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전남도 관계자와 목격자 등에 따르면 최 모(47·여)씨는 남편과 함께 이날 오전 10시30분께 이낙연 지사와 30분간 면담을 가졌다.

최씨는 면담 후 비서실로 나오면서 “지사님 이렇게 하시면 저희 같은 사람들은 죽습니다”라며 고함을 지른 뒤 호주머니에서 독극물로 추정되는 음료가 든 유리병을 꺼내 마셨으면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때 이낙연 지사는 다음 일정상 엘리베이터를 타기위해 복도를 통해 빠져 나가던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음독을 시도한 최 씨는 지난 2006년 11월 착공한 장흥-유치간 지방도 공사와 관련, 공사장에서 반출된 흙으로 자신의 배롱나무 농장 인근 논을 성토하는 바람에 논의 물이 농장으로 흘러들어 배롱나무가 고사했다며 민원을 제기했다.

최 씨는 민원해결이 원활하지 않자 발주처인 전남도와 감리단, 시공사, 그리고 논 소유주 등 4명을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했으나, 배롱나무 고사 원인이 성토한 논에서 흘러 든 물이 아니라는 전문가 의견이 제출돼 1심에서 패소한 바 있다.

다음달 13일 항소심을 앞 둔 최 씨는 이날 오전 이 지사를 만나 문제를 해결해줄 것을 요구하며 ‘행정기관이 도민의 피해에 대해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는다’고 항의하며 대책마련을 요구했다.

이낙연 지사는 면담자리에서 최 씨 부부에게 ‘어떤 일이든 절차가 필요하다. 2심 재판 결과에 따라 각자가 책임져야 할 일이 있다면 그 책임에 맞게 따르겠다. 기다려 달라. 지금은 요구사항을 처분할 수 없다’고 원론적인 답변을 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광주뉴스통=박병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