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버들 잎 모양의 나무로는 드물게 낙엽이 진 뒤 봄이면 어김없이 싹을 틔우며 하늘을 찌르는 나무가 있다. 메타세콰이어다.

옛날엔 주로 도심 가로수로 심었으나 낙엽이 떨어져 비가 온다 치면 하수도를 막아버리는 바람에 천덕꾸러기가 된 적이 있다.

하지만 메타세콰이어는 세월을 먹으면 먹을수록 아름드리 나무로 변한다. 웬만한 나무면 둘레가 1~2m는 족히 된다. 나이를 먹어도 지치지 않는 체력도 있다.
그래서 그런지 몇 백년을 살아도 주름도 그리 많지 않다. 담양의 메타세콰이어 거리가 대표적인 명소로 꼽힌다.

하지만 그곳이 아니더라도 상아탑의 요람인 전남대 정문에서 본관 앞에 이르는 입구에 200m 쯤 되어 보이는 메타세콰이어 거리는 볼거리를 아낌없이 전해주고 있다.

▲전남대에서 민주 평화 인권이 살아 숨쉬는 광주시내를 바라보는 메타세콰이어의 푸르름

겨울에는 낙엽으로 변해 진갈색을 띠고, 여기에 나무를 덮을 정도의 눈이라도 살포시 내리는 메타세콰이어 사이로 연인들끼리 걷노라면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 수 있다.

양쪽에 보도로 난 전남대 메타세콰이어 거리를 부산나게 출근하는 학생들을 바라보면 왠지 발걸음이 가벼워 보인다. 새싹이 주는 상큼함과 신선한 공기와 그늘을 밟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메타세콰이어는 아름드리 나무로써 넉넉함을 전해준다. 잎과 잎이 마주보고 자라서인지 파아란 하늘을 향해 곧게 치솟는 모습이 마치 ‘기상’을 닮은 듯 하다.
돈이 최고라는 물질 만능주의 세태 속에서 이에 굴하지 말고 힘차게, 대찬 인생을 살라고 대학생들을 가르키고 있는 듯 싶다.

▲양쪽 보도를 이용하는 대학생들의 여유로움과 추억의 공간

그러한 점에서 전남대 정문 앞 메타세콰이어 거리는 젊음과 추억의 장소로 영원히 기억될 것 같다. <광주뉴스통=박병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