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열 광주상공회의소 회장이 16일 윤장현 광주시장과 이낙연 전남지사의 시·도정을 지적하는 ‘작심 발언’을 쏟아내 귀추가 주목된다.

김 회장은 이날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신세계 특급호텔에 대한 광주시의 대응, 자동차 100만대 생산도시, 전남개발공사의 택지 분양 등에 대한 자신의 ‘소신’을 피력하면서 이례적으로 두 광역단체장에 쓴소리를 날린 것이다.

이날 간담회에는 출입기자들과 상공회의소 관계자 등 20여 명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회장은 지역 대선 공약에 대해 “DJ정권부터 시작해 실현 불가능한 대선 공약만 내세워 실제로 이뤄진 것이 하나도 없다”며 “윤장현 광주시장에게 미안한 이야기지만 자동차 100만대 생산도시 공약 역시 실현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공약으로 유치된 무안공항도 관련종사자가 180명인 것에 비해 하루 평균 이용객이 180명이라는 것은 경제적인 관점에서 수익이 전혀 없는 것이다”면서 현실성과 수익성이 부합된 공약설계를 역설했다.

또한 김 회장은 "기업에 이윤이 돌아가야 하는데 기업에 무엇을 하라고만 하면 되겠느냐"면서 “기업에 이익이 있고 특혜가 있어야 실현이 가능하지 정치적으로 압박해봐야 기업은 시늉만 할 뿐이다”고 꼬집었다.

김 회장은 최근 지역의 핫 이슈로 떠오른 신세계 특급호텔 인허가에 대해 “특급호텔과 복합문화시설이 만들어 지면 건설업계가 살아나고 노동자들이 일하게 돼 지역경제가 살아나는 것이다”면서 “광주시는 연내가 아닌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허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근본적으로 호텔은 이익이 남지 않는 사업이다”면서 “사실상 비지니스나 그룹의 이미지 차원에서 추진하는 사업인데 광주시장의 요청(MOU)으로 시작된 사업이 늦춰져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회장은 행정서비스에 대해서도 아쉬움을 지적했다.

김 회장은 "대전, 대구, 울산, 부산 등을 가보면 온 도시가 공사판인데 광주는 조용하다"며 "광주가 이렇게 가다간 이슬만 먹고 살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부산 해운대 엘시티로 인해 부산이 발전했다고 거론한 뒤 “부산은 광주와 달리 약이 되든 독이 되든 무조건 투자유치를 통해 지역을 발전시키려 한다”면서 “그에 비해 우리 지역 단체장들이 엘시티를 허가해줄 확률은 0.0001%도 안 된다”고 비난했다.

또 자신이 회장으로 있는 호반건설이 최근 제주도 중문단지의 호텔을 매입하자 제주도지사와 건설국장이 찾아와 용적률과 고도제한을 올려주고 인허가 기간을 최대한 단축해주려고 한다는 예를 들면서 지자체의 건설경기 활성화 노력을 주문했다.

특히 전남 오룡지구 택지 2필지 분양과 관련해 전남개발공사가 광주·전남지역 업체 참여를 원천적으로 배제했다고 주장해 논란이 예상된다.

그는 “오룡지구 택지 분양 과정에 지역 업체 참여조건을 전국 5대 기업만 가능하게 만들어놔 지역 업체가 한 곳도 못 들어가고 있는 실정이다”면서 “지금 대다수의 지역건설사들이 배고파서 난리가 나는 상황에서 단체장이 이를 무시한 채 지역기업을 유치하겠다고 말하고 다니더라”고 비판했다.

김 회장은특히 "'그런 짓'을 하면 되느냐"고 말했다. 김 회장은 이어 두세 차례 '그런 짓' 등 저속어를 사용하며 거칠게 비판했다. 김 회장은 이낙연 지사 실명을 거론하지 않았지만, 이 지사를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김 회장은 "내 정보에 의하면 거기(전남도·도개발공사) 직원들이 D업체 직원들을 자주 만난다고 한다"며 "이 업체가 택지 분양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역경제인이 이처럼 단체장을 신랄하게 비판한 것은 매우 이례적으로 간담회 일부 참석자들은 놀란 표정을 지었다.

그는 이어 "윤장현 광주시장에게 (모든 사업) 인허가를 빨리해달라고 종종 말한다"고 말했다.

그는 광주상공회의소 이전과 관련해 "윤장현 광주시장에게 상무소각장 옆 땅을 '저렴한 가격'에 달라고 했는데 도시공사 사장이 땅을 감정해서 팔겠다고 해 상공회의소 자금(250억원)으로는 사기 힘들다는 판단을 했다"며 "윤 시장이 융통성을 발휘해야 하는데…"라고 말했다.

끝으로 김 회장은 “최근 통계를 본 결과 광주·전남의 대학졸업생 중 15%의 비중이 지역에서 취업을 하고 나머지는 타 지역으로 유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이는 선배들이 다 잘못해서 이런 광경이 난 것이므로 기업이 일할 수 있는 상황을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호반건설 회장인 김상열 광주상의 회장은 지역민방인 kbc 소유자다.

이에 대해 광주시와 전남도는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광주시는 17일 보도자료를 내고 "국비 지원을 받기 위해 사업목적에 맞게 ‘친환경자동차부품클러스터 조성사업’으로 명칭을 변경한 ‘자동차 100만대 생산기지 조성사업’은 지난해 예타 통과로 국비 1431억원 등 3030억원이 투자되는 대형 국책사업으로 확정되었다"고 밝혔다.

이어 광주시는 "국비 160억원을 포함해 총 345억원의 사업비를 투자하여 기업 공용장비와 기술개발사업을 추진하고, 빛그린 국가산단을 자동차 전용산단으로 조성하기 위해 함평군, 한국토지공사, 한국산업단지공단과 함께 협의회를 구성, 토지이용계획 등 개발계획을 변경 중에 있는 등 ‘자동차 100만대 생산기지 조성사업’은 정상적으로 추진 중"이라고 반박했다.

특히 광주시는 "광주상공회의소에서도 지난해 7월 11일 ‘자동차 100만대 사업’의 예타 통과를 환영하는 성명을 발표하는 등 그동안 지역사회와 공감대를 형성해 왔는데 갑자기 ‘실현 불가능’ 한 사업으로 평가한 것은 납득하기 곤란하다"고 비판했다.

광주시는 '신세계 복합쇼핑몰 조기 허가'에 대해서도 "지난 2월1일 ㈜신세계에서 신청한 특급호텔을 포함한 복합시설 지구단위 계획은 국제행사 유치 등 지역 관광산업 발전을 위해 꼭 필요한 시설이지만, 행정에서는 시민들의 교통불편이나 주변 상권에 미치는 영향 등을 다각적으로 살펴야 하고 주민의견 청취 등 절차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승인여부 결정에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냈다.

'광주상공회의소 이전'과 관련 "상무지구 부지는 도시공사 매각용 자산으로 매각시에는 도시공사 재산관리 규정(제23조, 제29조)에 의거 감정 평가 후 공개입찰을 거쳐야 하며 임의대로 저렴한 가격에 매각할 수 없다"고 밝혔다.

전남도도 "대응 방안을 검토해 조치하겠다"고 공식 입장을 내놓았다. '명예훼손감'이라는 반응도 도 안팎에서 나왔다.

이낙연 전남지사도 "경제인이 어떻게 그런 (거짓)말을 할 수 있느냐"며 "김 회장의 발언은 사실과 다르다"고 유감을 표했다.

전남개발공사는 공동주택 사업 민간 사업자 공모 공고에서 도급순위 30위로 참여 자격을 제한했다가 지역 업계 건의를 수용해 지역 업체가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그 결과 참여의향서를 제출한 11개 업체 가운데 2곳은 지역 업체인 것으로 알려져 "지역 업체를 배제했다"는 김 회장의 발언은 허위사실 논란에 휩싸였다.

전남개발공사 노동조합은 17일 성명을 내고 "지역경제 수장으로서 공식 석상에게 허위 내용을 유포한 행동은 무책임한 처사"라며 "김 회장은 발언 배경이 된 정보 출처를 밝히고 조속히 공식적인 사과를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인서 기자 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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