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는 22일 서방지하상가에 LED(발광다이오드) 식물재배 시설과 전시공간을 조성키로 하고 민간 기업과 맺었던 협약을 해지했다고 밝혔다.

민간투자공모방식으로 1997년 공사에 착공한 서방지하상가는 당초 목적과는 달리 여의치 않자 두껑을 덮었다가 지난 2012년 5월 ‘서방지하상가, LED 식물공장’을 추진했다.
그러나 불과 2년 만에 ‘없던 일’로 포기하겠다는 것이다.

광주시는 해당 공사 구간에 대량 매설된 광케이블 이설 문제가 걸림돌로 작용했다고 표면적인 이유를 내세우고 있지만 이설 비용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광주시는 당초 공간만 제공키로 했다가 사업 효율성 및 민간사업자 확보 등을 위해 기반시설에 26억을 투입키로 방침을 바꿨다.
하지만 총 사업비(67억)의 3분의 1이 넘는 이설비용(21억)을 놓고 민간사업자와 광주시가 줄다리기를 하다 재정적인 지원문제를 내세워 이를 포기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러한 원인은 공사 착공 당시 엉터리 수요예측으로 인해 공사를 중단시키고 지하매설물을 상판으로 덮어 버렸음에도 불구하고 또 다시 사업성이 없는 공장을 재추진했기 떼문이라는 분석이다.

광케이블 매설 여부 등은 애초 사업 진행 과정에서 충분히 확인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치밀한 검토 없이 전시행정 차원에서 밀어붙이기식으로 추진했다는 비판이 제기된 것도 이러한 연유에서다.

따라서 민간사업자가 24억원을 들여 조성키로 했던 ▲땅콩새싹 재배사(892㎡) ▲LED식물 재배사(99㎡) ▲문화공간(528㎡)과 광주시가 지원키로 했던 26억원 규모의 기반시설 구축 사업은 물거품됐다.

사업 추진 과정에서 서방시장 상인 및 지역 주민들의 ▲유치원 견학코스 활용 ▲주민 일자리 제공 ▲지하보도 설치 등의 의견과 연간 5∼7%의 수익금을 광주 봉사단체에 기부하는 내용도 없던 일로 됐다.

서방지하상가를 ‘LED 식물재배공장’으로 부활시키겠다며 ‘청사진’을 내놓은 지 2년 만에 사업이 중단되면서 광주시의 허술한 행정력에 대한 비난여론이 쏟아지고 있다.

한편 서방지하상가는 지난 95년 강운태 전 시장 재직시 처음으로 사업계획이 수립돼 97년 2월 주민투표를 거쳐 공사가 시작됐고 시공사의 자금난으로 공정률 31%에서 중단됐다.
당시 8차선 도로가 파헤쳐지면서 교통체증 유발과 함께 인근 상가들의 매출 격감에다 분양조차 이뤄지지 않자 시민들의 여론이 들끓었다.

그러다가 2012년 민선5기 때 ‘LED 식물재배 공장'을 추진하기 위해 이듬해인 2013년 특수목적법인을 설립했었다. <광주뉴스통=박병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