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광주시는 별도의 고도화 처리시설이나 총인시설 등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거나 당초 보다 효율이 떨어져 수질오염의 주범이 되고 있음에도 이를 숨기거나 검사결과를 공개적으로 발표하지 않아 환경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광주시와 환경관리공단은 2012년 1월에 393억원의 예산을 들여 완공한 하수슬러지 처리시설이 가동 3년여 동안 32일, 766시간 중단됐다고 5일 발표했다.

년도 별로 보면 첫해인 2012년에는 17일(405시간), 지난해는 5일(115시간), 올해 들어 10일(246시간)동안 중단됐다.

가동 중단 사유도 다양해 정전이나 부산물 저장조, 지중관로, 건조기 패들 마모등의 하자보수에 들어간 예산만 무려 31억3천만 원에 달해 하수슬러지 처리시설 자체가 설계에서부터 시공, 운영에 이르기 까지 총체적인 부실을 안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 때문에 광주시는 하자보수 기간을 한 차례 연장해 내년 1월에 끝나게 됐지만 지금껏 시공사가 부담해왔던 보수와 수리 등의 비용을 혈세로 떠안아야 할 처지에 있다.

그러나 광주시는 2012년 이후 지금까지 고장으로 가동이 중단된 일수가 32일이라고 발표했지만 실제로는 그보다 훨씬 더 많았던 것으로 드러나면서 환경행정에 먹칠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환경관련 전문가인 A모씨는 “부도가 난 H건설과 이 지역 K건설 등 중견업체등이 컨소시엄 형태로 참여한 하수슬러지 처리시설은 총인이 포함된 슬러지는 근본적으로 처리가 되지 않아 고장이 날 수 밖에 없다”며 “특히 총인의 경우 설계 잘못으로 슬러지를 제대로 걸러내지 못해 70~80%가 수분으로 남아 있는 상태에서 이를 무리하게 가동할 경우 잦은 고장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따라서 하수슬러지처리가 안돼 가동이 중단됐다고 한 광주시의 발표와는 달리 실제로는 적게 잡아도 4달 반 이상을 멈춰서 있었다”고 A씨는 주장했다.

이로 인해 광주의 관문인 제2순환도로, 유덕동 IC, 무진로 등을 오가는 하루 수십만 대의 차량들이 여름철이면 매캐한 냄새로 두통에 시달리거나 폐에 들어가는 호흡기 질환을 노출돼 있다.

더욱이 인근 주민들 가운데 임산부의 경우 아침부터 고통을 호소해오고 있으나 시는 이를 수수방관해온 채 환경오염검사를 한번도 공개하지 않고 있다.

시민들은 이러한 악취 속 생활불편과 관련, “하루 3백 톤의 하수슬러지를 처리함에 있어 4개월 여 이상을 어떤 방식으로, 어디에다 버렸는가를 낱낱이 공개해야 한다“고 전제한 뒤 ”행정불신을 말끔하게 씻어내기 위해서는 작업일지를 포함한 모든 서류를 공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광주시는 근본적으로 잘못된 하수슬러지 처리시설에 대해 법정 하자보증기간 이후에도 문제가 발생하면 보수 및 시설개선을 하기로 했다고 하나 시공사 대부분이 부도가 난 업체여서 이를 기대하는 것은 광주시민을 속이고 어물쩍 넘기려는 처사라고 지적했다.

더욱이 총인슬러지를 처리함에 있어 응고제 등 화학약품 구매, 슬러지 운반 차량 운영, 슬러지 판매과정에서도 무상공급 조건인 발열량 검사를 업체에 맡기는 등 불투명한 회계정산에 대한 의혹도 일고 있다.

이러한 환경행정에 대한 불신은 하수슬러지처리시설 인근에 있는 고도화시설과 총인시설에 대한 의구심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명박 정부 시절 영산강 수질개선 사업을 위해 하수종말처리장에서 인근 광주천이나 극락천으로 물을 내보내기 위해 180억을 들여 시설한 고도화처리시설의 경우 화학적(COD)·생물학적(BOD) 산소 요구량이 배출되고 있는지도 의문시 되고 있다.

만약 고도화처리시설의 배출구를 통해 총인이 걸러지지 않은 채 그대로 영산강으로 흘러들어갈 경우 녹조화의 주범이 될 수 밖에 없다.

게다가 광주시 공무원과 교수,업체 관계자 수십명이 연루돼 구속 또는 불구속된 총인시설도 당초 시방서에는 대장균수를 ‘0’까지 줄인다고 적혀 있었으나 시가 이를 묵인한 채 1000마리로 상향조정한 과정을 밝혀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편 광주시는 2009년 발주과정에서 인근 유덕동 주민들이 공청회를 열자고 제안했으나 하수슬러지 처리시설이 하수처리장과 연계된 부대시설이라는 이유로 이를 묵살했다.

최근 공정거래위원회는 2009년 7월 조달청이 입찰 공고한 '광주광역시 하수슬러지 처리시설 설치공사'에서 짬짜미(담합)를 통해 94.81%로 낙찰을 받은 한라산업개발과 포스코엔지니어링, 코오롱글로벌에 대해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총 21억2400만원을 부과한 뒤 검찰에 고발조치 했다. <광주뉴스통=박병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