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가 각종 비리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는 교통문화연수원에 시출연금 190억원을 이례적으로 지원한 뒤 건물을 짓도록 한 것으로 드러나 공사발주 방식과 회계투명성에 대한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특히 광주시는 100억대 이상의 공사를 하는 경우 통상적으로 공사 입찰의 투명성을 위해 전문성과 발주 인력 등 종합적인 관리·감독 시스템이 가능한 시 본청에서 해왔음에도 불구하고 유독 광주교통회관에 대해서는 사단법인을 통해 발주한 것으로 뒤늦게 밝혀져 의구심을 자아내고 있다.

교통문화연수원은 민선5기 때 정기적인 감사를 받지 않아 행정의 사각지대로 방치됐다는 점에서 ‘190억짜리 건물’을 둘러싼 하청업체와의 유착관계 및 자금의 흐름이 철저하게 밝혀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광주시는 북구 일곡동에 있는 대지 7천평을 전남도로부터 매입한 뒤 그 자리에 지하1층,지상2층 규모의 광주교통회관을 건립하기 위해 시 출연금 190억원을 지원하고 지난해 하반기 발주를 통해 N모 업체를 시공사로 지정한 뒤 올해 초 착공에 들어갔다. 현재 공정율은 90%로 올 12월 준공을 앞두고 있는 상태다.

공정별 공사금액을 보면 건축 및 토목·조경·설비·소방에 53억원을 포함 토지보상비 71억, 설계감리비 15억7천만원, 관급자재비는 41억원 등 모두 190억 원에 달하고 있다.

그러나 광주시는 대형관급공사를 할 경우 입찰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진 종합건설본부나 도시공사를 통해 조달청에서 입찰을 했던 방식과는 달리 사단법인인 교통문화연수원으로 하여금 설계에서부터 감리, 입찰, 준공에 이르기 까지 모든 과정을 맡도록 했다.

문제는 광주시가 7급 공무원인 조모씨를 파견해 공사발주에 관련된 모든 과정을 감독관리를 하도록 했다는데 있다.
게다가 교통문화연수원은 자신의 홈페이지 대신 나라장터에 입찰공고를 낸 뒤 이에 응찰한 업체를 공정별로 발주를 한 것으로 하청업체와의 유착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광주시 한 공무원은 이와 관련, “시 산하 사단법인 건물을 신축함에 있어 출연금을 통째로 주는 방법과 건물을 지어주는 방법 두 가지가 있다”고 전제한 뒤 “공사 입찰의 투명성을 위해서는 시 본청과 조달청을 외면하고, 그것도 직원 한사람을 파견해서 교통회관을 짓도록 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이고, 윗선의 지시가 아니면 이뤄질 수 없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하청업자인 모 씨는 “설계에 참여한 뒤 공사를 하려고 대기한 상태에서 교통문화연수원 임원이 갑자기 일방적으로 업자를 바꿔버려 황당했다”며 “원청업체로부터 하청을 받을 때는 통상 건축설계의 경우 5%, 건축 3%, 관급자재는 5~10%사이에서 리베이트 받는 게 관례”라고 말했다.

반면 최근 강진에 교통연수원을 건립한 전남도의 경우 71억짜리 건물을 신축하면서 사단법인에 맡기는 게 아니라 전남개발공사가 이를 맡아 발주 업체를 지정하고 공사를 해 광주시와는 대조를 보이고 있다.

특히 시가 출연한 공사비는 2009년도 45억을 출연한 뒤 민선 5기 강운태 전 시장 재임시절인 2012년 10억, 2013년 35억을 출연했으며 지방선거가 치러진 2014년에 100억원으로 대폭 증액됐다.

더욱이 강 전 시장 재임시절에는 교통문화연수원에 대해 정기감사를 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시 관련 부서도 각종 업무를 방치하는 바람에 각종 비리에 노출된 상태였다.

교통문화연수원에는 원장과 총무팀장 등 강 전 시장 선거에 적극적으로 개입을 했거나 캠프에서 핵심으로 활동했던 임원이나 직원들이 다수 포진해 있다.

시민인 S모(54)씨는 “광주시에서 집행해야 할 사안을 유독 교통문화연수원에 시 혈세를 내려 보내면서 일괄적으로 건물을 짓도록 맡긴다는 것은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기는 것과 다를 바 없다”며 “그렇다면 매번 해당 출연기관의 건물을 지을 경우 7급 공무원을 통해 공사전반을 관리토록 하는 것은 나쁜 선례를 남길 수 있다는 점에서 재고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광주시 교통문화연수원은 각종 수당과 출장비 등 수천만 원을 과다 지급하고 인사규정을 무시한 채 직원들을 특별 채용한 사실이 드러나 광주시 관계 공무원과 연수원 임원 등 수십 명이 경찰수사를 받고 있다. <광주뉴스통=박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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