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 아닌 비밀 중의 알려진 비밀이 어느 기관장이든 그 선임에 정치적 힘이 미친다는 것이다. 최근 광주시의 기관장 선임 절차가 진행되고 있는 것도 많은 사람들이 그런 눈으로 보고 있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장 선임도 예외는 아닐 것이라고 시민들은 생각한다. 그렇지 않았다면 그동안 3차례나 최종 결정권자가 '적격자 없음'이라는 판단을 해 무산시키지 않을 것라는 이야기다.

대선후보들이 투명한 국가를 이야기하는 데 이런 절차들이 선거공신들을 선임하는 자리가 아니라 능력에 따른 적격자를 찾아 국가발전에 도움이 되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전하는 이야기로는 4번째 국립아시아문화전당장 후보군이 3명으로 압축됐다고 한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등 요동치는 정치상황에서 4월 말까지 최종 선임이 가능할 지 주목된다.

9일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달 실시한 네 번째 전당장 공모를 통해 서류와 면접심사를 거쳐 최종적으로 3명의 후보가 선정됐다고 밝혔다.

심사를 주관한 인사혁신처가 이들 후보를 전날(8일) 공문을 통해 문체부에 추천했으며 문체부는 범법 행위 조회 등 후보들의 적격성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검토 기간이 보통 1개월가량 소요되는 점으로 미뤄 최종 선임 시기는 4월 중순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통령 탄핵선고일(10일)을 하루 앞두는 등 탄핵 정국으로 인한 정치 상황도 고려해야하겠지만 일단 실무진 차원에서는 절차대로 선임과정을 진행해나간다는 방침이다.

적격성 검토 후 최종 선임은 송수근 문체부 장관 직무대행이 할 계획이다. 정말 이대로라면 다음 대통령의 영향을 받지 않는 국립기관장이 될 것이다. 하지만 현재의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의 영향을 받지 말란 법은 없을 것 같다.

문체부는 앞서 세 차례나 초대 전당장 공모를 실시했지만 매번 최종 후보들에게 부적격 판단을 내려 선임이 무산된 바 있다. 그렇게까지 그동안 응모자 중에 적격자가 없었을까는 의문이 든다.

역시 정치적 영행력 때문에 그런 것으로 유추할 뿐이다. 지난 2015년 11월 정식 개관하면서도 전당장이 없는 개관 행사를 가졌다.

광주 아시아문화전당은 기관장이 선임되지 않은 채 직무대리 체제 하에서 지난해 11월 개관하였다. 주무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는 올해 3월이 되어서야 인사혁신처에 아시아문화전당장 기관장 선임을 의뢰하였다.

인사혁신처는 3월초 기관장 공고를 하였고, 서류전형․면접시험 등을 거쳐 4월에 3명의 후보자를 문체부에 추천하였다. 5월에 문체부는 ‘적격자 없음’결정을 내녔다.

지난해 6월 1일 재공모 이후 서류전형․면접시험을 거쳐 7월에 2명의 후보자를 문체부에 추천하였지만, 문체부에서 내부적으로 ‘적격자 없음’으로 판단한 가운데 8월 경 문체부 장관 후보자가 발표되면서 확정이 보류됐다.

이후 지난해 11월 세 번째 공모를 진행해 최종 후보에 3명이 올랐지만 지난 1월 또 '마땅한 적임자가 없다'는 이유로 4차 공모 방침을 결정한 바 있다.

세 차례 전당장 공모가 무산되자 지역문화예술단체들은 "개관 이후 1년을 넘기도록 수장이 공석인 기형적인 상황에 놓여 있다"며 "박근혜 정부의 편협한 태도가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김정우 더불어민주당 의원

더불어민주당 김정우 의원은 지난해 8월 “문체부가 아시아문화전당장 임명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는 것은 호남과 문화계의 염원사업인 광주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사업을 등한시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심히 우려된다”면서 “인사혁신처가 추진 중인 관련 제도개선도 필요하지만 무엇보다 정부가 의지를 가지고 기관장 임명이 조속히 이루어지도록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지난 2015년 11월25일 공식개관한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은 현재 방선규 전당장 직무대리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정인서 기자 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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