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와 국립공원관리공단은 12일 지리산 반달가슴곰 새끼 5마리가 최근 태어난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지리산 일대 야생에서 활동 중인 반달가슴곰 중 8살 된 어미곰 RF-25가 암수 1마리씩을, 역시 8살짜리 RF-21이 수컷 1마리를 각각 바위굴에서 출산했다. 자연적응훈련장의 5살 된 어미곰 CF-37도 성별 미상의 새끼 2마리를 낳았다.

새끼들의 몸무게는 모두 4㎏ 이상으로 비교적 건강하다. 반달곰은 여름에 짝짓기를 한 뒤 겨울철에 200∼400g 크기의 새끼를 출산한다. 이후 몇개월 사이 급격히 성장, 동면굴에서 나올 때 쯤 3∼4㎏까지 자라게 된다.

새끼 반달곰이 태어나면서 지리산 야생에는 현재 37마리의 반달곰이 살게 됐다. 적응훈련장에서 태어난 새끼 2마리와 의료센터에서 포육 중인 한 마리를 올 가을 추가로 방사하면 지리산 야생에서 살아가는 반달가슴곰은 40마리로 불어난다.

멸종위기종 1급으로 천연기념물(329호)인 반달가슴곰은 지난 2004년부터 지리산에서 종(種) 복원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지리산 반달가슴곰은 태생별로 K(한국)·R(러시아)·C(중국)로, 성별로 F(암컷)·M(수컷)으로 표기한다. 이들 새끼 중 야생에서 태어난 수컷 1마리는 어미곰 RF-21이 양육을 포기하고 달아나 현재 야생동물 의료센터에서 기르고 있다.

공단 측은 반달곰 복원사업을 효율적으로 진행하기 위해 유전자 분석을 통해 가계도를 조사하던 중 기존에 파악하지 못했던 새로운 암컷 반달곰 1마리(KF-52)를 추가로 발견했다.

또 지난 2013년 RF-21이 출산한 것으로 확인됐다가 3∼5개월 이후 어미곰과 떨어져 행방이 묘연했던 수컷 반달곰 1마리(KM-51)가 살아있는 사실도 확인했다. 이는 새끼곰이 어미로부터 조기에 독립해도 충분히 생존할 수 있음을 보여준 첫 사례라고 공단 측은 설명했다. 반달곰은 통상 생후 18개월 가량 어미곰과 지내다 독립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공단 측은 겨울잠에서 깬 곰들이 점차 행동반경을 넓혀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지리산국립공원에서 정해진 탐방로를 벗어날 경우 곰과 마주칠 가능성이 커진다고 주의를 줬다. 산행 도중 멀리 떨어진 곳에서 곰과 마주칠 경우 조용히 자리를 벗어나고, 가까이에서 갑자기 마주칠 경우 시선을 응시하면서 뒷걸음질치는 게 좋은 방법이라고 공단 측은 설명했다. <광주뉴스통=박병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