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양녕대군이 이곳에 내려와 지낼 때 따라온 궁녀들이 그 비법을 전수한지라 옛날 궁중에 상납할 선물로는 최고로 쳤다.
각 지역 현감들이 제일 먼저 찾았던 것 처럼 70년대 까지만 창평 쌀엿은 명절선물 치고는 인기가 대단했다. .

담양에서 나는 대나무를 넓고 얇게 잘라서 직사각형으로 엮어 만든 ‘석짝’에 담아 자신이 존경하는 윗분들에게 보내는 진상품으로 여길 정도였다.

그런 명성은 유독 오랜 시간이 소요되는 정성으로부터 나온다.
쌀은 물에 담갔다가 건져 시루에 얹혀놓고 고두밥을 찐다.
여기에 겉보리를 깨끗이 씻어 물에 두어 시간 담근 후, 바구니로 건져 나온 촉을 그늘에 말려 만든 엿질금과 섞어 식혜를 만든다. 꼬박 아홉 시간이 걸린다.

그 액을 짜서 부뚜막에 걸린 커다란 가마솥을 장작으로 지펴 달이면 조청이 된다. 계속 저어가며 더 달이면 갱엿이 되는데 그 놈을 잡아 늘이면 우리가 말하는 흰엿이 나온다.

말이 쉽지 한 번 시작하면 이틀간을 잠을 자는 둥 마는 둥 설치며 정성을 담아야 제맛이 난다.
과거 70~80년대까지만 해도 설 대목을 앞두고 집집마다 주문이 밀려 매일같이 엿가락을 늘이는 맛에 살았지만 요즘은 인기가 시들해지면서 가구 수가 크게 줄었다.

토종 쌀엿도 ‘엿장수 맘대로 되지 않는 것’은 시대의 흐름과 함께 청소년들의 입맛이 외국산으로 돌아가는 것이 아닐까 싶다. <광주뉴스통 인턴기자=박어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