자를 줄여서 소후라고 필명을 쓰고 있습니다.

또 이름이 마음에 들지 않아 개명하려고 할 때 원각사 법정스님이 ‘별숲’이란 이름을 주셨지요. 별숲을 한문으로 풀이하면 ‘성림’이 되지요. 하여 오성림이란 이름으로 시를 발표한 적이 있지요. 본명은 호적정리를 할 때 면서기가 아버지께서 지어주신 반달현 이슬순인 오현순을 잘못 올려서 오영순이 된 것이구요. 어릴 적에 이름 덕분에 꿈을 갖게 되었지요. 별이 되고자. 그래서 ‘별숲’이란 시호는 ‘스텔라포에머 시낭송회’의 모티브가 되기도 했지요. 때론 산암(山巖) 변시연 선생님이 불러준 이요(二樂), 산도 물도 즐긴다는 시호도 쓰기도 합니다.

@ 선생님은 시와는 정말 운명적인 것 같네요. 지금까지 살면서 가장 안타까웠던 사연이 있었을까요?

오소후 시인 : 서울로 대학을 가지 못한 것이지요. 지금도 그 시절을 생각하면 눈물이 나려고 합니다. 다른 여학생들은 서울에 있는 이화여대 등에 입학하는데 저는 전남대학교에 입학을 했지요. 당시 아버지께서 공무원이셔서 동생도 공부시켜야 하는데 제가 서울로 대학을 가기엔 버거울거라 생각했고 저보다는 동생이 스페인어를 잘했기에 스페인으로 유학을 보내야 한다고 생각했지요. 결국 동생은 유학을 가지 않았지만요. 그래서 시낭송을 하면서 내 안의 절절함과 그리움, 안타까움이 트라우마처럼 묻어나는 것 같아요. (오소후 시인은 이 말을 마치기도 전에 영롱한 두 눈엔 이슬이 맺혔고 인터뷰하는 내 마음도 오소후 시인의 마음과 동화되어 눈물이 났다. 감정을 컨트롤 하느라 잠시 정적이 흘렀다.)

@ 저두 선생님의 그 열정을 닯고 싶네요. 시인으로서 철학과 후배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해주십지요.

오소후 시인 : 예전에 나는 시인이 될거라고 꿈을 꾸지는 않았다. 다만 시가 좋아서 읽었고 가슴에 불을 시어로 표현하다보니 어느 순간 작품이 만들어지게 된 것이다. 그러면서 영생하는 작품을 남기고 싶은 마음에 선생님들을 찾아다니며 적극적으로 시를 쓰게 되었지요. 그렇게 마음속에 불을 시를 통해 끄고 달래다보니 어는 순간 시인이 되어 있었지요. 그래서 나는 후배들이 내 시를 읽었다고 제껴지고 영향력 없는 선배 시인이 아니라 윤동주, 서정주 선생님처럼 ‘내가 살아보니까 어떠하다’라고 좋은 말을 시를 통해 남기고 싶은 것이지요. 아포리즘 하나쯤을 남기는 그런 사람이고싶습니다.

굳이 하고 싶은 말은 이미 옛 선인들이 한 말이기는 하지만 겪어보니 ‘인생은 짧고 예술은 길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시간을 많이 아껴서라'라고 말하고 싶네요.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에 보면 '내일 아침 가는 산책길에서 만난 소나무를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똑같이 본다면 그는 시인이 될 수 없다'는 말이 있어요. 관찰력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지요. 그러기 위해선 예민해야하고, 예리한 눈이 필요하지요. 다행히 저는 아버지를 닮아서 예리한 눈을 가진 것 같아요.

예전 곽재우선생님께 시를 배울 때 '청동거울이 있다. 그것은 환하지도 않다. 청동거울을 보면 뒤에 녹이 쓸었다는 것까지 알아야 한다'고 말씀하셨지요. 당시엔 참 어려운 말이었지요. 지금이야 어려운 소리를 헤쳐나갈 여유가 있지요. 케인지의 경제 이론 ‘보이지 않는 손이 경제를 움직인다’는 이론을 깨달은 것이지요. 이 ‘깨달음’은 ‘견성(見性)’ 이라는 것이지요. 그래서 후배들에게 꼭 들려주고 싶은 말은 시간을 아껴쓰고 날마다 찬라 찬라를 견성(見性)하라는 것입니다. 어는 찬라에 내가 깨달을지, 별을 볼지 모르는 것이니까요. 윤동주 시인처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별이 바람에도 스치운다' 처럼 말이지요.

오소후 시인은 전남대학교 영문학과(1970)를 졸업하고 남편 소암 (素菴) 김남택과 성균관대학교 경상대학원 EDPS연구과정(1972)을 수학하고 호남대학교 대학원 국문학과 문학석사(1992)를 마쳤다. 2001년 무등일보 신춘문예에 ‘문득 도리포에 이르러’로 등단했다. 시집 <좀꽃마리2005>, <스미다2010>, <한 점 블루2013>, 영한번역 시집 <세상은 꿈꾸는 것보다 돌연하다2001> <나는 꽃2016>등을 발간하기도 했다.

그녀는 한국시인협회, 국제PEN클럽한국본부회원, 「기픈시」 동인(18집), 「별숲」동인(1집), <비움박물관시낭송협회> 초대회장으로 활동을 하고 있다.

그녀는 현재 담양군 문화해설사로 활동하고 있다. 14년 동안 100여 개국의 수많은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우리문화의 우수성을 알리며 아름다운 시로 소통하며 문화재 곳곳에 씌여 있는 한문을 풀어주어 다시 찾고 싶은 담양을 소개하고 있다. 외국인 관광객 중에는 시집을 선물해 준 사람도 있고 직접 시낭송을 읊어주는 사람도 있었고 특히 대만의 오씨 성을 가진 산림부 장관이 고운선생님 수준과 맞먹는 시집을 선물로 보내오기도 했단다.

세월의 무개만큼이나 말에 힘을 느끼게 한 오소후 시인의 시사랑에 대한 열정이 앞으로 어떤 시로 우리의 가슴을 울리게 될지 벌서부터 기다려진다.

<광주뉴스통 오광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