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중학교 3학년 학생들이 치를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부터 영어가 현 방식의 9등급의 상대평가가 아닌 9등급 또는 4∼5등급의 절대평가로 바뀐다.

교육부는 25일 과도한 학습부담을 줄이고 학교 영어교육을 정상화하기 위해 2018학년도 수능부터 영어영역에 절대평가를 도입하기로 확정했다고 밝혔다.

‘등급·표준점수·백분위’로 제공되던 현 수능 성적표가 2018학년도부터 영어는 ‘등급’만 표시된다.

난이도가 높은 문제를 출제해 사교육비 부담을 초래하고 있다는 표면상의 이유에도 불구하고 영어영역의 변별력이 없어지고 학생들의 실력이 저하될 것이라는 비판도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국어·수학·과학 등 다른 과목의 사교육비가 늘어나는 ‘풍선효과’에 대한 우려도 만만치 않다는 얘기다.

교육부가 절대평가 도입의 필요성으로 꼽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학습부담 경감과 실제 영어능력 향상이다.

서열을 중시한 상대평가 방식에서 학생들이 1점이라도 더 얻기 위해 지나친 경쟁을 벌이며 ‘과잉학습’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영어는 수학·국어보다 학생들에게 큰 부담을 주고 사교육을 유발하는 과목으로 꼽히며 지난해 사교육비 총 규모(약 18조6000억원)에서 영어가 34%의 비중을 차지했다.

또 학교에서 문제풀이 위주의 수업을 지양하고 말하기·쓰기·듣기 등의 교육이 균형적으로 이뤄지도록 개선하는 효과도 거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절대평가 도입으로 학생들의 영어 실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영어의 변별력 상실은 수학·국어·탐구영역 등의 사교육 증가를 유도하는 ‘풍선효과’로 나타날 개연성도 있다. 1점이 원하는 대학의 당락을 가를 수 있는 만큼 학생들이 다른 과목의 사교육에 집중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우려다. 또 우수학생 선발을 위해 대학은 수능 영어가 아닌 별도의 영어면접·영어논술 등 대학별 고사를 강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교육부는 내년 상반기에 영어영역의 등급 방식을 9개 또는 4∼5개로 하는 것 가운데 결정할 계획이다. 9등급제와 4∼5등급제는 각각 장단점이 있다.

변별력을 어느 정도 확보하기 위해서는 9등급제가 더 효과적인 방식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학생들의 부담을 덜어주는 절대평가의 도입 취지에는 4∼5등급제가 더 부합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광주뉴스통=박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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