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정부 수립 후 12명의 대통령이 청와대를 거쳐갔다. 곰곰이 돌이켜보면 12명의 대통령 가운데 제대로 된 대통령이 어디 있었는가라는 자괴감이 든다. 이런 나라에서 살고 있다는 것이 부끄러울 뿐이다.

지난 10일 파면이라는 굴욕적인 조치를 당한 박근혜는 물론 4대강 문제로 온 국민의 지탄을 받았던 이명박, 결국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한 노무현, 아들 농사를 잘못한 김대중과 김영삼, 사형선고를 받았던 노태우와 전두환, 최주사 소리를 들었던 최규하, 쿠데타로 독재정권 끝에 암살 당한 박정희, 쿠데타를 추인한 윤보선, 민주정체를 빼앗긴 장면, 그리고 4.19부정선거로 망명길에 오른 이승만 등이다.

우리는 12명의 대통령에 대해 알고는 있지만 사실은 잘 모른다.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은 그들의 겉모습뿐이었다. 우리는 그동안 어떤 대통령을 선택해왔는가, 이제는 어떤 대통령을 선택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스스로 해보아야 한다.

우리는 또다시 대통령을 선택하는 날이 다가온다. 이제 5월 장미선거를 앞둔 가운데 수많은 대통령 후보들이 당내 경선을 일차로 서두르고 있다. 후보는 많지만 다시 이명박과 같은, 박근혜와 같은 후보를 손을 뽑을 것 같은 불안감이 있다.

그들이 대통령의 자리를 향한 권력욕구는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지나간 12명의 대통령들이 어떤 생각을 가졌고 어떤 정책을 펴왔는가에 대한 중립적인 관점에서 서술한 책이 나왔다. 김영사에서 펴낸 강준식의 <대한민국의 대통령들>이다.

박근혜의 탄핵 결정까지 집필한 이 책은 역사적인 관점에서 좋은 국가란 무엇이며 좋은 대통령이란 무엇인가를 질문을 던진다.

대통령 개인의 삶과 국가의 운명을 바꾼 12명의 최고 권력자들, 그들이 써내려간 70년 한국 현대사의 거대한 흐름과 치열한 뒷모습을 조명한 이 책은 대통령 자리는 5000만 국민의 삶을 좌우하는 자리이지 한 개인의 즐거움이나 입신영달이나 부귀영화를 위해 주어지는 자리가 아니라고 말한다.

이 책은 오늘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는 이들에게 중요한 질문을 던진다.

첫째, 당신은 왜 대통령이 되고 싶은가?

둘째, 당신은 대통령이 되고 나서 무엇을 하고 싶은가?

제2의 최순실 같은 비선실세가 준동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김영사, 2017.2.발행, 544쪽 19,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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