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한겨례 신문 보도에 따르면 이 회장은 지난 2월 26일 오전 10시40분께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과 만나 ‘케이 스포츠 재단에 대한 70억~80억원 추가지원’과 ‘국세청 세무조사 무마’를 서로 맞거래 하자는 장면이 담긴 회의록 자료를 입수했다.

k스포츠 재단의 회의록 자료에는 최순실씨의 지시를 받은 케이스포츠 재단 관계자들이 이 자리에 참석했는데, 이 중 안 수석과 함께 나온 관계자가 “부영에 체육 인재 육성사업 5대 거점 지역 가운데 우선 1개(하남) 거점 시설 건립과 운영 지원을 부탁드린다. 1개 거점에 대략 70억~80억 정도 될 것 같다”며 “건설회사라고 해서 부영이 직접 시공하라는 것은 아니고 재정적인 지원을 부탁 드린다”고 적혀있다.
이 회장은 안 수석의 요청을 받아들인 뒤 “현재 부영이 다소 부당한 세무조사를 받게 됐다. 이 부분을 도와주실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세무조사에 대해 편의를 봐줄 것을 노골적으로 요구했다.

이날 이야기된 추가지원금은 실제로 케이재단으로 전달되진 않았다. 재단 관계자가 이러한 회의 내용을 회장(최순실씨)에게 보고했더니 최 씨가 ‘조건을 붙인다면 놔두라’고 지시해 결과적으로 성사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노골적인 조건’을 내건 만큼 향후 부영건설 측의 폭로 등을 우려해 돈을 받지 않았다는 얘기다.

하지만 돈이 입금되지 않았더라도 안 전 수석과 최순실씨, 부영 모두에 ‘제3자 뇌물제공·뇌물공여’ 혐의를 적용할 수 있다는 것이 법조계의 의견이다.
이날 만남에 앞서 부영은 9일 전인 2월17일에 출연금 명목으로 3억원을 케이스포츠 재단 계좌에 입금한 바 있다.

검찰은 2일 당시 회의에 참석했던 재단 관계자들을 불러 참고인 진술과 함께 회의 자료를 받아 부영그룹에 대한 수사에도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부영그룹은 지난해 12월부터 회장 일가의 탈세 의혹과 관련, 해외 법인들이 특별 세무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병모 기자 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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